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의 후예, 한나라당은 '일해공원' 찬성?"
[오마이뉴스] 2007-01-24 15:32

[오마이뉴스 윤성효 기자]
▲ '전두환(일해)공원 반대 경남대책위'는 24일 오전 창원 소재 한나라당 경남도당 앞에서 '전두환 공원 찬성한 전두환의 후예, 한나라당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2007 윤성효

143개 경남지역 시민사회단체는 24일 한나라당 경남도당에 합천의 '전두환(일해) 공원' 추진과 관련해 항의서한을 전달하면서, '아직 입장이 없다'거나 '합천지역의 일'이라는 태도는 찬성 입장으로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전두환(일해)공원 반대 경남대책위원회'는 이날 오전 창원 소재 한나라당 경남도당 앞에서 "전두환(일해)공원 찬성한 전두환의 후예 한나라당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경남대책위가 합천이 아닌 경남도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연 것은 한나라당 중앙당과 경남도당의 입장을 묻기 위해서다.



한나라당 소속 심의조 합천군수가 '일해공원'을 추진하고 있고, 지난 18일 한나라당 소속 합천군의원들이 '일해공원 찬성' 성명을 냈으며, 한나라당 합천군협의회가 '일해공원 찬성 집회' 신고를 합천경찰서에 냈다가 취소하는 일이 벌어졌다. 이런 속에 경남대책위는 한나라당 중앙당에 일해공원에 대한 입장을 물었지만, 한나라당 중앙당은 '아직 입장이 없다'는 대답을 하고 있다.



경남대책위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한나라당 경남도당 김호열 사무처장한테 '항의서한'을 전달했다. 김 사무처장은 "정확히 내용을 모른다"거나 "합천지역의 일로 군민들이 결정할 문제다" 등의 발언을 했다.



이날 기자회견을 마친 뒤 경남대책위가 건물 4층에 있는 한나라당 경남도당으로 가려고 했지만 경찰이 막고 있었다. 하해룡 진주진보연합 대표는 "서민을 위한 경찰이냐 한나라당을 위한 경찰이냐"고 따지자 경찰 관계자는 "한나라당에서 요청했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경남도당 조직부장이 현관에 내려와 '항의서한'을 받겠다고 했지만, 경남대책위 측은 대표를 만나겠다면서 건물 4층으로 올라갔다. 한나라당 경남도당 사무실 안에서는 항의서한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가벼운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경남대책위 관계자는 "조만간에 일해공원에 대해 한나라당 중앙당이나 경남도당의 입장이 없을 경우, 한나라당 중앙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 것"이라고 밝혔다.



▲ 전두환공원 반대 경남대책위에는 경남지역 143개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해 결성되었다.
ⓒ2007 윤성효

"합천에 5․18 영령 추모관 짓는 게 도리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하해룡 진주진보연합 대표, 김영만 Corea평화연대 의장, 이병하 경남진보연합 상임대표, 강창덕 경남민언련 공동대표, 허재우 금속노조 경남지부장, 진선식 전교조 경남지부장, 이흥석 민주노총 경남본부장, 석영철 민주노동당 경남도당 부위원장, 박현주 합천군의원 등이 참석했다.



이날 사회를 맡은 강선희 '새천년생명의숲 지키기 합천군민운동본부' 공동대표는 "일해공원이 뜨니까 전두환이 대통령보다 더 높은 예우를 받으면서 미국으로 갔다. 합천군수와 한나라당 군의원들이 일해공원을 만들려고 하는데 그 배후에는 한나라당이 있고, 지역구인 김영덕 국회의원은 지난 해 말 '알아 보겠다'고 했는데 아직 연락이 없다"라고 말했다.



하해룡 공동대표는 "국가원수라면 최고로 깨끗해야 한다. 그런데 살인마인데다 부정축재를 일삼은 사람의 공원의 만든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 한나라당은 국민을 위한 당이라고 하면서 살인마 공원을 추진하는데 협조하는 당이다. 얼마나 이 나라가 기강이 바로 서지 않았는지 알 수 있다. 일해공원이 되면 또 국가 기강이 바로 서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만 의장은 "어제 인혁당재건위사건에 대해 재심에서 무죄가 났는데, 32년간 유족의 아픔이 얼마나 컸나. 각 당에서는 환영 논평을 냈고 한나라당도 그랬는데 딱 한 사람만 입을 다물고 있다. 바로 박근혜 전 대표다. 자기 아버지가 한 일에 대해 환영한다고 하면 애비가 울 것이고 안하자니 대법원과 '민주'가 울 것 갖고, 그 마음도 괴로울 것이다"라고 말했다.



