실체 없는 유령이 방송가와 증권시장을 배회하고 있다. 그냥 배회만 하는 것이 아니라 흡혈귀처럼 사람들의 피를 빨고 있다는 지적과 함께 '대국민사기극'의 의혹이라는 구름 속을 배회하고 있다.
지난 6일 한 엔터테인먼트 그룹은 며칠 전 프리랜서를 선언한 아나운서를 영입했다고 밝혔다. 스타 작가들도 영입하고 있으며, 지난 2일에는 유재석, 강수정이 소속된 엔터테인먼트사를 인수했다.
이 엔터테인먼트의 이름값을 올리는데 유재석, 강수정이라는 스타 아닌 스타는 하나의 수단이 되었다. 그러나 수단화 되었다고 말한다면 지나친 말이 될 것이다. 그들에게도 막대한 이익이 돌아갈 것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자신의 이름을 제공한 대신 김성주씨는 단지 평범한 아나운서에서 하루아침에 엔터테인먼트 그룹의 이사가 됐다.
모든 연예인들의 꿈은 이제 전문 MC나 단지 대중의 인기를 받는 스타가 아니다. 인수 합병, 우회 상장을 통한 자산을 늘리는데 인생의 목표가 있다. 신동엽씨가 광고에서 선전하는 21세기 엔터테인먼트계의 보장 자산이 이런 것일까.
즉, 그들은 신지식인의 탄생을 꿈꾼다. 그러나 신지식인론이 실체 없었던 것과 같이 그들의 꿈은 허황되다. 이렇게 지적한다면, 이는 스타나 연예인에 대한 모독이다. 하지만 적어도 지금 이루어지고 있는 돈 안 내고 돈 먹으려는 복마전은 충분히 이런 지적을 하고도 남게 한다.
일개 기획사의 문제가 아니라 부실 덩어리인 이름하여 엔터테인먼트 그룹이 공공의 자산인 전파를 통해 유명해진 이들을 데려다가 기획사 몸집을 키워서 팔아먹거나, 불려진 하위 기획사를 사서 주식 가격을 인위적으로 부양한다면, 그것은 대국민사기극에 가까워진다. 이들 기업은 생산성의 거의 없다. 매출액도 불확실하다.
예를 들어 관련 엔터테인먼트의 적자는 이미 9억 원이며, 이를 인수한 엔터테인먼트 회사는 2년 연속 자본 잠식 상태로 관리종목이 됐다. 경상 손실도 자기자본 대비 50%를 넘고 있다.
이 엔터테인먼트의 대표는 단지 연예인의 이름을 가져다 회사 이름값을 올려 엔터테인먼트 그룹에 팔아치우고, 막대한 수익을 챙긴 셈이 되었다. 무슨 손정의나 유튜브 창업자 채드 헐리·스티브 챈이라도 되는 것 같다. 그러나 적어도 그들은 생산성 혹은 실체라도 있었다.
이 엔터테인먼트의 대표는 다른 전례의 연예인들보다 영리한 개그맨이었다. 과거 서세원 미디어 그룹의 서세원씨와 개그맨 전문 매니지먼트 업체 ‘스마일 매니아’ 대표는 다른 기업을 확보해 우회상장을 했다. 야심찬 추진에도 불구하고 실패했다. 실패한 이유는 비즈니스 경험이 없는 이들이 전적으로 경영을 자임하려 했기 때문이다.
모든 결론은 수익을 챙기냐다. 골치 아프게 운영하느니 적당히 연예인들 이름값으로 회사 인지도를 높여 팔아먹고, 수익을 챙기는게 더 효율적이다. 그리고 다시 하나 만들면 된다. 이른바 치고 빠지면 된다. 새롭게 등장하는 연예인 스타는 많다. 이러한 모델을 이번에 확실하게 보여주었다. 애초에 그는 경영의 뜻이 없었으니 그 점에 초점을 맞춘 언론이 새 됐다. 단순히 아나운서의 프리선언의 옳고 그름에 올인 하던 매체들은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꼴이 되었다. 아니, 아나운서들이 집단 소송이라도 내야할 판이다.
이제 모델의 급격한 확산만 남았다. 이미 많은 연예 기획사들이 이런 수익 모델에 올인 하고 있다. 다른 개그맨들이 만든 기획사들은 결국 유명 연예인들을 키워 팔아 먹겠다는 것이다. 사람을 수단화하는 데 연예인 구분이 필요없다. 스타 시스템의 증권 시장화가 가속화 될 수밖에 없다. 이것이 한류를 일으키고 있다는 한국 대중문화의 실체다.
그들 기업에게 하나 있는 것은 연예인들의 이름뿐이다. 그것도 실체가 불분명하다. 바람이다. 미친바람, 광풍이다. 생산적 수익성과는 관련이 없다. 이때 방송은 이제 대국민 사기극의 하청 기지가 되어 버리는 셈이다. 방송 프로그램에서 연예인 MC들이 떼거리로 몰려다니면서 부산스레 난리를 피우는 것은 주식 딜러로써 아우성을 치는 것과 같다. 아니, 우리가 속한 회사의 주식을 사달라고 난장을 부리는 셈이다. 그들에게 방송은 부업이자, 홍보 행위일 뿐이다.
무엇보다 이들은 모든 시청자와 대중들을 죄인으로 만들고 있다. 그들에게 눈길을 준 이들은 그들의 인기를 높여주었고, 그들이 인기를 이용해 마치 대국민적 사기극을 벌이게 했기 때문이다. 더 심각한 것은 나중에 모든 독박을 쓰는 이들은 스타를 사랑하는 국민들이나 대중들이라는 사실이다. 이럴 경우 기관 투자가들보다는 개인 투자가들이 당한다. 스타를 사랑하는 이들의 피땀으로 막대한 수익을 챙기는 모델이 이제 창궐할 즈음이다. 도대체 검찰의 눈은 어디에 있고, 공정거래위원회와 방송위원회는 무얼 하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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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헌식 문화평론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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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 대상이나 실체 없는 연예 기획사에 소속 되어 있는 연예인들의 방송 출연은 제고돼야 한다. 주가 조작이나 주가 부양의 의혹에 있는 기획사 소속인도 마찬가지다.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방송의 공영성이라는 점에서도 문제지만, 방송을 통해 도덕적 해이를 광범위하게 유포시키는 치명적인 실수를 고의로 하는 셈이 된다.
특히, 관련 엔터테이먼트사에 소속된 국민적 스타 MC 유재석씨는 그가 겹치기 출연하면서 회사의 인지도를 높여준 꼴이다. 이를 통해 사람들이 그 기업에 투자를 유도하도록 부추기고 있다는 의혹이 이는데도 방관하는 사회가 한국이다.
뭐 유재석씨만이 문제일까. 그럼 그와 김용만, 강호동, 강수정, 박경림씨가 단순히 막강한 파워를 지니며 한솥밥을 먹게 된 것이 문제일까.
한순간 바람 같은 이름과 이미지들에 기댄 그들의 난장까기에 모든 법과 제도적 시스템이 놀아나고 있고, 그것에 자발적 복종을 하고 있는 우리의 영혼의 문제다. 우리 사회의 영혼은 IMF 10년 자본의 광풍에 죽어버렸나. 광풍은 지나가도 남은 상처는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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