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라는 사막이 오아시스로 바뀌는 100가지 물방울
스기야마 히로미치 지음, 이정환 옮김 / 에이지21 / 2007년 11월
평점 :
절판


회사를 다닌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회사를 다니면서 적어도 몇가지 원칙만은 확실히 가지고 있다. '회사는 즐거워야 하고, 매일 하나씩은 꼭 새롭게 배우는게 있어야 하고, 절대 일을 집으로 가져오지 않는다' 정도가 지금 생각나는 원칙이다. 이런 원칙을 가지고 있는 이유는 회사라 하루에 절반 이상을 보내는 터이기 때문이다. 적어도 일을 하는 동안은 일상에 절반을 차지할 회사 생활을 절대 설렁설렁 보내고 싶기 않기 때문에 가지고 있는 원칙이다. 하지만 아주 가끔씩 회사 생활을 누군가에게 묻고 싶어질 때가 있다. 어떻게 하면 회사생활을 잘 할 수 있는걸까와 어떻게 하면 좀 더 재미있고 괜찮을 회사 생활을 할 수 있을까에 대한 작은 대답을 주는 책 <회사라는 사막이 오아시르로 바뀌는 100가지 물방울>
 

이 책에서는 사원 개인, 상사, 회사 입장에서 각자 어떤 방식으로 자신과 회사르 만들어 갈지에 대한 한 컨설턴트의 조언을 엮은 책이다. 저자인 스기야마 히로미치의 직업이 기업 컨설턴트 이기 때문인지 상당히 현실적인 조언이 눈에 띄기도 하지만, 꽤나 다른 사람들과는 다른 의견을 내놓기도 한다. 예를 들어 회사의 목표를 6등 정도로 하라는 말은 좀처럼 이해하기 어렵다. 물론 너무 1등만 추구하지 말고 적당한 목표를 잡아서 추구해야 장기적인 관점에서 회사를 경영할 수 있다는 취지이기는 하지만 상당히 파격적인 제안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꽤나 현실적이고 실용적인 회사를 위한 조언이 들어있었다. 얼마전에 회사를 들어가서 그런지 상사의 입장에서 사원을 대할 때 자세는 꽤나 공감을 할 수 있었다. 신입 사원이 입사하는 첫날에는 일정을 빼고 맨토를 해준다는 그의 '원칙'이 작은 것 같지만 그것을 받는 사람 입장에 엄청나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아주 유효한 충고라고 생각했다. 특히 사원급에 적용해 볼 수 있는 이야기들은 굳이 회사 생활이 아니어도 곱씹어 볼만한 이야기들이 많았다. 예를 들어, 흔히 말하는 아우라는 당사자가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라 보는 사람이 만들어 내는 것이라는 말이나 결점과 약점의 차이와 결국 그것은 사람들이 알아채는 것이 아니라 자신만이 인식하고 있다는 이야기에는 고개를 끄덕였다.

 

<회사라는 사막이 오아시르로 바뀌는 100가지 물방울>을 읽으면서 생각했다. 부디 이 책을 자기 개발서나 혹 경영서로 읽는 이가 없기를. 이 책을 당장 읽고 실천한다고 해서 회사라는 사막이 오아시스로 바뀌게 만들 노력을 당장 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정말 묻고 싶고 고민해봐야 하는 것 한 가지는 회사가 왜 사막이 되었느냐라는 것이다. 모든 일에는 그 사건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도 중요하지만 근본적으로 왜 그 문제가 발생했는가에 대한 고민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회사를 사막이라고 생각한다면, 왜 사막이라고 생각하고 있는지, 그리고 자신은 왜 그 사막에 모래가 되었는지를 한번쯤 고민해보면 좋을 것 같다. 사실, 이 책을 읽는 내내 그런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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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 Candy A to Z - 달콤상큼한 인생을 위한 26가지 지침
데일리캔디 편집부 지음, 디자인블룸 옮김 / WIZ9(위즈나인)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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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뭐든 늦깍이 기질이 있다. 특히 유행에는 민감과는 거리가 멀어서 거의 무감각에 가깝다. 살아가는데 지장이 없다는 말로 자신을 합리화하기는 하지만, 아주 가끔씩은 진지하게 요즘 유행하는게 뭔지를 들여다보기도 한다.

2년 전쯤 주변에서 열광적으로 보는 프로그램 중에 '섹스 인 더 시티'가 있었다. 그때 집에서 충분히 볼 수 있었음에도 그리고 분명히 보았음에도 그닥 그 프로에 재미를 못 느꼈던건, 그들의 일상과 내 일상은 전혀 관련이 없는 것 같았다. 도대체 저 드라마가 가지고 있는 어떤 면에 사람들이 열광하는지 이해를 못했다는게 정확한 내 감상이다. 그런에 그 유행도 지나가고 난 올 초에서야 난 왜 사람들이 그 드라마에 열광했는지를 이해했다. 분명히 난 유행에는 늦깍이가 맞다.

