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가치를 어떻게 지켜나갈 것인가에 대한 하나의 답변

[서울, 공유경제를 만나다] 박인 집밥 대표

 

 

 

여기, 이 회사를 보자. 어느 날, 회사 성장에 큰 분기점이 될 만한 일감이 들어왔다. 그러나 넙죽 받아먹지 않았다. 구성원들, 회의를 했다. 그리고 자연을 훼손할 것이 뻔한 일감을 과감히 뿌리쳤다. 안 해! 기업의 DNA에 박혀있다는 일컬어지는 ‘이윤본능’을 생각하면 미친 짓! 그러나 이들, 무한 성장이라는 신화(로 포장된 패악)를 거부했다. 자신들의 가치를 지킬 수 있는 성장을 선택하기로 했다. 즉, 암세포의 속도 대신 달팽이의 속도를 선택하기.

 

가능한 일일까? 그래도 되는 것일까? 무한 성장과 무한 이윤에 목 매단 지금-여기의 대부분 회사들, 노동자에게 치사하게 밥줄 갖고 장난치는 밥통정국의 무법자들이 판치는 세상에 이 무슨 돌연변이란 말인가. 그리고선 이 회사, 이렇게 말한다.

 

“회사란 무릇 돈을 벌고 바쁘게 일하며 거래를 하고 서비스를 주고받는 곳, 그리고 결국은 빠져나오는 곳이다. 그러나 우리에게 회사는 회사인 동시에 공동체이다. (중략) 우리는 세대를 거쳐 지속되는 기업 공동체가 가능할 것인지 고민하며 회사를 만들었다. 그리고 우리가 현재 그렇게 하고 있다고 믿는다.” (《가슴 뛰는 회사》, p.15)


이 회사, 미국 마서즈 비니어드 섬에 기반한 건축회사 ‘사우스마운틴’이다.(우리말로 하면 ‘남산건설’?) ‘더 많이 더 크게 성장하’는가가 아닌 ‘얼마나 적절하게 성장하’는가에 방점을 둔 회사. 그래서 회사를 유지하고 구성원들과 나누는데 절절한 이윤인지, 모두에게 충분한 급여인지, 일의 중요성에 걸맞게 시간이 주어지고 있는지, 의사소통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규제와 고민거리가 지나치지 않는지 등에 관심을 둔다.


더 나아가, 직원들의 마음이 기쁜지, 생계는 잘 유지되는지, 고객과 거래처의 기대가 맞춰지고 있는지, 서로를 잘 배려하는지, 환경에 대한 고려는 잘 이뤄지는지, 건강하고 공정하게 일이 진행되는지, 자신의 일이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데 기여하고 있는지 등이 이윤보다 더 중요한 회사. 그것들을 살펴야 지속가능하다고 믿는 회사. 그래서 경쟁보다 협동이 유효하다고 믿는 회사. 사우스마운틴이다.


박인 집밥 대표의 말을 들으면서 사우스마운틴을 떠올렸다. 성장이라는 단어에 방점을 둔 적 없고, 생존과 지속가능성이 더 중요하다고 그는 말했다. 지속가능성을 위해 필요한 성장도 혼자가 아닌 여럿이 함께여야 가능하다고 했다. 같이 했기에 현재가 가능했고, 앞으로 더 하기 위해선 함께여야 한다고 믿는다. 박인 대표가 꾀하는 ‘밥상공동체’라면 그래야한다고 생각했다. 밥상을 앞에 놓고 있는 공동체니까. 밥을 앞에 놓고 빨리 먹으라고 재촉하는 건, 사람이 할 짓이 아니니까.


지난 1월24일, 서울시청 신청사 3층에서 열린 <서울, 공유경제를 만나다>. ‘함께 식사하면서 이야기 나누는 소셜다이닝’을 주제로 이야기를 푼 박 대표였다. 그는 밥을 함께 먹는 것은 서로 연결돼 있다는 믿음을 나누는 일이라고 했다. 고슬고슬한 집밥의 온기로 사람들의 마음을 덥히고 싶은 바람이 있다고 했다. 그런 바람이라면, 성장보다 지속가능성이 분명 적합할 터.

 

우리는 지나치게 성장에 경도된 가치로 인해 주화입마를 입었다. 한국의 기업 대부분은 세대와 세대 사이에 대한 철학도 관념도 거의 없다. 불연속과 단절을 특징으로 하는 단기적 관점에만 기계적으로 복무한다. 그래서 박 대표의 발언은 신선했다. 그리고 그는 집밥 1년여의 고군분투를 리얼하게 토로했다.

(관련 글 : 함께 식사하면서 이야기 나누는 소셜다이닝 '집밥'


 


카우치서핑은 집밥으로 어떻게 연결되었나!


박 대표는 ‘카우치서퍼’였다. 《카우치서핑으로 여행하기》에도 인터뷰 발언이 수록될 정도다. 카우치서핑은 인터넷 신청을 통해 배낭여행자들에게 무료로 자신의 집 소파를 잠자리로 제공하는 것을 뜻한다. 여행자들은 숙박료 없이도 해외여행을 할 수 있고, 집주인은 여행자들과 만나 세상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서로의 것을 내어주고 얻는다.

 

박 대표가 카우치서핑을 통해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새로 만난 사람들과 생각을 공유한다는 것이었다. 내가 사는 공간을 낯선 이방인에게 선뜻 내어주고 생판 모르는 남이었던 누군가와 시간, 공간, 그리고 추억을 공유하는 것. 박 대표는 그것을 카우치서핑의 본질이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번뜩 떠올렸다. 카우치서핑의 정신을 여행이 아닌 밥에 적용한다면 어떨까?


