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기준은 이렇습니다. 정직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래야 하는 것처럼 나는 내 힘으로 벌어먹고 삽니다. 나는 존재를 유지하기 위해 일을 해야만 하는 사실을 죄로 받아들이기는 거부합니다. 내가 일을 할 수 있는 것을, 일을 잘 할 수 있는 것을 죄도 받아들이기는 거부합니다. 내가 대부분의 다른 사람들보다 일을 잘 하는 것, 내 생산품이 내 이웃들의 것보다 더 큰 가치를 지니고 더 많은 사람이 내 생산품을 사고자 하는 것 역시 죄도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나는 내 능력에 대해, 내 성공에 대해, 내 돈에 대해 사죄하기를 거부합니다. 이런 내가 사악한 인간이라면 나를 벌하세요. 이런 내가 대중의 이익에 해를 끼치고 있다면 대중이 나를 파멸시키도록 놔두세요. 지금까지 말할 것이 내 원칙이고 나는 다른 원칙은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사실 인류의 삶에 기여한 공은 당신들보다 내가 훨씬 더 크지만 그런 말은 하지 않겠습니다. 나는 타인을 위한 봉사를 내 삶의 이유로 삶지 않으니까요. 다른 사람들의 이익을 위해 내 재산을 빼앗기고 내 삶이 파괴되는 것을 용납할 수 없으니까요. 나는 다른 사람들을 위해 일하지 않습니다. 내 이익을 위해 일하죠. 나는 자신의 이익을 희생하는 사람들을 경멸합니다. 나는 당신들에게 말할 수 있습니다. 당신들은 지금 공공선에 기여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고요. 공공선은 인간을 제물로 바쳐서 이룰 수 있는게 아니니까요. 한 사람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은 곧 모든 인간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며, 권리없는 존재들로 이루어진 대중은 파멸할 수 밖에 없으니까요. (pp.328-329)




아마 내가 [마천루]를 읽었을 때도 이런 문장들을 읽고 , '세상에'라고 감탄했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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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4-01-07 13: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보관함에 담아두었던 책인데 읽어봐야겠어요. 인용하신 글, 제게도 좋아요.

하루 2014-01-08 13:10   좋아요 0 | URL
정말 좋아요. 엄청난 이야기지만 읽을만한 가치가 있어요 분명.
 
어찌해야하나요.

 

 

오늘은 학원 개강일이었다.

내가 하는 일은 - 그러니까 밥 벌어먹고 사는 일은 - 12월 마지막 날과 1월 첫 날이 가장 살 떨리는 날 중에 하나이다. 덕분에 12월 마지막 날 그리고 오늘 하루종일 꼬리에 불 붙은 고양이 마냥 뛰어 다녔다. 그렇게 파닥파닥 뛰어다니다가 6시 반이 넘어서야 정신을 차리고 부랴부랴 회사를 뛰어 나왔다. 그렇다, 오늘은 학원 개강일이다. 회사 근처에 널린게 어학원이건만 원하는 작문 강의는 찾을 수가 없어서 할 수 없이 종로에 있는 학원으로 갔다. 8시에 시작하는 강의인데, 수업을 듣고 그 자리에서 영작을 해서 내면 첨삭을 다음시간에 대서 돌려준다고 한다.

아 그런데 이 강의 완전 뭔가 대학생 아가들이 많구나 라는 느낌? 내 앞자리에 앉은 여학생 필통은 - 그렇다 무려 필통이었다. 사진으로 찍어오고 싶었다 - 키티였고, 대각선 자리에 앉은 여학생 필통은 조금 무난한 샬랄라 핑크였다. 그렇다, 이 강의는 학생들도 듣고 직장인도 듣는 그런 강의인 것이다. 셔츠에 후드 가디건을 입고, 청바지로 바지는 갈아입고 패딩을 입은 날 누가 직장인으로 봐줄지 문득 궁금해졌다. 아, 그나저나 나도 다음 시간에는 그 여학생들처럼 지우개를 준비해야겠다. 썼다가 옮기려니 시간이 좀 부족하다. 