또 김 의장은 "사형을 당해도 백번을 당해야 될 사람이 세상에 활보를 하고 다니면서 좋은 대접받고 있다. '민주'가 폄하되고 있는데, 그렇다 보니 살인마 전두환까지 기념하겠다는 사람까지 생겨나고 있다. 군의원들은 지지 성명을 내고, 군협의회는 찬성 집회 신고까지 낸 게 한나라당"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조금 있다가 경남도당에 입장을 물으러 갈 것이다. 솔직한 대답을 듣고 싶다. 합천에서는 지지하고 나섰는데 중앙당과 경남도당에서는 아직 한 마디도 없는데 그것은 지지하는 것으로 들린다. 오늘 솔직히 '한나라당은 일해공원을 지지한다'는 말을 듣고 싶다. 한나라당은 '5공 학살당'이며 '국가반란당'을 이어 받은 당이다. 이래가지고 한나라당이 집권할 수 있겠나"라고 말했다.



이흥석 민주노총 경남본부장은 "지금까지 경남대책위에 이름만 올려놓았는데 앞으로는 적극 활동할 것"이라고, 이병하 경남진보연합 상임공동대표는 "합천에는 5․18 영령 추모관을 짓는 게 도리다. 한나라당은 일해공원 추진을 간접적으로 사주하고 있다"고 말했다.



▲ 경남대책위 대표들이 한나라당 경남도당에 항의서한을 전달하기 위해 건물 안으로 들어서자 한나라당 경남도당 조직부장(오른쪽)이 1층으로 내려와 전달받겠다고 했지만 거부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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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에 대한 국민들의 심판은 냉정하다"

경남대책위는 "전두환(일해)공원 찬성한 전두환의 후예! 한나라당 규탄 성명서"를 발표했다. 성명서에서는 "대책위의 질의에 대해 한나라당은 '아직 입장을 밝힐 때가 아니다'라고 밝혔으며, 김영덕 국회의원은 '실태파악이 되지 않았다. 우리는 제3자다'라는 입장을 밝히고, 한 달이 넘도록 지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두환 공원 파문에 대해 가타부타 일언반구도 없이 책임 회피, 수수방관 하고만 있다"고 지적.



경남대책위는 "합천군은 전두환 공원이 탄생하는 그 순간 '한국의 야스쿠니'로 그 불명예에서 결코 자유롭지 못할 것이며, 모든 피해는 고스란히 합천군민들에게 돌아갈 것은 자명한 이치다. 벌써부터 인터넷에서는 합천군 농산물 불매운동이 잔잔한 파문을 일으키며 진행되고 있다"면서 "상황이 이러함에도 한나라당은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제대로 구분조차 하지 못하고 전두환을 성역화하는데 두 팔을 걷어 부치고 있으니 피가 거꾸로 솟구칠 일"이라고 설명.



성명서에서는 "반역사적 행각을 일삼고 있는 합천군 한나라당 당원들에 대해 강력한 경고와 제재 등 일벌백계의 방침을 세워 한나라당 당원들의 본보기로 삼을 것을 요구한다"면서 "원희룡 의원의 전두환 세배 파문에서 보여지듯, 전두환에 대한 국민들의 심판은 냉정하다. 6월 항쟁 20주년의 자랑스런 역사를 한나라당의 반역사적인 행태로 먹구름을 드리울 수는 없다"라고 밝혔다.



▲ 항희서한을 전달하기 위해 사무실로 들어선 뒤 경남대책위 측과 한나라당 경남도당 조직부장 사이에 가벼운 실랑이가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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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호열(왼쪽) 한나라당 경남도당 사무처장이 항의서한을 전달받은 뒤 경남대책위 대표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007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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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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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꿀라 2007-01-25 0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뭐라 말을 못하겠습니다. 정말 걱정됩니다. 우리나라 정치 판도가 어떻게 되려나!!!!

외로운 발바닥 2007-01-25 2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 말입니다. 한나라당의 뿌리를 모르는 건 아니지만, 참 한심하네요. 전두환 공원이라니...
친일파 정리 못했다는 것 탓하기도 뭣한 것 같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