“한국에선 만나면 밥 먹자고 하잖나. 그래서 밥을 공유경제 맥락에서 설명하자고 했다. 내 자신이 1인 가구주로서 집밥에 대한 향수도 있었다.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따뜻한 밥상을 생각했다. 먹고 살기 위해 ‘먹는 것’을 포기하는 현실, 먹는 것인지 배를 채우는 것인지 모르는 현실이 싫었다. ‘밥 한 번 제대로 먹자’고 했다.”


지금 우리네 삶터엔 우울한 소식만 떠돈다. 우울증. OECD 1위의 자살률. 무연사회. 고독사. 해체된 도시 공동체. 힐링이 필요한 사회. 오죽하면, ‘저녁이 있는 삶’이 구호가 됐을까. 카우치서핑에서 ‘함께 밥 먹기’로 관심사가 확산되면서 박 대표, 공유경제의 매력을 깨달았다. ‘커뮤니티’가 형성됐고, ‘개인과 개인의 신뢰’가 이뤄졌다. 생판 모르는 남을 믿을 때 일어나는 기적과도 같은 일들이 있다는 것도 알았다. 그리고 처음 만나서도 쉽게 시작할 수 있는 이 말. “우리 언제 밥 한 번 먹어요.” ‘집밥’의 탄생이었다.


박 대표, 이웃집 할머니를 꼬드겼다. 일일집밥을 열기로 한 것이다. 사무실 공유공간 ‘코업(CO-UP)’에서 직장인들 대상으로 함께 밥을 먹자고 일단 던졌다. 송금악 할머님의 카레라이스, 가격 4000원. 지난해 2월24일 금요일. 헌데, 반응이 꽤 좋았다. 하고 또 했다. 페이스북에 공지를 올리자마자 자리가 찼다. 재밌고, 반응도 좋았다. 한 달에 한 번이었는데, 두 번째 행사부터 언론사의 취재가 들어왔다.


“지금 생각해보면, 감성에 대한 목마름이 있었던 것 같다. 그러다 배달을 하면서 문제가 터졌다. 식품위생법에 맞닥뜨렸다. 배달돼서 전달되는 순간, 그것은 집밥이라기보다 배달음식이다. 스토리를 전달해도 밥이 식고 짜다 등의 반응이 나왔다. 내가 추구했던 가치가 이런 것이었나? 고민이 됐다. 내가 추구한 가치는 사람들이 모여서, 즉 모르던 사람들이 만나서 일어나는 기적 같은 일들? 그런 과정에 매력을 느꼈던 것인데, 내가 원했던 것이 아니었던 것 같았다.”


그가 원한 것을 다시 한 번 정리했다. 즉흥적인 만남을 통해 잼도 하는 등 함께 밥을 먹으면서 즐길 수 있는 것. 검색하고 찾았다. 해외에선 ‘소셜다이닝’이라고 부르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다시 콘셉트를 잡았다. ‘집에서 먹는 밥이라서 집밥이 아니라 같이 먹는 밥이라서 집밥.’

 


같이 먹어요! 소셜 다이닝 집밥!!


[서울, 공유경제를 만나다] 집밥 박인 대표의 발표 (사진출처 : 캐리브래드슈 http://blog.naver.com/kss3500)


함께 먹고 같이 하는 것, 그런 것에 집중하기로 했다. 하나의 주제, 공통의 관심사가 밥상과 결합하면 분위기가 달라진다. 사람들도 그냥 집밥을 먹는 것보다 공통의 관심사를 가진 사람과 함께 하니 더 좋아했다. 워드프레스를 통해 집밥 사이트를 만들었다.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올리게끔 했더니 신청이 이어졌다. 다양한 주제로 모임을 갖기 시작했다. 자발성이 발현됐다.


“어떤 모임이 생기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식탁에서 받을 수 있는 질문만큼 많다. (웃음) 코드가 맞으면 처음 만나도 10년 만난 동창회 친구처럼 바뀌기도 하더라. 정말 좋았던 건, 의도하지 않았던 주제들이 나올 때였다. 팀원을 모집해서 정식으로 한 게 9월이었는데, 여러 주제가 나왔다. 성소수자 이야기도 나눴는데, 밥 먹으면서 하면 부드러울 수 있잖나. 공교육 제도, 처음 만난 사람들끼리 쉽지 않은 주제인데, 교사들끼리 모여서 밥 먹고 술 먹고 했다더라. 모임 30개 중 1개꼴로 자기 집으로 놀러오라는 것도 생기고. 밥을 먹는다는 건 일상적이지만 어떤 사람에겐 어려운 행위다. 특히 연말에 어려운 이웃에게 김치만 주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다. 그분들에게 필요한 것은 ‘같이 밥 먹는 사람’이다. 도시락만 배달하고 가는 게 아니라 앉아서 1시간 동안 들어주고 이야기 나누는 것이 중요하다.”


고독사, 무연사. 미디어를 통해 심심찮게 들을 수 있는 얘기다. 박 대표는 사람들이 공유경제에 반응하는 게 그런 이유도 있는 것 같다. 그는 묻는다. 옆집 사람이 죽어가도 모른다는 게 제대로 된 사회인가? 그가 보기에 공동체의 처음 시작은 밥이다. 특히, 몸도 안 좋고 경제형편도 좋지 않은 사람에게 함께 밥 먹고 애기하는 것만큼 더 큰 복지는 없다. 그는 정기적으로 이런 것을 만들어나가고 싶다.