왜 갑자기 학원이냐 하면, 뭔가 새로운 활력소가 필요했다고나 할까. 2013년은 회사 프로젝트에만 너무 매몰되서 앞도 뒤도 보지 못하고 그냥 일에만 파뭍힌 느낌이었다면, 2014년은 그렇게 살고 싶지 않았다랄까. 덕분에 2014년 정초부터 자격증 시험 등록을 해놓고 스터디를 하고 있고, 첫 영업일부터 학원에 등록을 했다. 웃기기도 하지만 뭐. 그렇다는거다. 

그리고보니 아인 랜드의 [아틀라스]가 드디어 번역이 되서 나왔다. 절판되었다고 들었는데, 일전에 [마천루]를 읽고 감격했었으나 그 번역에 기가 막혀했었는데 이렇게 다시 나올 줄이야. 이 출판사에서 [마천루] 까지 다시 번역을 하는 모양이라 감격이랄까. 소식을 듣자마자 주문해서 읽고 있다. 2013년을 끝내기에 이 만한 책도 없고, 2014년을 시작하기에 이 만한 이야기도 없다. 아 탁월한 소식이었고 선택이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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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공부를 하나 하고 있다. 정확하게는 사실 시험 공부를 하고 있다는 표현이 맞다. 내년에 있을 자격증 시험인데, 갑자기 주변에서 같이 공부하자고 충동질(?)을 해서 엉겹결에 시작해버렸다. 덕분에 직장인에게 공부라는게 얼마나 힘든건지를 몸을 깨닫고 있는 요즘이다.


주 1~2회는 저녁 야근이 거의 필수적으로 있는 회사인지라, 1~2일은 일단 퇴근하고 와서 자기에 바쁘고, 저녁에 운동도 주 1~2회는 가야하니, 거의 주중에 운동하기는 힘든 편이다. 덕분에 주말에 같이 공부하자고 충동질한 사람과 스터디를 하고 있는게 거의 전부랄까. 이래서 어떻게 시험을 보겠어..라는 말이 나오겠지만, 그나마 밥 벌어먹고 사는 일을 위한 자격시험이라는게 위안이랄까. (한마디로 시험을 우습게 보고 있다는 이야기랄까..) 


아무튼 이 주말에는 마음을 잡고 책을 읽고 있는데, 왜 이렇게 눈에 안 들어오는지, 평소에 밀어놓은 책들이 오늘따라 왜 이렇게 재미읽게 읽히는지 모를 일이다. 그리고보면 중고등학교 때도 왜 시험 시즌이 되면 읽다만 소설이 그렇게 재미나고, 읽었던 소설을 다시 읽어도 너무나 재미나고, 평소에 제대로 읽히지 않던 이야기들은 폭풍 속독을 하게 되는지 모를 일이다. 아마 머리속에는 시험 기간이 되면 특별하게 발현해서 딴짓을 하게 만드는 현실도피 유전자가 있는 모양이다. 
















두 영화를 하루에 보았다라고 말하자니 슬프다. 도대체 왜 내가 저 영화를 봤을까 싶어. [익스펜더블]은 왜 보았나 싶을만큼 한탄했으나, 영화 [해피해피브레드] 를 보고 나서 마음의 평안을 찾았다. 힐링 영화라는 둥, 착한 영화라는 둥 그런 말은 별로 필요하지 않다. 그냥 보고 느낄 뿐이니까. 


