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추워지니 운동을 다니기가 영 힘들다. 꾸물꾸물 거린다고 해야할까. 

꾸물꾸물 거리고 궁시렁거리면서도 일단 점심 때 오늘은 운동을 갔다. 오늘은 저녁에 운동할 시간이 없으니까 어쩔 수 없다. 오늘은 점심이 아니면 운동을 할 수가 없다. 운동을 하고 나오는데 아무래도 배가 고플 것 같다. 편의점에 들려 삼각김밥을 사들었다. 이럴수가 내가 항상 먹는 참치마요네즈 맛이 다 팔렸다. 할 수 없지. 다른걸로 고른다. 아 귀찮다. 배고픔 같은거 사실 느끼지 않으니까 먹지 않아도 상관없을텐데.


그리고보니 신은 왜 인간에게 배고픔이라는 감각을 주었을까, 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사용하는 언어가 이리저리 나눠지기 이전에도, 아니 그보다 더 오래 전 아담과 이브도 배고픔이라는 감각을 가지고 있었을까, 어쩌면 노동과 출산의 고통을 둘에게 선사하면서 배고픔이라는 감각도 함께 인간에게 벌로 내린건 아닐까. 밥을 챙겨 먹는다는건 왜 이렇게 귀찮은가 라고 생각하며 삼각김밥을 조심스레 벗긴다. 그런데, 이런 잘못 벗겨져서 한쪽 김이 다 날아갔다. 역시 먹지 말라는 계시 같은건가. 


그리고보면 먹거리의 즐거움에 대한 영화는 꽤 좋아하는 편인데, 왜 이러지.

 

이를태면 [음식남녀]는 이안감독의 최고의 작품이라 생각하고, [카모메 식당]은 가장 일본적인 감성이 무엇인지를 음식으로 적절하게 보여준다고나 할까. 그리고보니 예전에는 [바베트의 만찬]을 보고도 좀 감짝 놀랐던것 같다. '우와 멋지잖아.'라는 감탄이 나오게 했다랄까. [금옥만당]은 이건 요리를 하는건지 조금 경계가 애매할 수도 있다. 















음식에 대한 영화들을 하나하나 뜯어보다가 알았다. 그리고보니 내가 좋아하는 영화를 보고 있자니 '우와'라는 감탄이 나올만큼 성대한 만찬이나 엄청난 식사도 사람들은 좋아하고 동경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어머니가 해주시는 그런 '소울푸드' 하나만으로도 족한 식사를 하며 살아가는게 아닐까. 적어도 지금 나처럼 삼각김밥 하나로 때우는 밥은 그야말로 허기만 면하는, 그래서 어쩌면 식사는 아닌게 아닐까. 


난 공복감을 좋아하지만 어쩌면 그 공복감을 좋아한다는건, 공복인 상태를 좋아하는건지 아니면 공복감이 채워지는 순간을 좋아하는건지는 조금 애매하다. 


+ 그런 의미에서 [심야식당]이나 다시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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