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춘기 대 갱년기 문학의 즐거움 55
제성은 지음, 이승연 그림 / 개암나무 / 2020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빨간 색 표지가 강렬하다. 뭔가 심상치 않은 격돌이 일어날 것 같다. 제목이 주는 느낌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실제로 큰 사건은 일어나지 않는다. 엄마와 딸 사이의 사소한 투닥거림과 엄마의 갱년기를 임신 증상으로 오해하여 벌어지는 작은 에피소드들이 있을 뿐이다.

이 책의 재미는 사춘기 딸과 갱년기 엄마 사이가 아니라 '현실감 있는 말 맛'에서 나온다. 그동안 내가 읽어 본 동화책들 중에 아이들 사이의 현실 말투를 이렇게 실감나게 구현한 책은 없었던 듯 하다.

대부분의 책들은 실제로는 잘 쓰이지 않는 문어체를 써서 지루해지거나, 현실감을 준답시고 욕설이나 비속어를 함부로 써서 눈살찌푸려지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 책은 읽고 있으면 아이들의 발랄한 목소리가 귀에 들리는 것 같아 미소가 지어진다.

뿐만 아니라 월경, 이성교제 등에 대해서 깊진 않지만 실생활에서 겪을 법한 고민들을 다룸으로써 살짝 성교육 서적같은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나이들어가는 엄마의 모습을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게 도와주기도 한다. 이성에 대해 호기심을 갖고 풋사랑을 시작하는 아이들의 모습도 사랑스럽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