홋카이도 작은 마을에 도쿄에서 살던 부부가 이사를 와서 카페를 연다. 남편은 빵을 굽고 아내는 커피를 내리고 요리를 한다. 마을에 사는 사람들이 꼬박꼬박 들리고 평온한 이 카페에 사람들이 들리면서 만들어 내는 이야기랄까. 남자친구에게 바람맞아 무작정 이곳으로 와버린 여인과 선로를 변경하는 일상을 무료하게 보내는 청년, 이혼한 부부와 그의 아이, 여생이 얼마 남지 않은 노부부들, 모두들 자신들의 이야기를 하지만 가득차지 않고 빠지지 않고 잘 개여서 차곡차곡 담긴 이야기의 느낌이다. 이런 류의 영화가 마음의 안정을 주는 이유는 큰 논리나 생각이나 고민이 필요하지 않고 그냥 '느낄' 수 있기 때문일거다. 적당한 햇살, 적당한 공기, 적당한 바람. 그리고 소소한 일상들. 누구가 쉽게 결심할 수 없기 때문에 가질 수 없는 것들 말이다. 


홋카이도에 가보고 싶어졌다랄까. 


+ 여담인데, 오오즈미 요는 [파견의 품격]에서 본 이미지와 너무 달라서 깜짝 놀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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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일 전 평일, 퇴근하고나서 CGV에서 영화를 봤다. 놀랍다고 해야하나 왜 이렇게 사람이 많은건지 '그동안 열혈 야근할 동안 다들 이렇에 평일 야밤에 영화도 보러 다녔구나 부럽다!'라는 생각이 들어 괜히 우울해지기도 한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다 어디에서 왔나 싶을만큼 엄청난 인원이 극장 근처에 빼곡히 모여있다. 이건 마치 점심 시간이 되면 건물에서 쏟아져 나오는 직장인 무리인데.. 라고 중얼거리면서 예매해 둔 티켓을 찾는다. 


맥스무비가 나에게 하사한 자리는 '이럴수가' 라는 소리가 나올만한 자리는 아니지만 꽤 이른 예매를 했음에도 '조..좋은데'라고 할만한 자리도 아닌건 맞다. 그리고보니 롯데시네마는 자리 지정이 가능했던거 같은데 아닌가. 다음에 맥스무비에서 예매할 때는 자리 지정이 되는 극장만 해야겠다. (그런 의미에서 하늘에서 쿠폰이 떨어졌으면 좋겠다) 


고른 영화를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솔직히 난 배우와 감독을 시네큐브에서 포스터를 통해 봐서 당장 봐야겠다고 벼르고 있었는데, 이 영화에 왜 이렇게 많은 사람이 들어왔는지 어리둥절. 이럴수가 이정도면 이런 영화에는 거의 만석이잖아. 역시 좋아하는 감독이나 배우를 다른 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다는건 묘한 기분이다. 내가 처음 발견해서 소중하게 생각하는 카페에 갑자기 사람이 많아져서 박작박작 거리는 느낌이랄까. 음, 이 영화를 보기 시작했을 때 확실히 저런 기분이었어.


영화를 보고 나와서 집에 돌아가는 길에 영화가 계속 맴돌고, 솔직히 기대하지 않았던 후쿠야마 마사하루의 '아버지 같은 얼굴'이 기억나고, 영화 속 아이들의 얼굴이 기억나고, 골드베르크 변주곡이 생각나고 - 글렌굴드 버전을 사용했더라- 그런 상태였다. 다음 날 아침출근길 카페에 앉아 영화에 대해서 사각사각 생각을 적고 있는데, 조금은 막막해졌다. 이런 기분을 도대체 뭐라고 말해야할까. 영화를 보는 동안에는 솔직히 심드렁했다는 표현이 맞았는데, 극장에 엔딩 크레딧이 끝까지 올라가는 동안, 아니 집에 돌아오는 길에 그리고 다음 날 출근하는 길에 계속 생각이 나는거다. 이런걸 뭐라고 설명해야 하는걸까. 그리고보니 [걸어도 걸어도]를 봤을 때도 이런 기분이었던 것 같기도 하고. [원더풀 라이프]를 볼 때도 이런 기분이었던 것 같기도 하고. 아직 명확히 언어화 할 수 없다랄까. 


