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안녕하세요? - 글래디 골드 시리즈 탐정 글래디 골드 시리즈 4
리타 라킨 지음, 이경아 옮김 / 책이좋은사람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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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추리소설의 꽃은 뭐니뭐니해도 주인공 탐정이다. 추리 소설에서 팔할은 안될지 몰라도 구할쯤은 탐정의 몫이다. 그렇기 때문에 내놓아라 하는 추리 소설 작가들은 모두 그들만의 캐릭터를 보유하고 있다. 단적으로 아서 코넌 도일, 애거서 크리스티, 앨러리 퀸과 같은 내놓아라 하는 작가들은 모두 그들만의 캐릭터를 보유하고 있다. 당연하지만 캐릭터는 작가의 창조물이기 때문에 어떤 성격을 가지는지는 전적으로 그들의 몫이다. 셜록 홈즈와 포와로가 뒤바뀐 소설을 생각할 수 없는건 작가가 만든 그들이 캐릭터가 너무나 소설에서 확고하게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오늘도 안녕하세요>는 리타 라킨이 애거서 크리스티의 미스 마플에게 바치는 오마주이다. 하지만 한타깝게 난 미스 마플이나 포와로는 좋아하지 않아 그들이 등장하는 소설은 많이 읽지 않았고, 당연히 크리스티 속 미스 바플과 리타 라킨의 글래디 골드를 비교하는건 불가능하다. 그래서 내게는 새롭게 등장한 탐정 글래디 골드가 있을 뿐이다.

 

소설에는 평균 60대인 노인들이 모여사는 단지가 배경이다. 플로리다에 모여사는 이들은 매일이 너무나 평온해서 그 평온함에 푹 눌려있는 사람들이다. 그런 이 마을에 살인사건이 발생한다. 모두 생일 바로 전날 죽었고, 음식을 먹고 죽었다는 증거가 포착된다. 그렇지만 이들은 노인이기 때문에 심장마비로 사망한 것으로 기록이 되지만, 그들과 함께 살고 있는 글래디 골드와 그의 친구들에게는 심장마비가 아닌 연쇄 살인사건이라 생각한다. 추리소설 답게 경찰은 수사를 하기 위해 구체적인 물증을 요구하고 글래디 골드와 그의 친구들은 친구들의 죽음을 알아내기 위해 동분서주한다. 물론 소설 속 범인은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다는 진리를 세삼스레 증명한다.

 

리타 라킨이 만든 캐릭터 글래디 골드와 그녀의 친구들은 독특하면서도 평범한 캐릭터들이다. 그녀들은 코넌 도일이 창조한 셜록 홈즈와 같이 비범한 두뇌와 추리력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 사실 그들은 추리 소설에 등장한다고 하기에는 지나치게 평범한 노인들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이 말은 곧 셜록 홈즈처럼 도도한 표정으로 사건을 설명하지는 않는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사건을 해결하는 방식도 너무 무겁다와 가볍다의 중간쯤 된다. <오늘도 안녕하세요>를 전체적으로 이야기 하자면 '부담없는 추리소설' 쯤 된다. 혹시나 고고한 탐정에게 지쳤다면, 2000년대를 살고 있는 지금 우리 시대 탐정을 만나볼 것을 권유한다. 물론, 한가지 흠이라면 이 탐정이 좀 나이가 많고 때로는 주책스럽다는 점이지만 그쯤은 애교로 넘어갈 수 있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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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평화를 짝사랑하다 - 붓으로 칼과 맞선 500년 조선전쟁사 KODEF 한국 전쟁사 1
장학근 지음 / 플래닛미디어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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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조선, 평화를 짝사랑하다>라는 책의 제목을 보자마자 꽤 잘 지었다고 생각했다. 짝사랑이 가지고 있는 단어의 어감이 이루어지지 않는 - 물론 이루어지는 짝사랑도 많지만 - 사랑을 말하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평화를 짝사랑한다는 말이 이룰 수 없는 사랑이라는 말처럼 꽤 오래도록 남았다.

 

그리고보면 국사교육을 받은 내가 항상 들은 말이 있다. 어쩌면 누군가 말해주지 않았을지도 모르고 그냥 배운 교과서 속 내용인지도 모른다. '한민족은 평화를 사랑하는 민족으로 지금까지 한번도 다른 나라를 침략해 본 적이 없다'라는 내용인데 이 말이 정말인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다.하지만 많은 외침을 겪었다는 것은 분명 사실이고 국사에 많은 내용은 각종 외침의 시대와 이유와 그 후유증으로 채워져있다.