 

그래서 무형의 사회적 자본을 나누는 공유경제 플랫폼이 중요하다. 경험이나 재능을 밥을 먹으면서 쉽게 공유하고 나눌 수 있기 때문이다. 모르는 사람이 하면 컨설팅이고 돈을 내야 하지만, 밥을 먹고 친구가 되면 그렇지 않다. 우리는 밥을 함께 먹으면서 친구가 되고, 이야기를 나눈다. 집밥은 그렇게 300개가 넘는 밥상공동체를 만들었다. 웹 재방문율도 60% 이상 달한다.

 

그가 보기에 집밥의 모임은 모르는 사람이 모였기에 더욱 솔직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부분도 있다. 친한 사람들에게 더 솔직하지 못한 순간이 있다. 여행을 하면서도 우리는 그런 경험을 할 수 있다. 자신의 감추고 싶은 비밀이나 치부를 드러내기도 한다.


그러니, 집밥을 이용한 사람들, 이런 후기를 남긴다. 
“집밥은 쉼표다. 빡빡하게 돌아가기만 했던 일상에 쉼표가 되어주었습니다.” 
“집밥 만들어줘서 고마워요. 힐링 받고 가요.” 
“집밥은 마른하늘의 소나기.” 
“오늘의 집밥은 새로운 세상이다.” 
“집밥은 새로운 연결이다.”


허나 이런 보람과 별개로, 지속가능한 집밥을 위한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아니, 이런 보람과 다른 사람들을 생각했을 때, 지속가능성은 반드시 필요했다.


집밥, 지속가능할까?


집밥은 주식회사 형태로 2012년 9월20일 설립됐다. 고정인력 3명. 씨즈의 시커스 최우수상 수상, 서울시 혁신형 사회적기업 선정 등 주목받는 공유경제 기업이 됐다. 비즈니스 모델(BM)은 매장추천과 예약을 통한 수수료다. 모임 개설신청자 80% 이상이 매장추천/예약을 원하기 때문이다. 매장 추천도 아무 곳이나 하진 않는다. 박 대표가 먹는데 까다롭기 때문이다.


“프랜차이즈보다 내가 좋아하던 동네 가게들, 정직하고 믿을 수 있는 가게 위주로 섭외를 했다. 우리는 그것을 ‘큐레이션’이라고 부르는데, 매장 결정권을 갖는다는 것이 큰 메리트였다. 현재 서울시 86여개 매장을 연결하고 추천, 홍보한다. 소셜다이닝에 적합한 매장을 추천한다. 예약이 가능해야 한다. 설렁탕으로 소셜다이닝을 하긴 좀 어렵잖나. (웃음) 코스도 약간 곁들이거나 양식 있는 쪽으로 할 수 밖에 없지만, 한식도 코스가 있으면 된다. 의도하진 않았으나 마을카페나 마을음식점을 연결하고 소상공인에게 도움이 되는 비즈니스 모델이 될 것이라며 조명을 받았다.”


이에 집밥은 최근 시범사업을 시작했다. 공간은 있는데, 먹을거리 조달이 어려워서 도시락 배달을 해달라는 얘기가 처음부터 나왔다. 프랜차이즈 도시락점 등을 연결했었는데, 남 좋은 일만 시키는 격이었다. 집밥이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믿을 수 있는 도시락을 제공하고 싶었다. 사회적기업/소상공인과 협력해 ‘집밥 같은 도시락/케이터링’을 제공하기로 했다.


“집밥 이후 소셜다이닝 비즈니스 3~4개가 생겼다. 우리보다 플랫폼이나 기능이 훨씬 좋았다. 그런데도 많은 사람들이 우리가 가진 스토리, 문화 등에 공감해주더라. 커뮤니티, 공유경제가 가진 신뢰의 힘을 볼 수 있었다. 집밥은 음식을 매개체로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회복하고 소통하게 하는 모임 문화 기업이다. 앞으로도 보완하고 발전해나가야 할 부분이 굉장히 많다. 1년 새 집밥 모임을 하던 매장 2개가 문을 닫았다. 모임을 더 많이 만들어서 사람들을 보내드리고 싶다. 밥은 뭣보다 확장이 되더라. 내가 꿈꾸는 것은 서울뿐 아니라 전국 각지에서 집밥이 열리고, 나도 그것을 다라 전국 여행을 다니는 거다. (웃음)”


‘혼자 밥 먹기의 어려움’에서 비롯된 집밥이었기에 밥상공동체를 형성할 수 있었다. 즉, 사소하지만 중요한 내 문제가 사회적 문제의 해결을 위한 단초가 된 셈이다. 그것이 소상공인의 협력과 지역상권 활성화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그 과정에서 ‘성장’을 동력이자 동기로 삼지 않은 집밥의 태도는 무한 성장과 이윤 확대만을 미덕으로 삼은 주류 기업 가치에 균열을 낸다.


적절한 성장과 제한선을 갖고 있는 자연이 그러하듯, 조직과 기업 역시 그와 같은 방식을 택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각자 자신에게 맞는 규모와 크기가 있을 것이다. ‘적절함’ 혹은 ‘적정함’에 대해 우리는 더 생각하고 토론해 보아야한다. 물론 오해하지 마시라. 모든 회사가 소규모여야 한다는 것이 아니다. 무조건 더 많은 이윤을 위해 복무하는 성장이라면 고민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공격적인 성장이 회사의 가치와 관점을 제한한다면, 작업 결과의 질을 떨어트린다면,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 것인가. ‘적정기업’은 그렇게 탄생한다.



집밥에게 묻고 집밥이 답하다


어떻게 홍보하는가?