하지만, 역시 한가지는 확실하다.

역시 보기를 잘했어. 다시 한번 봐야겠어 라는 기분이 든다랄까. 

이 영화 너무 상영 많이 해줘서 조금 고마워졌다랄까. 


+ 히로카즈 감독 정도면 지금까지 영화를 모아서 한번 쯤 쭉 몰아보는 행사도 할 수 있을 것 같아. 그 어느 감독보다 훌륭한 필모그라피를 가지고 있으니까. 


+ 솔직히 영화 보기 전에는 후쿠야마 마사하루가 그런 얼굴을 할 줄은 몰랐는데, 좀 놀랐다. 맙소사 이 사람, 이런 얼굴도 할 줄 아는거였어? 라는 느낌. 내게는 너무 [미녀와 야수] 에서 느낌이 강했나보다. 이젠 그의 나이와 삶을 인정해야 하는구나라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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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추워지니 운동을 다니기가 영 힘들다. 꾸물꾸물 거린다고 해야할까. 

꾸물꾸물 거리고 궁시렁거리면서도 일단 점심 때 오늘은 운동을 갔다. 오늘은 저녁에 운동할 시간이 없으니까 어쩔 수 없다. 오늘은 점심이 아니면 운동을 할 수가 없다. 운동을 하고 나오는데 아무래도 배가 고플 것 같다. 편의점에 들려 삼각김밥을 사들었다. 이럴수가 내가 항상 먹는 참치마요네즈 맛이 다 팔렸다. 할 수 없지. 다른걸로 고른다. 아 귀찮다. 배고픔 같은거 사실 느끼지 않으니까 먹지 않아도 상관없을텐데.


그리고보니 신은 왜 인간에게 배고픔이라는 감각을 주었을까, 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사용하는 언어가 이리저리 나눠지기 이전에도, 아니 그보다 더 오래 전 아담과 이브도 배고픔이라는 감각을 가지고 있었을까, 어쩌면 노동과 출산의 고통을 둘에게 선사하면서 배고픔이라는 감각도 함께 인간에게 벌로 내린건 아닐까. 밥을 챙겨 먹는다는건 왜 이렇게 귀찮은가 라고 생각하며 삼각김밥을 조심스레 벗긴다. 그런데, 이런 잘못 벗겨져서 한쪽 김이 다 날아갔다. 역시 먹지 말라는 계시 같은건가. 


그리고보면 먹거리의 즐거움에 대한 영화는 꽤 좋아하는 편인데, 왜 이러지.

 

이를태면 [음식남녀]는 이안감독의 최고의 작품이라 생각하고, [카모메 식당]은 가장 일본적인 감성이 무엇인지를 음식으로 적절하게 보여준다고나 할까. 그리고보니 예전에는 [바베트의 만찬]을 보고도 좀 감짝 놀랐던것 같다. '우와 멋지잖아.'라는 감탄이 나오게 했다랄까. [금옥만당]은 이건 요리를 하는건지 조금 경계가 애매할 수도 있다. 















음식에 대한 영화들을 하나하나 뜯어보다가 알았다. 그리고보니 내가 좋아하는 영화를 보고 있자니 '우와'라는 감탄이 나올만큼 성대한 만찬이나 엄청난 식사도 사람들은 좋아하고 동경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어머니가 해주시는 그런 '소울푸드' 하나만으로도 족한 식사를 하며 살아가는게 아닐까. 적어도 지금 나처럼 삼각김밥 하나로 때우는 밥은 그야말로 허기만 면하는, 그래서 어쩌면 식사는 아닌게 아닐까. 


난 공복감을 좋아하지만 어쩌면 그 공복감을 좋아한다는건, 공복인 상태를 좋아하는건지 아니면 공복감이 채워지는 순간을 좋아하는건지는 조금 애매하다. 


+ 그런 의미에서 [심야식당]이나 다시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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