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다 잘될 거야 ㅣ 아무도 못 말리는 책읽기 시리즈 25
키르스텐 보이에 글, 얀 비르크 그림, 유영미 옮김 / 책빛 / 2016년 9월
평점 :
독일에 정착해 비교적 순탄한 삶을 살고 있는 시리아 난민 가족 이야기.
저자는 아이들이 극단적인 상황을 받아들이기 힘든 현실을 고려해
정착에 성공한 난민 가족을 소재로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아이가 겪은 이주 과정은 결코 평범하지 않다.
돈이 들어있는 짐을 도난당하고,
몰래 탄 기차에서 불시에 표 검침을 당하기도 하며,
어렵사리 정착해 다니기 시작한 학교에선 아이들에게 소외당한다.
다만 운이 좋아 짐은 도난당했지만 배는 뒤집히지 않았고,
무임승차란 걸 알고도 눈을 감아 준 검침원을 만났으며
먼저 말을 걸어주는 급우가 있었기 때문에 무사할 수 있었던 것일 뿐...
지금 이 순간에도 과적 운항 중인 배가 뒤집혀
망망대해에서 목숨을 잃는 난민이,
무임승차를 했다는 이유로 강제로 기차에서 하차당하는 난민이,
끝까지 학교에서 적응하지 못하고 중도에 그만두는 난민이 있을 것이며,
난민을 따뜻하게 맞아주는 국가보다 차갑게 거부하는 국가가 더 많을 것이다.
그걸 알기에 책 제목처럼 다 잘될 거야..라고 말하고 위로해주고 싶지만
쉽사리 말이 떨어지지 않는다.
그냥 이렇게 책을 읽고 걱정하는 걸로 끝내는 내 삶이
참으로 미안하고, 부끄럽기만 하다.
검표원은 멈춰 서더니 기차표를 보여 달라고 했어요. "승차권을 살 돈이 없었습니다. 우린 시리아에서 왔어요." ---(중략)--- "돈이 없어요? 시리아에서 왔다고요?" 검표원도 영어로 물었어요. 아빠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어요. 그러자 검표원은 아빠의 팔에 한 손을 얹더니 미소를 짓고는 "행운을 빕니다."라고 말했어요. 그리고 다음 칸으로 옮겨 갔지요. 모두들 믿기지 않아서 한동안 가만히 있었어요. 잠시 후 아빠가 환한 미소를 지으며 씩씩하게 말했어요. "여기 사람들 이렇군그래! 이제 다 잘될 거야." (p.37~p.38)
책을 읽어주자 아이들은 곧바로 자신들이 어떻게 도울 수 있는지를 물었어요. 아이들이 가장 관심을 갖는 부분은 비행기 폭격 같은 커다란 사건이 아니었어요. 아이들은 라하프가 인형 롤라를 빼앗긴 일을 가장 안타까워했어요. 많은 아이가 라하프에게 새 인형이 생겼냐고 물었지요. 없으면 자기 인형을 보내주고 싶다고 말이에요. (p.61 저자 인터뷰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