홍보로 돈 써 본 적이 없다. 창업하는 분께 강조하는 것이 돈 들이지 말라고 거다. 사람들을 움직이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돈으로 홍보하면 끝도 없고. 우리가 취할 수 있는 것은 진정성과 스토리 밖에 없다. 철저히 현장에 기반을 둔 스토리가 필요하다. 사실 집밥 홍보는 하려고 한 적도 없고, 그냥 됐다. 페이스북도 사람들이 알아서 공유했고. 스토리나 진정성에 기반해 움직일 필요가 있다. 페이스북으로 처음엔 장난처럼 “위대한 시작이야”라며 시작했다. (웃음) 나중엔 네이버 첫 화면에도 소개가 됐는데, 처음부터 블로그에 꾸준히 정리를 한 덕분이었다. 콘텐츠를 기억으로 남기는 노력도 해야 한다. 다양한 방법을 활용해야 한다.


모임장소를 어떻게 연결하나?


원래 알던 곳도 몇 군데 없었다. 검색해서 필터링 하고, 찾아가서 먹어봤다. 초기엔 회사라고 할 수가 없었다. 동아리 모임이라며 자주 올 테니 잘해달라고, 얼굴도장 찍고 그랬다. 그런 식으로 얘기가 잘 되면 다행이었고, 문전박대도 많이 당했다. 소셜커머스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때문에 얘기도 안 들어보는 경우도 많았다. 중요한 것은 발품과 리서치였다. 요즘은 매장에서 먼저 연락 오는 경우가 생겼다. 매장에서 직접 호스트를 하는 경우도 많이 생겼고.


집밥의 성장가능성, 어떻게 보고 있나?


되게 어려운 질문이다. 솔직히 내일도 다음 주도 모르겠다. 성장은 모르겠고, 지향하는 바는 말씀드렸고, 스타트업이나 트렌드코리아 등에서 소설다이닝을 적극적으로 푼다면, 프랜차이즈와 손잡고 나갈 수도 있을 것 같기도 하고. 그렇게 성장할 수도 있겠지. 그러나 내가 보는 건 성장보다 지속가능성이다. 가치를 지키면서 지속가능성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그동안 운영하면서 성장이라는 단어를 넣은 적이 없었다. 생존과 지속가능성이 더 중요하다. 

 

그래도 지속가능하려면 일정부분 성장해야 하는데, 그 방식이 나 혼자는 안 되고, 같이 하려고 했기 때문에 현재까지 온 것이다. 앞으로도 성장하려면 여러분이 도와주셔야 한다. (웃음) 마을공동체, 공유경제 등 사람들이 만나야 하는 분위기가 가속화된다면 성장할 수 있지 않을까? 집밥이라는 기업을 성장시키겠다는 생각으로 이걸 일이라고 받아들이면 언젠가 그만둘 것 같고, 그렇게 돼서 혹시라도 소셜다이닝 문화가 사라지는 것이 싫다. 그래서 오래 함께 가도록 내가 만드는 모임이 아닌 다양하고 많은 사람들이 주최하는 모임이 앞으로도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

 

[서울, 공유경제를 만나다] 집밥 박인 대표의 발표 (사진출처 : 캐리브래드슈 http://blog.naver.com/kss3500)

 

사회적기업과 공유기업도 보통 기업형 창업 과정을 따라가면 처음에 가진 가치가 사라지지 않을까? 공유가 꼭 수익창출과 직결돼야 할까?


좋은 질문이다. 내 경우, 창업을 한 것이 세 번째다. 쇼핑몰 창업을 처음 했다. 가치창출이 아니라 파는 사람에 그친다는 점에서 가치를 못 느꼈다. 두 번째로 사회적기업을 만들었다. 1년 동안 좋은 시간을 보냈지만, 매일 아침 코피를 터트렸고, 힘들었다. 지속가능한 모델이 나오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다. 다시는 창업 않으리라 했는데, 기질을 못 이기고 하고 있다. (웃음) 사실 고민을 많이 했다. 커뮤니티로 있으면 안 되나? 비즈니스 모델 나올까? 결론은 커뮤니티나 문화로만 있으면, 내가 하지 않으면 없어질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질문에 대한 답을 하자면, 더 공격적으로 창업과 비즈니스 모델로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역에서 소셜다이닝 개념으로 청소년들에게 온전한 식생활을 지원할 수 있는 방법이나 아이디어가 있지 않을까? 지역 커뮤니티와 적극적으로 연결한다면 좋은 방법이 있을 것 같다.


지역 사회복지센터에서 제안을 주신 적이 있다. 급식문제가 이슈가 됐고, 협력해서 뭔가를 하자고 제안해 주셨는데, 당시 혼자 활동하던 시기라 할 수가 없었다. 지금도 지속가능성을 일단 확보해야 해서 조금 어려움을 느낀다. 아이디어 더 짜서 상생할 수 있다면 그런 모델을 만드는 것도 좋지 않을까. 의미 있는 또 다른 통로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우리가 속도가 느려서 아직 움직이질 못하고 있다.


도시락 배달은 1인분도 가능한가? 사람들이 얼마나 같이 먹는가?


아직 시범이지만, 10인분 이상 시켜야 배달을 한다. 소셜다이닝을 완성시키는 의미로서 도시락 사업을 시작했다. 장소는 있는데, 밥을 어떻게 먹을지 고민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그래서 개인에겐 할 수가 없다. 같이 먹어서 맛있는 거니까. 오프라인 매장을 내거나 주방 운영에 대한 제안도 있었는데, 거절했다. 여러 이유가 있지만 그런 것을 하면 협력하는데 장애가 되고, 무엇보다 내가 그런 걸 잘 못한다. 내가 잘하는 것에만 집중하자는 주의다. 요식업이나 매장 운영은 보통 일이 아니더라. 나는 그 분들이 장사를 더 잘하게끔 회전율을 높이게끔 협력해야 서로 잘 된다고 본다.


