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6월 25일의 문장


결혼은 그 나름대로의 노력이 계속 들어가지만, 매일 안도하게 되는 순간들이 있었다. 마음을 다 맡길 수 있는 사람과 더이상 얕은 계산 없이 팀을 이루어 살아갈 수 있다는 점에서 말이다.


[피프티 피플](창비) - 정세랑


ㅁ 결혼에 대해서 한 번도 진지하게 생각해본 적은 없었다.


아직 나의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겠지...


하지만 하나둘 때가 가까워질 때가 되니까, 결혼, 넘어서 사람 관계에 대한 


생각이 들곤 했다. 삶에서 타인의 존재가 어떤 의미인지, 무엇보다 나에게 어떤 의미를 갖는지


궁금할 때가 있다.


ㅁ 가만히 걷다가 외롭기도 하다. 마음을 다 맡길만한 사람이 없어서 외로운 걸까.


아니면 얕은 계산 없이 생각을 나눌 수 있는 사람이 없어서 그런 걸까.


가끔은 그런 존재가 있길 바랄 때도 있었다.


하지만 나에게 아직은 그런 기회가 없는 것 같다. 조금 씁쓸해졌다.


매일 노력이 필요하지만, 안도하게 되는 순간이라...


스스로에게 묻는다. 너무 편하게만 살고 있는 게 아닐까.


약간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그것조차 싫어서 안도하는 것조차 포기해버린게 아닐지...


ㅁ 하루를 담는 문장 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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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6월 24일의 문장


걸릴 것 없는 빛으로

잎사귀를 떨구어낸

나뭇가지마다

황금 옷을 입히네

그 볕으로

온기를 되찾은 대지는

눈부시게 밝고 따스해

그래서

한겨울에도

따뜻한 날이 있다네


시 [겨울 햇살] - 우미리(2018년 시민공모작) : 지하철 스크린에서


ㅁ 제목은 겨울 햇살이다.


스크린에 있는 시를 모으는 습관이 생겼다. 어딘가에 다 있을 것 같지만, 내가 간 역사에서


그 시를 직접 찍어두는 게 뭔가 더 매력적이라고 생각했다.


오늘 간 한 역사에서, 발견한 시였다.


ㅁ 참으로 매력적이라고 생각했다. 한겨울의 햇살이 이렇게나 따듯한 글귀로서


살아날 줄은 몰랐다. 문장을 곰곰히 읽다보면, 나조차도 겨울 햇살에 몸이


따스해지는 느낌이랄까.


물론 지금은 여름이니까. 이게 전혀 와닿지 않겠지만, 겨울이 된다면


이 시는 완벽하게도 사람의 마음을 녹아내리는 시가 될 것임을


그래서 지하철 역사에 차가움을 조금이나마 덜어낼 수 있는


완벽한 시가 아니었을까. 생각했다.


ㅁ 시를 보고 있자니 겨울이 기다려진다. 아직 여름이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도 아닌데 말이다.


금방 시간은 흘러가서 찬바람이 불어닥치는 겨울이 오겠지.


여름의 시작에서 겨울을 생각하는 오늘이었다.


ㅁ 하루를 담는 문장 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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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6월 22일의 문장


우리 아이들은

우주를 모르고 자랍니다


지상의 멋진 풍경도 좋지만

정말로 그런 것들을 보아야 합니다.


[잃어버린 밤을 찾아서](뿌리와이파리) - 폴 보가드


ㅁ 우주는 신비롭고 미지의 세계라서, 우리 아이들이 그런 존재를 안다면,


거기에서 시작되는 어떤 놀라운 순수함을 우리는 기대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가 그런 존재만을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단지 나라는 존재가 한낱 먼지같아서, 과연 내가 여기서 이렇게 발버둥 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는지 회의감을 알게 될지도 모른다.


ㅁ 그렇게 두 가지 양면을 가지는 우주라는 존재를 두고,


그 경계에서 난 서있었다. 어느 쪽이든 확신하지 못한 채로 왔다갔다...거리고 있다.


잃어버린 밤이라는 제목에서, 과연 난 밤을 잃어버리고, 뭘 놓치고 살고 있는가.