 

<조선, 평화를 짝사랑하다>도 이런 맥락이 다소 반영되어 있다. 이 책은 고려 말기 조선을 건국한 이성계의 이야기에서 시작한다. '붓으로 칼과 맞선 500년 조선전쟁사'라는 책의 부제에 걸맞게 이 책은 조선시대 굴직한 전쟁사와 그 전쟁사에서 우리가 생각해 볼 수 있는 내용을 적고 있다. 각장에는 당시각 전쟁이 벌어지는 국내와 국외 상황에 대한 서술과 전쟁의 전개과정 사후 처리에 대해서 서술하고 있다. 더불어 그 전쟁이 역사에서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를 작가의 시각으로 서술하고 있다.

 

크게 각 장 마다 제목을 달았는데, 3부인 '동아시아 삼국전쟁'에 임진왜란과 정유재란은 중국,한국,일본 즉 지금의 동북아 나라들이 있는 상황 덕분에 재미나게 읽을 수 있었다. 하지만 역시 가장 관심이 가는 부분은 지금과 꽤 연관성이 많은 4부 '외교의 실패가 부른 전쟁'부분에 등장하는 정묘호란과 병자호란이다. 두 전쟁은 중국과의 외교마찰로 인해 벌어진 전쟁으로 특히 지금 한국의 상황과 상당히 많은 부분에서 상통하는 면이 있다. 현재 한국은 종전까지 미국과의 관계에 더불어서 중국과의 관계를 새롭게 정립해야하는 시점에 놓여있다. 미국을 자극하지도 중국을 자극하지도 않는 현명한 외교술이 필요한 시점이다. 하지만 최근 한국의 대미,대중 외교를 보고 있자면 정묘호란과 병자호란에 대한 부분을 곱씹으면서 읽을 수 있다.

 

내가 생각하는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조선 역사를 전쟁사에 입각해서 정리하고 있다는 것이다. 전쟁사의 경우 전쟁 사실 자체만을 부각할 경우 재미가 떨어지고 지루할 염려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당시 전쟁이 벌어지는 전후 상황과 함께 대처 방법에 대해서 함께 서술하고 있는 부분이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하지만 다소 이 책은 역사서인 탓인지 무겁다는 점이 다소 약점이다. 가능한 삽화와 인용을 곁들여 가며 서술을 했지만 재미가 있다고 하기에는 다소 딱딱한 면이 많았다는게 내 생각이다. 언젠가는 평화를 짝사랑한 조선 이야기가 아닌, 평화를 사랑하고 평화를 지킬 수 있는 조선 이야기와 지금의 대한민국 이야기가 나왔으면 하는 생각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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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퍼 1 (보급판 문고본) - 순간 이동
스티븐 굴드 지음, 이은정 옮김 / 까멜레옹(비룡소)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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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어렸을 때부터 만화를 많이 보고 자랐지만 특이하게 초능력에는 별 관심이 없었다. 지금도 초능력에 관심이 별반 없는건 여전해서 초능력을 주제로 하는 영화나 책은 그다지 보지도 읽지도 않는 편이다. 지나치게 비현실적이라 생각 하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럼에도 만약 내가 초능력을 가질 수 있다면 가지고 싶은 능력은 순간 이동이었다. 무거운 몸을 이끌고 집에 들어오는 날 이면 특히 그런 갈증을 더 했다.

 

순간이동 능력을 가지고 있는 두 소년 이야기

소설 <점퍼>는 딱 이런 내 평소 기대에 부합하는 책이다. 순간 이동을 할 줄 아는 두 소년의 이야기인데, 제목이 꽤 단순하다. 하지만 이들의 이야기는 결코 단순하지 않다. 1편은 18세 소년 데이비드, 2편은 12살이 된 그리핀이 주인공이다. 1편에서는 주인공이 아버지의 폭력을 견디다가 우연히 순간이동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깨닫게 되면서 아버지와는 전혀 다른 인생을 살아가는 과정을 그린다. 어릴 적 헤어진 어머니를 찾으면서 점차 그는 자신의 순간이동 능력을 사용하는 법을 정립해 나가게 된다. 재미있는 점은 그는 아버지를 미워하지만 아버지를 절대 잊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2편에 주인공 그리핀은 부모님이 어렸을 적부터 순간이동 능력을 깨달아 아이를 키운다는 점이 1편에 데이비드와는 다른 점이다. 부모님은 가능한 그리핀은 평범하게 키우고 싶어하지만 그리핀의 실수로인해 순간이동 능력이 있는 사람들은 추적하는 이들에게 쫓기게 된다는 내용이다.