공유경제는 신뢰가 바탕인데, 모임이 늘어나다보면 불미스러운 사건이 생길 수도 있을 것 같다. 어떻게 관리할 생각인가?


여태껏 그런 경우는 없다. 문제가 터져도 재밌는 것이 커뮤니티 안에서 정화가 되더라. 사고가 터지기 전부터 메시지가 날아오기도 하고. 요즘 에어비엔비를 보니까 친구의 친구를 찾아주더라. 모임, 숙박을 예약할 때, 친구의 친구 등으로 새끼를 치니까 상대적으로 신뢰를 할 수도 있고. 그런 네트워킹을 통해 리스크를 관리할 수 있지 않을까.


 

공유경제에디터 김이준수의 추천영화 <카모메식당> 

이 영화, 공유와 연대의 영화다. 핀란드의 한 마을에 커피하우스를 연 사치에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는 피붙이는 아니지만, 정붙이로서의 연대 혹은 대안가족의 풍경을 보여준다. 그들은 끈적끈적하지 않다. 뭣보다 그들, 생이 외로운 것임을 알고, 그것을 피하려 하지 않고 자연스레 받아들인다. 혼자임을 부끄러워하지도 않고, 의지하는 것도 민폐가 아니다. 그들이 마을이다. 집밥을 공유하고 마음을 공유하는 그들이 진짜 가족이다.

 

(☞ 공유경제 강연은 계속됩니다. 신청하시라!

서울, 공유경제를 만나다 http://www.wisdo.me/1050)


by. 커피향 공유하는 남자, 김이준수(공유경제 에디터)


밤9시가 넘으면 1000원으로 내려가는 커피가 있는, 당신과 나의 공간을 꿈꾼다.

커피 한 잔으로 우리는 세계를 사유하고, 세계를 공유한다.

그 알싸하고 향긋하며 좋은 커피향, 나만 맡을 수 없어 당신과 함께 공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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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은 모든 것에 잇닿아 있다." 

환상문학의 대가이자 아르헨티나의 대문호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의 말입니다. 그것은 사람뿐 아니라 자연, 사물 등 모든 것을 포괄하는 것이겠죠. 마을도 마찬가지입니다. 있는 것을 잇기 위해 마을공동체를 호명한 지금, 우리는 많은 것이 잇닿아 있음을 조금씩 깨닫고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획일주의에 평생 맞서고 개성적인 삶을 추구해야 합니다. 새로운 길은 예전의 길에서 벗어나야 가능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는 책을 읽어야 하고, 책밖으로 나와 세상에 길을 만들어야 합니다. 몸과 마음이 주체적으로 살아가는 일이 행복이며 건강의 올바른 정의가 아닐까요. 

 

여기, 함께 읽고 싶은 책이 있습니다. 권하는 것이 아닙니다. 함께 읽고 싶은 것들입니다. 지금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어 보이는 것으로 여겨질지 몰라도 가까운 내일, 희망이 될 수 있습니다. 책이 그렇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말을 참 좋아합니다. 

 

"내 이 세상 도처에서 쉴 곳을 찾아보았으되 마침내 찾아낸, 책이 있는 구석방보다 나은 곳이 없더라." 

 

당신과 함께 마을감수성을 자라게 할 수 있는 이 책들, 읽고 싶습니다.


 

≪삶은 홀수다≫

싱글 천국, 커플 지옥? 아니다! 삶을 홀로 설 수 있는 사람이 ‘멘탈갑’이다. 좋은 친구, 좋은 이웃, 포기할 수 없고 필요하지만 어쩔 수 없이 혼자인 것도 존재의 운명이다. 존재의 의미를 일깨우고 고립감에 포박당하지 않게 하는 내면의 힘도 필요하다. ‘홀로 있는 것’이 얼마나 재미있고 자유로운 것인지 아는 사람은 ‘삶은 홀수’라는 말의 의미를 안다. 혼자 잘 있을 수 있는 사람이 여럿과도 잘 지낼 수 있다. 외톨이나 히키코모리와는 다른 ‘홀수’를 주목하라!

 


 

《몰락 선진국 쿠바가 옳았다》

쿠바를 아직도 ‘사회주의’ 혹은 ‘주적’의 프레임(테두리)에서 본다면, 그는 (시대에 뒤떨어진) 바보다. 물론 물질적으로 여전히 가난하다. 그럼에도 쿠바는 ‘세계에서 가장 지속가능한 나라’다. 모두가 가난하지만, 누구도 굶어죽거나 소외되지 않는다. 사람들이 존엄을 가지고 살 수 있는 나라, 구미가 당기지 않는가? 쿠바혁명기념일(1월1일), 쿠바에서 만나자! 혁명 때문이 아니다. 춤 때문이다. 당신과 쿠바의 모든 곳에서 춤추고 싶다. <치코와 리타>에서 그들이 사랑했던 쿠바의 시절처럼.