<데일리 캔디 A to Z>를 읽고 있노라면 '섹스 인 더 시티'가 떠오른다. 유행이라 하기에는 적당하지 않지만 알아두면 생활에 도움이 되는 현대 여성들의 팁이랄까? 유행이 항상 그렇듯이 몰라도 사는데 전혀 문제는 없다. 하지만 알아두면 사회생활을 하는데 나쁠 것은 없다.  사실 난 지금까지 패션 잡지 하나 사보지 않았고, 패션이나 유행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다. 당연히 이런 류의 책에 선입견을 가질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뭐 이런 책 한권도 나쁘지 않겠다고 생각했다.
 
물론 '<데일리 캔디 A to Z>는 정말 좋으니까 꼭 사서 읽으세요'라고 말할 수는 없다. 다만 저녁에 잠들이 직전에 침대에서 가볍게 키득거리면서 읽고 싶은 책을 한권 골라 달라고 누군가 말한다면 이름 정도는 말해줄 수 있을 것 같다. 요컨데 '섹스 인 더 시티'를 보는 기분으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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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세상에 존재하는 이유
가쿠타 미쓰요 지음, 민경욱 옮김 / Media2.0(미디어 2.0)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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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그런 대상이 그런 순간이 있다. 아주 가끔 난 CD를 들으면서 그 음악을 혹은 가수를 처음으로 알려준 라디오 방송이 생각나고, 그 라디오 방송을 알려 준 사람이 생각나고, 그 방송에 한번쯤 사연을 보냈던 일이 생각나고, 고등학교 때였다면 그 퍽퍽한 시절에 많지 않은 재미거리였던 사실이 기억난다. 사실 사람들 주변에 있어서 손에 닿는 물건이라면 그 무엇이든 가능하다. 가쿠다 미쓰요의 <이 책이 세상에 존재하는 이유>에서는 그 물건이 바로 책이다.
 
헌책방에 정기적으로 들려서 책을 사들고 오는 나는 가져온 책 속에 써있는 글을 찾는게 소소한 즐거움이다. 간혹 책에는 저자의 싸인이 들어있기도 하고, 누군가에게 선물을 하기 위해서 인듯 받는 사람에게 전하는 말이 써있는 책도 있다. 아주 가끔은 책에 밑줄이 들어가 있기도 하고, 사이사이에 메모가 들어가 있기도 하다. 나는 책에 이런 흔적을 남기는걸 좋아하지 않지만, 그런 흔적을 읽는건 책을 읽는 것과는 별개로 꽤나 큰 즐거움이다.
 
가쿠타 미쓰요는 책에 대한 추억을 차곡차곡 모아서 단편으로 만들어 놓았다. 어린 시절 동네에 하나쯤은 있었던 동네 서점에 얽힌 추억을 생각하게 하는 <미쓰자와 서점>에서는 지금은 사라져 버린 동네 서점을 생각나게 한다. 지금은 책을 사기 위해 인터넷 서점에 들르지만, 처음으로 영어 사전을 하고 책을 사기 시작한 건 동네 서점이었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과 동거를 하고 난 후 헤어지면서 관계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얽힌 한 책에 대한 이야기를 쓴 <그와 나의 책장>은 누군가와 책장을 혹은 책을 공유하는 것의 즐거움과 동시에 부담감을 한껏 느끼게 한다.
 
무인도에 떨어지면 가져갈 책 1권을 사람들은 재미삼아 질문한다. 고민해서 나름의 책 한권을 이야기하면서 그 책이 소위 말하는 ' 내 인생의 책'이라고 마음 속으로 정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책은 나름대로 세상에 존재하는 이유가 있게 마련이다. 문제는 바로 그 책이 존재하는 이유를 제대로 알아봐줄 눈이 있는지, 그리고 사람과 얽힌 추억이 있는지의 여부이다. 가쿠다 미쓰요는 그 점을 단편들을 통해서 말하고 싶었는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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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문명과 지식의 진화사 - 파피루스에서 e-북, 그리고 그 이후
니콜 하워드 지음, 송대범 옮김 / 플래닛미디어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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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시대임에도 나는  아날로그 세대라는걸 아침과 밤이면 느끼곤 한다. 아침이면 종이 신문을 
한부 사들고 읽으며 읽으며 하루를 시작하고, 저녁이면 한권씩 책을 읽으며 하루를 마감하곤 한다. 물론 인터넷으로도 기사를 읽기는 하지만 종이를 한장씩 넘기면서 쭉쭉 훑어나가는 신문과 한장씩 팔랑거리는 그 손맛을 잊지 못하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책, 문명과 지식의 진화사>는  제목과는 약간 다르게 책에 관한 역사이자 인쇄물에 대한 역사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알게 된 것은 궁극적으로 책의 역사는 인쇄물의 발달사와 맥락을 함께 한다는 것이다. 지식에 대한 인간의 탐구와 열정으로 시작한 매체가 대중에게 확장되는 과정을 따라가는 것은 꽤나 재미있는 과정이다. <책, 문명과 지식의 진화사>에서는 파피루스부터 시작해서 e-북에 이르기까지 어떻게 인쇄를 시작하게 되었으며, 발달하게 되었고, 기술이 어떤 면에서 발달하게 되었는지 자세하면서도 재미나게 설명한다. 