 

재미있는 것은 1편에 데이비드와 2편에 그리핀은 꽤 다르지만 비슷한 상황에 처한다는 점이다. 데이비드는 가출한 어머니, 학대하는 아버지 사이에서 제대로 성장하지 못한 면이 보인다. 그의 능력도 사실은 아버지의 폭력에서 당장 벗어나기 위한 소위 절박함에서 나왔다. 그래서 그의 능력은 어머니가 비행기 납치 사건으로 사망하면서 목적을 갖게 된다. 어머니를 죽게 만든 테러조직을 찾는 아주 분명한 목적의식 말이다. 반면 2편에 그리핀은 어릴 적부터 부모의 세심한 보호를 받고 자랐다. 그래서 부모가 죽었을 때 그리핀이 느끼는 막막함은 아주 거대한 것이다. 그런 그의 절박함은 자신의 목숨을 부지하기 위한 행동이다. 그리핀의 목적의식은 그래서 당장 살기 위한 것이다. 물론 둘은 이런 차이가 있지만 좀처럼 자신의 주변에 사람을 둘 수 없다는 사실이다. 자신과 함께 있는 사람은 항상 좋지 않았다는 것이 그들에게는 힘든 일이다.

 

읽는 재미는 주지만 그 이상은...

1편과 2편 모두 상당한 수준의 '읽는 재미'를 제공한다. 소설의 기능이 제 아무리 많아도 역시 1차적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읽는 재미를 주어야 한다. 애초에 글을 쓰고 읽고 싶다는 인간의 욕망에서 나온 산물이 소설인만큼 읽는 재미를 주지 못하는 소설은 가장 기본적인 기능에서 벗어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런 면에서 보자면 <점퍼>는 꽤 후한 점수를 줄 수 있다. 일단은 책을 잡으면 앉은 자리에서 다 읽을 수 있을 정도로 빠른 전개와 호흡을 자랑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다소 아쉬운 사실은 그렇고 그런 할리우드 영화를 보는 기분이 들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실제 이 책은 동명 영화로 개봉을 했고 반응을 아직은 모르겠지만 영화로 옮기기에는 손색이 없는 소재이다. 작가가 이 소설을 지으면서 이 두 소년들에게 어떤 이야기를 불어넣고 싶었는지를 다소 명확하게 파악할 수 없다는 부분이 아쉽다. 어머니를 죽인 사람들은 찾아다니고, 자신을 위협하는 자들과 대치하는 소년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지가 다소 막막하게 다가왔다. 아마도 소재의 특성이겠지만 깊이를 찾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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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트렌드 - 세상의 룰을 바꾸는 특별한 1%의 법칙
마크 펜, 킨니 잘레스니 지음, 안진환 외 옮김 / 해냄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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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나를 포함한 많은 이들은 트렌드에 아주 민감하다. 흔하게는 패션부터 흔히 말하는 삶의 방식(life style)까지 세상은 트드로 가득 차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이런 트렌드는 그 시작을 정확히 파악할 수 없다. 즉 사람들이 그것이 트렌드라는 것을 알아차렸을 때는 아마 거대한 흐름이 된 이후이다. 하지만 항상 트렌드를 분석하고 선도하는 이들이 돈을 움직였기 때문에 오늘도 트렌드를 분석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욕망은 끊이지 않는다.  세상을 바꾸는 혹은 변화시키는 시작과 원동력은 과연 무었일까.

 

마이크로트렌드 - 세상을 움직이는 1%에 대하여

마크 펜과 킨니 잴리슨의 <마이크로트렌드>는 거대한 트랜드를 분석하지 않는다.  그는 단 1%의 사람들의 트렌드가  앞으로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는 원동력이라고 말한다. 요컨데 언제든 거대한 시대 흐름을 좌우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사람이다.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승패를 가른 것은 300만표정도였다. 재미있게도 미국의 1%의 인구는 300만을 가뿐히 넘긴다. 그 1%의 중요성으로 책에서 지적하는 사실은 이미 인구의 1%를 넘긴 출소자를 꼽을 정도로 이 책은 기존에 우리가 가지고 있는 트렌드와 1%에 대한 중요성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

 

책은 다양한 분야를 논한다. 작게는 사회 단위로 가정과 사회를 분석하고, 연령을 분석하고 사람들의 삶의 방식을 분석한다. 높아지는 연령과 관련해서 은퇴후 노동을 하는 인구의 중요성에 대해서 논하고, 나이든 아버지의 증가로 종전까지 대중을 연령대로 분석하던 방향이 전환될 필요가 있음을 말한다. 지적한대로 나이든 아버지의 증가는 그들의 정치, 사회, 경제적 관심사를 변화시킨다. 이전까지 60대는 자녀들이 모두 독립한 나이이기 때문에 자녀들과 관련된 문제보다는 자신의 노후 문제에 관심을 기울였다. 하지만 나이든 아버지는 60대가 되어서도 자녀를 양육하기 떄문에 관심사가 육아문제아 자녀 정책이나 교육정책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이다.