 

 

《행복의 경제학》

“세계화는 인간과 환경을 희생시켜 자신의 이윤을 추구하기 위해 각국 정부에 압력을 행사하는 초국적 기업의 작품”이다. 그동안 우리는 ‘세계화와 성장’의 신화에 속았다. 이젠 눈을 떠야 한다. 지역화, 마을화를 통해 우리는 “지속 가능한 삶, 갈등의 평화적 해결, 일자리 창출, 아이 양육, 적절한 교육 제공, 또는 삶을 기리고 즐기는 것”이 가능하다. 마을에 행복이 있다! 목적이 아닌 과정에서 나오는 무엇이다.


 

 

 

《미생》

일본에 《시마과장》(지금은 ‘시마사장’이 됐다!)이 있다면, 한국에는 ‘장그래’가 있다. 한국판 샐러리맨 만화의 새로운 장을 열어젖힌 작품이다. 바둑을 하던 장그래가 종합상사에 들어가서 겪는 좌충우돌은, 노동자인 우리 자신의 이야기다. 미생, 즉 ‘아직 살아 있지 못한 자’는 여전히 흉포한 자본과 권력에 휘둘리는 우리의 또 다른 호칭이기도 하다. 노동을 배제한 자본주의는 사랑 없는 결혼 생활과 같다. "그게 어때서?"라고 묻는다면, 더 할 말은 없다. 마을에서도 노동(자)은 반드시 고려하고 숙고해야 할 문제다. 다양한 재미와 관점이 있지만 《미생》에서 놓치지 않아야 할 문제는 당연히 '노동'이다.  

 


 

《서울은 깊다》

과연 서울에 사는 우리는 우리가 발 딛고 있는 곳을 얼마나 알고 있는가. 자신 있게 대답하지 못할 것이다. 우리에게 서울은 무엇인가. 우리의 서울은 안녕한 걸까. 서울의 속살을 좀 더 알고 싶다면 《서울은 깊다》는 충분히 유용하다. 그렇게 당신의 서울에 발을 디뎌라. 이 책을 보고 난 후, 당신의 서울이 달라질 것이다. 장담한다. 서울이 깊으면 마을도 깊어진다. 내 사는 공간(장소)에 대한 나의 태도와 시선 때문이다. 

 

 


 

《제가 살고 싶은 집은》

집이 ‘사는 곳(living)’이 아닌 ‘사는 것(buying)’이 돼 버린 시대. 그것은 우리의 잘못된 가치가 빚은 참사다. 그러니 ‘낡은 책과 다듬지 않은 돌로 지은 집’ 잔서완석루를 만들기 위해 건축가(이일훈)와 건축주(송승훈)의 ‘생각나눔’을 통해 집의 진짜 가치를 되찾아야 한다. 건축의 지형과 삶의 지형은 결국 같다. ‘어떻게 살 것인가’를 묻는 것이 건축의 문제이자 삶의 문제라는 이들의 생각나눔은 당신의 세계를 한 뼘 더 넓혀줄 것이다.

 

 

(띄엄띄엄 계속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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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함께 읽어요] 마을감수성을 자라게 하는 책 ②
    from 맺고,따고,볶고,내리고,느끼고,사랑하라! 2013-02-08 12:36 
    "모든 것은 모든 것에 잇닿아 있다." 환상문학의 대가이자 아르헨티나의 대문호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의 말입니다. 그것은 사람뿐 아니라 자연, 사물 등 모든 것을 포괄하는 것이겠죠. 마을도 마찬가지입니다. 있는 것을 잇기 위해 마을공동체를 호명한 지금, 우리는 많은 것이 잇닿아 있음을 조금씩 깨닫고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획일주의에 평생 맞서고 개성적인 삶을 추구해야 합니다. 새로운 길은 예전의 길에서 벗어나야 가능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24시간 책을 공유할 수 있다는 즐거움, 국민도서관 책꽂이
[서울, 공유경제를 만나다] 국민도서관 책꽂이(2월7일) 


 

“내 이 세상 도처에서 쉴 곳을 찾아보았으되 마침내 찾아낸, 책이 있는 구석방보다 나은 곳이 없더라. (In Omnibus requiem quaesivi, et nusquam inveni nisi in angulo cum libro)”


- 15세기 독일 신학자 토마스 아 켐피스(Thomas a Kempis).

움베르토 에코가 《장미의 이름》서문에 인용해서 널리 알려짐 -

 

 

그래요. 책이 있는 구석방, 도서관입니다. 도서관은 우리가 가장 손쉽게 만날 수 있는 공유경제의 공간입니다. 어쩌면 공유경제의 본격적인 시작이 도서관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생각해보세요. 도서관의 숱하게 많은 책들, 누군가의 소유이던가요? 아닙니다. 모두가 공유할 수 있잖아요. 누구도 소유하지 않되, 누구나 사용(활용)한다. 공유경제의 수사를 만들기도 전에 이를 실현한 곳이 바로 도서관이죠. 도서관의 책은 누구나 접근이 가능한 공공재이자 공유 자산이며 빌려갈 수 있습니다. 책을 공유한다는 것은, 곧 사회의 지식과 교양 수준을 높이는 일이라고 할 수가 있죠.

 

그러니 공동체의 구심점으로서 도서관은 중요합니다. 우리는 그것을 <듀이 : 세계를 감동시킨 도서관 고양이>에서도 확인할 수 있죠. 이 책은 도서관이 공동체 안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혹은 해야 하는지를 보여줍니다. 듀이가 있던 미국 스펜서 도서관의 사서이자 이 책의 저자인 마이런은 말합니다. “도서관은 마을의 중요한 구심점이에요. … 새로 포장한 도로도 물론 좋지만, 그걸로 우리 마을의 정신이 고양되는 건 아니거든요.”