파피루스에서 시작한 책답지 않았던 책은 코덱스까지 필사의 단계를 거쳐, 구덴베르크와 수많은 이들의 손을 거쳐 새로운 인쇄기술과 만나게 된다. 종전의 필사에서 인쇄단계로 넘어가면서 종교개혁과 맞물리게 되면서 폭팔적인 수요를 만나게 되고, 그 이후 기술의 가희 폭발적인 발전으로 인해 지금 내 눈 앞에 펼쳐진 책이 등장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 책이 재미있는 것은 2가지 이유 때문이다. 첫째로는 내용면에서  책과 인쇄술의 발달과정이 잘 구성되어 있고, 둘째로는 그 구성을 결코 지루하지 않게 설명하고 있다는 점이다. 책에 대해 약간의 관심만 가지고 있어도, 혹은 인쇄술에 대해 약간의 관심만 있어도 진정 이 책일 얼마나 재미나게 쓰여져 있는지 알 수 있을것이다.

인터넷이 생활을 지배하면서 수년내에 종이 신문이 사라지고, 종이로 된 책이 사라질 것이라 말하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종이 신문과 종이로 된 책이 사라질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전자 신문은 아침 일찍 출근하면서 팔랑거리며 읽는 맛을 주지 못하고, E-북은 책장을 팔랑거리며 진득하게 고민하는 맛을 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책이 인쇄물이 주는 맛은 변화할 수 있을지언정 대체될 수는 없을 것 같다. 그리고보민 <책, 문명과 지식의 진화사>가 앞으로 50년 쯤 후에 다시 쓰이게 된다면 어떤 내용이 추가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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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는 왜 잘 웃지 않을까? - 호기심을 풀어주는 100가지 과학상식, 나는 왜 이런 게 궁금할까 2
양카 아렌스 외 지음, 손희주 옮김 / 플래닛미디어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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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정보와 재미를 추구하는 것이 TV 프로그램의 하나의 컨셉처럼 된지 오래이다. 양자의 균형을 어떻게 맞출지에서 외줄타기를 잘 해야겠지만, 기본적으로 정보와 재미를 동시에 잡는다는 컨셉은 시청자에게 무난하게 다가갈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겠다. 내 기억에 이럼 프로그램의 효시는 SBS에서 하던 <호기심 천국>이라는 프로였는데, 이 프로에 나오던 신기한 이야기는 반드시 다음 날 학교에서 화제거리가 되었던걸로 기억한다. 이런 류의 정보와 재미를 동시에 잡는 프로그램을 보면서 생각하는 것은 사람들은 지식에 대한 갈증이 있다는 것이다. 이들에게는 어렵지 않은 내용에 어렵지 않은 과학적 원리면 더욱 좋다.

 

<남자는 왜 잘 웃지 않을까?>는 이런 대중적 요구에 십분 부합한 TV 프로그램을 책으로 엮은 버전이다. 요컨데 독일판 호기심 천국정도로 생각하고 싶은데, 안에 들어있는 호기심들에는 꽤나 재미있는 것이 많다. 일상 생활에서 한번쯤 생각하게 되는 간단한 것부터 해서, 중고교 과학책에 적혀있는 -하지만 지금은 잊고 있는- 과학적 지식들도 들어있다. 각 질문과 답변은 길어야 4페이지 정도로 읽으면서 지루하지 않고, 좀 어렵다 싶은 내용은 그 부분을 넘겨 읽어도 무방하다.

 

가장 재미있는 질문은 '꽃의 색은 어디서 올까'와 '1주일은 왜 7일로 되어 있는가'라는 이야기였다. 항상 꽃을 보고 다니면서도 왜 꽃의 색이 다른지에 대해서 별로 궁금해하지 않았었는데, 알게 되어서 재미났고, 시간이란 인위적인 것이라고 생각했던 나에게 1주일이 왜 7일인지 설명하는 부분은 재미있기도 하고 복잡하기도 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돋보이는 점은 아무렇지도 않은 질문에 충실하게도 답변을 찾아서 보여준다는 점이다.

 

참고로 <호기심 천국>에서 가장 재미있었던 궁금증은 '왜 사람들은 약수물을 마실 떄 허리에 손을 올리고 마시는냐'였다. 뭐 이런 질문이 다 있나 싶지만 약수터에서 약수를 마실 떄는 거의 모든 사람들이 허리에 손을 올리고 있다. 이에 대한 답변은 (놀랍게도 이유가 있었다) 사람이 물을 마실려고 손을 올리면서 몸에 균형이 깨지기 때문에 이 균형을 맞추고자 허리에 손을 올리게 된다는 것이었다. 세상에 이유없는 행위는 없는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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