 

트렌드 그 이상을 논한다

<마이크로트렌드>는 아직까지는 사회 주류가 아닌 변화를 선도하는 사람들을 말하는 책이다. 그렇기 때문에 아직은 내 얘기가 아니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 책을 읽으면서 사람들은 충분히 공감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왜냐하면 지금 이 책에 서술된 내용은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것처럼 1%의 생활 방식을 이야기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1%의 트렌드는 이미 사회 전반적으로 확산된 것들도 있다. 올빼미 족이 이야기는 더 이상 신선하지도 않고, 카페인 중독은 내 이야기이며 내 옆자리 동료의 이야기이다. 스토쿠와 같이 머리 쓰는 것을 즐기는 사람들도 그다지 새로운 사람들이 아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 분석력에 놀란다고 해도 별로 신기하지 않다. 사실 이 책은 트렌드를 논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당장 현실을 이야기한다. 이 책에서 지적하는 사항은 이미 1%의 트렌드라고 볼 수 없는 것들도 늘어났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이 책은 지금 현재 사회 변화를 꽤 잘 집어내고 있을 뿐만 아니라, 현실에 대한 다양한 분석과 접근으로 지루할 겨를이 없다. 지금 현실을 내가 살고 있는 이 현실에 관심이 많다면 이 책을 읽어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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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 속 수의사의 자연일기
다케타즈 미노루 지음, 김창원 옮김 / 진선북스(진선출판사)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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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겨울이면 눈으로만 가득한 산에서 오롯이 홀로 며칠동안 그 계절을 보내고 싶다고 생각한다. 겨울만큼 고요하면서도 평온한 계절이 없고 그렇기 때문에 이 때 만큼 숲이나 산과 가까운 계절도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보면 숲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는 것 같다. 이유를 설명할 수는 없지만 난 그게 숲이 가지고 있는 품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숲 속 수의사의 자연일기>는 숲과 자연에 대한 이런 생각을 하는 나에게는 딱 맞는 책이다. 글을 쓴 저자는 수의사로 실제 홋카이도에서 집을 짓고 수십년을 살면서 동물을 돌보는 일을 하고 있다. 책은 저자의 각종 경험담으로 구성이 되어 있기 때문에 책은 꽤 생생하게 읽을 수 있는 편이다. 재미있는 부분은 그의 직업이 수의사이고 사실 그의 이야기에도 직업과 관련된 이야기가 많이 등장나 사실 그의 직업과 생활은 경계가 없다는 것이다. 그에게 수의사는 직업이 아닌 생활이다.  그래서 그의 일상은 지루하지 않다.

 

이 책은 3월에서 시작해서 봄과 여름, 가을 그리고 겨울까지 1년 동안 그의 경험이 때로는 추억이 담겨있다. 상처입은 동물들이 항상 입원해 있기 때문에 죽음을 항상 준비하고 있다는 그와 그의 가족의 일상이 책 곳곳에 묻어난다. 하지만 이 책에는 아픈 동물 이야기만이 있지는 않다. 동물의 이야기 외에도 홋카이도에서 오랜 시간을 보낸 그의 이야기가 이 곳 저 곳에서 흘러나온다. 특히 자연과 동물을 알아가면서 그들이 하나씩 바꿔나간 것도 드문드문 등장한다. 추운 겨울에 먹이가 없어 죽어가는 동물을 보고 만든 자원봉사 활동 이야기가 그래서 울림이 있는 것이다. 인간은 자연을 보고 자연을 아끼는 법을 배운다.

 

<숲 속 수의사의 자연일기>에는 거대한 이야기가 있지 않다. 다만 한 노 수의사의 1년을 따라다니면 이야기를 듣는 기분이다. 마치 그의 뒤를 따라다니며 그가 조근조근 이야기 해주는 그의 일상을 듣는 그런 기분 말이다. '여기에선 내가 예전에 말이지...' 이야기를 듣는 것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자연과 오래도록 함께 했던 한 사람의 이야기를 듣어보는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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