 

한기호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소장의 얘기도 귀 기울일 필요가 있습니다. 그는 ‘스펙 쌓기’에 몰두하고 있는 대학은 이미 몰락했다고 전제하면서, “이제 ‘대학 밖의 대학’에서 희망을 보는 시대이고, 도서관이 그 중심이 될 것이다. 어려서부터 도서관에서 책을 읽고 스스로 사유하는 것이 프로페셔널이 되는 길”이라고 전합니다.

 

그런데 문제가 있습니다. 우리가 평소 도서관을 만나고 갈 수 있는 시공간의 기회가 흔하지 않다는 것이죠. 2012년 2월 현재, 서울의 공공도서관은 시립 22개관, 구립 91개관, 사립 7개관, 장애인 10개관 등 130개관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권장 기준(인구 5만 명 당 1개관)인 211개관의 63%에 불과합니다. 또 구립도서관 중 보유 장서가 2만권도 안 되는 도서관이 1/3이나 된다고 합니다. 어떡하면 좋을까요?

 

 

온라인에서 찾는 도서관, 국민도서관 책꽂이


 

 [서울, 공유경제를 만나다] 국민도서관 책꽂이 신청 : http://www.wisdo.me/1050
  

여기, ‘국민도서관 책꽂이(www.bookoob.co.kr, 이하 책꽂이)’가 있습니다. 오프라인의 한계를 넘는 공유경제의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온라인 도서관. 더구나 도서관 건물을 짓기 위한 큰 규모의 예산도 필요 없습니다. 장서의 부족에 대한 고민도 해결책이 상대적으로 수월합니다. 회원 수에 맞춰 계속 늘어나는 시스템이니까요.

 

그렇다면, 책꽂이가 무엇인지 좀 더 들어가 볼까요? 각자가 갖고 있는 책을 제3의 공간에 모아 온라인을 통해 빌려주고 빌려볼 수 있는 공유 시스템을 갖춘 온라인 도서관 서비스입니다. 책꽂이는 이를 통해 사회의 공공지식인 책과 관련된 개인과 사회적인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고자 합니다. 공유경제를 통한 사회문제의 해결.

 

책꽂이의 처음 기획은 ‘오프라인의 클라우드 서가’ 개념이었습니다. 책을 좋아하고 필요로 하는 사람들의 고민 중 가장 큰 것은 책을 둘 공간이 부족하다는 것이죠. 그래서 (가슴 아프게도) 책을 버리거나, 중고로 팔거나, 기증하는 방법밖에는 없었습니다. 혹은 오프라인 도서관에서 빌려보는 방법이 있으나 도서관 갈 시간이 부족하거나 멀 경우, 눈물을 머금습니다. 장웅 국민도서관 책꽂이 도서관장, 그래서 별도의 공간을 마련해서 이용하게 하자, 생각했었습니다. 여기서 또 한 번 기획이 업그레이드합니다. 개인들을 모아모아 온라인에 하나의 도서관을 만들어보면 어떨까. 그것을 통해 서로의 책을 빌려볼 수 있게 하면 어떨까.

 

책꽂이는 그렇게 자연스럽게 온라인을 통해 ‘공유경제’를 실현하는 공간이 됐습니다. 책꽂이에 꽂힌 모든 책은 (회원) 모두의 책이 되는 순간입니다. 무엇보다 책을 통한 지식의 공유도 가능하게 됐습니다. 서재 한 구석에만 있었다면 한 사람의 지식에만 머물렀겠지만, 책꽂이를 통해 세상을 누비게 된 책은 모두의 지식이 되는 것이죠.

 
또 품절이나 절판의 경우에도 도서구입자를 수배해 책을 볼 수 있으며, 공공도서관의 부족 문제까지 해결할 수 있습니다. 현재 베타서비스 기간 중 최대 25권을 두 달 동안 대여할 수 있습니다. 1~5권이 5천원 6~15권이 6천원, 16~25권이 7천원. 책 한 권 값도 되지 않는 비용에서 25권을 마음껏 읽을 수 있다는 것, 두 달의 행복이 보장됩니다.

 

 

책꽂이, 새로운 책 문화를 만들다

 

책꽂이는 2011년 10월 베타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초기 장웅 도서관장의 책 2000여종으로 시작한 장서는 1월 20일 현재 1만8814종 2만1028권으로까지 확대됐습니다. 반복 이용하는 손님도 늘고 있습니다.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책을 널리 공유하기 위한 명사들의 참여도 이어지고 있고요. 공유경제 전도사 양석원(이장) 코업 대표의 서가도 있으며, 총각네 야채가게로 널리 알려진 김영한 대표의 서가 등이 마련돼 있습니다. 장웅 도서관장은 여기서 한 단계 더 진화된 모습을 꾀하고 있습니다.

 

“사회 저명인사들이 보유하고 있는 책을 국민도서관을 통해 공유할 수 있도록 하고자 합니다. 곧 이들은 서가가 아닌 자신의 이름을 가진 온라인 도서관(예를 들면 ‘김영한 도서관’)과 같은 식으로 친구들이나 지인에게 소개할 수 있도록 개발을 진행 중에 있습니다.” 

 

이런 일도 있었습니다. 산골에 위치한 신생 부대의 한 병장이 전화를 해왔습니다. 문화적인 수혜를 전혀 받지 못하는데, 책꽂이를 통해 도서를 대여 받고 싶다는 요청이었죠. 특히, 후임들이 계속해서 책을 읽을 수 있게 하고 싶다는 내용. 그리고 부대 지휘관과 상의를 거쳐 주임원사를 통해 50여 명의 부대원들이 자기가 읽고 싶은 책을 선택해서 읽을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도서관이 없는 지역에 도서관을 심어준다’는 책꽂이의 창립 이념을 확립한 계기였습니다.