아이일 땐 우주를 알았던 것 같은데, 지금은 우주가 너무 광활해서


내가 너무 하찮다고 생각하고 있다.


광활해서 자유롭기 보단, 광활해서 감당이 안되는 걸 깨달았다.


조금 씁쓸한, 그리고 많이 아쉬운 그런 날이었다.


ㅁ 하루를 담는 문장 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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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6월 20일의 문장


지금의 나에게는 먼 시선보다 촘촘한 자각이 도움이 될지 모르겠다.


대학내일 에세이 Writer 임진아 中

출처 : https://univ20.com/100093


ㅁ 먼 시선과 촘촘한 자각. 둘의 차이가 무엇일까.


먼 시선은 숲을 보는 것이라고 생각했고, 촘촘한 자각은 나무를 보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숲을 그리고 나무의 디테일은 잠깐 재쳐두게 되지.


하지만 촘촘한 만큼 난 나무를 꼼꼼히 그릴 수 있었다.


그 와중에 나는 숲을 그리면서 빼곡한 나무들을 그리고 싶었던 걸까.


숲을 그리는데 도대체 얼마나 촘촘하게 나무를 그리려고 하는 건지...


그냥 잠시 촘촘한 나무 한 그루만 딱 그리고 나서 숲을 그리는 게 나쁘고 쓸모 없지 않을텐데 말이지.


뒤에서 관망하고, 자꾸 숲의 빼곡함만을 추구하다가,


거친 나무의 질감과, 그 안에 박힌 흉터, 그리고 뿌리부터 잎새까지 흐르는 물관까지.


그 디테일을 잠시 관찰해보자. 고요하고 차분하게.


숲을 보던 눈을 돌려서 현미경처럼 세세하게.


그럼 뭔가 다른 감각이 되살아나지 않을까 생각해보았던 오늘.


ㅁ 하루를 담는 문장 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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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6월 19일의 문장


평범함이란것이 없는 나날들.

군대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있었다.

비록 폐쇄적인 집단이긴 했지만

난 오히려 그곳에서 세상이 넓다는 걸 알게 되었다.


네이버 웹툰 [병의 기록] - 베어리


ㅁ 군대라는 곳은 정말 이상한 곳이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그 곳에서 나온지 정확히 365일. 1년이 되었다.


그 길고 길다고 생각한 2년의 기간이 이젠 한 개의 짧은 선분으로서 기억에 남았고,


나는 1년동안 지금 사회에 적응하고 있었다.


난 오늘을 잊고 싶지 않아서, 0619라는 번호를 내가 잘 아는 곳에 새겨두었다.


군대 전역이라는 건 사실 긴 인생에서 별 의미없는 일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날의 나에게, 그리고 안에서 별의 별 생각을 많이 했고,


나름대로 많은 걸 배웠다고 합리화하는 그 곳에서,


나온 그 날을 꼭 기억하고 싶었다. 그래서 오늘처럼 이렇게 기록으로 남길 수 있던 것이겠지.


ㅁ 저 웹툰을 보면서, 그 당시의 기억이 떠오른다.


나만 저런 생각을 한 건 아니구나. 그런 생각도 들었고, 내가 아니라 아직도 그곳에 있는 사람들.


그곳에 들어갈 사람들. 그리고 사회적인 인식부터 군대 내 문제들.


그리고 여러 가지 복잡한 심경.


이미 전역하고 1년이 지났지만, 그 기간과 그 곳을 생각하면 참 기분이 심란해진다.


그나마 그 곳에서 배운 걸들이 지금도 가끔 써먹을 때가 있다면,


나쁘지만은 않았구나. 생각하지만


그 기간동안 더 많은 걸 밖에서 했었을 거란 생각을 하는 순간,


이미 난 합리화에 실패했다고 본다.


그럼에도 어쩔 수 없다. 이미 지나간 시간이고, 지금이라도 그 기간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것만이


내가 할 수 있는, 그 기간에 대한 최소한의 의미 부여이니까.


ㅁ 하루를 담는 문장 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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