 

책꽂이는 현재 월 3천원의 회비를 내는 이용자에 의한 유료모델입니다. 책 대여비용은 없습니다. 왕복택배비만 지불하면 되는 셈이죠. 적은 비용으로 수만 권의 도서관을 갖게 되는 책꽂이의 방식은 새로운 책 문화를 만들고 있습니다. 책을 공유하는 것만큼 좋은 것, 없습니다. 다양한 책을 비용 걱정 없이 읽을 수 있다는 장점이 점점 더 많은 회원을 끌어당기는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책을 공유함으로써 비슷한 생각과 사유를 하는 사람과 관계를 맺을 수도 있습니다. 자신의 취향을 더욱 공고하게 알 수 있는 기회도 될 수 있겠죠.

 

장웅 도서관장은 책꽂이를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불이 꺼지지 않는 도서관’으로 요약합니다. 사람들에게서 책이 없어지지 않는 한 책꽂이는 불이 꺼지지 않을 것입니다. 그는 책을 읽는 사람들 간에 가지는 기본적인 신뢰를 바탕으로 택배 서비스가 원활하게 돌아가는 어느 나라에서도 이와 같은 사업을 전개하고픈 생각도 갖고 있습니다.

 

 

책꽂이는 곧 도서관을 언제 어디서든 만날 수 있다는 기쁨입니다. 책을 공유함으로써 가지는 기쁨을 우리는 영화 <러브레터>를 통해 알고 있습니다. 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 꽂힌 도서 대여표에 그려진 후지이 이츠키의 그림을 잊을 수 없는 이유입니다. 책을 공유할 때의 낭만 같은 것. 과연 우리는 그 낭만을 어떻게 향유할 수 있을까요. 디지털 시대에도 그것이 가능할까요. 일단 우리 만나서 들어봅시다.

 

오는 2월 7일 목요일 오후 7시 30분, 서울시 신청사 3층 대회의실, ‘내 책을 보관하고 서로 빌려볼 수 있는 국민의 도서관’ 국민도서관 책꽂이를 만나보세요!

☞ 신청 : [서울, 공유경제를 만나다] 내 책을 보관하고 서로 빌려볼 수 있는 국민도서관 책꽂이
 

 

by. 커피향 공유하는 남자, 김이준수(공유경제 에디터)

 

밤9시가 넘으면 1000원으로 내려가는 커피가 있는, 당신과 나의 공간을 꿈꾼다.
커피 한 잔으로 우리는 세계를 사유하고, 세계를 공유한다.

그 알싸하고 향긋하며 좋은 커피향, 나만 맡을 수 없어 당신과 함께 공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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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안에 있는 공유경제 스타일을 끄집어 내다!

[서울공유경제를 만나다코업 양석원 대표 (110)



지난 1월 10서울시 신청사 3층 서울공유경제를 만나다의 문을 열었습니다이날 공유사무실을 운영하는 코업(CO-UP)의 양석원(이장대표가 아무 것도 소유하지 않되 모든 것을 사용한다는 제목으로 협력적인 소비공유경제에 대한 이야기를 풀었습니다.


강연의 첫 발걸음이 이날 열린 것은 나름 의미가 있었습니다마침 코코 샤넬(본명. 가브리엘 샤넬 Gabrielle Chanel, 1883.8.19 ~ 1971.1.10.)의 42주기였는데요샤넬이 공유경제와 무슨 상관의아하겠지만짧게 얘기해보죠알다시피샤넬은 패션을 통해 혁명적 생각을 공유하고 여성을 해방시킨 장본인입니다이전까지 허리를 사정없이 조이며 여성의 몸과 마음을 속박하던 코르셋갈비뼈까지 꾹꾹 눌러가며 착용했던 코르셋 때문에 여성들은 호흡도 곤란할 정도였고기절하는 여성도 많았습니다물론 폴 푸아레(Paul Poiret)가 코르셋을 없앤 복식을 먼저 선보였지만샤넬이 이를 본격화시켰습니다장례식에만 입던 검은 옷을 일상화시켰고드레스를 무릎 위로 올렸습니다핸드백에 끈을 달아서 두 손을 자유롭게 만들었습니다.


따지고 보면샤넬은 지금 테이크아웃 커피점을 창궐시킨 시발이라고 할 수 있죠두 손으로 자유롭게 함으로써 테이크아웃 커피잔을 들 수 있게 한샤넬은 불필요하고 허세 가득한 복장을 몰아내고 복식 혁명을 일궜습니다여성을 옷뿐만 아니라 시대의 속박으로부터도 해방시킨 샤넬그녀가 그런 생각을 한 것은 지혜와 사유의 공유 덕분이었죠공유기업 위즈돔의 것과도 비슷했네요어쨌든 그녀커피하우스 레 되 마고(Les Deux Magots)’를 들락거리며사상철학가작가예술가 등과 교류했습니다장 콕토피카소달리스트라빈스키헤밍웨이콜레트그레타 가르보마를레네 디트리히... 숱한 문화예술계 인사들과 교류하고 생각을 공유했었죠공유했기에 가능했던 샤넬의 모든 것그것은 샤넬 스타일이었습니다.


사진 제공 : 공유경제에디터 김윤정


그러니까이날부터 4개월에 걸쳐 진행되는 ‘서울, 공유경제를 만나다’는 공유경제 스타일을 만드는 시작입니다공유함으로써 세상을 바꾸고 여성을 해방시킨 샤넬처럼십대부터 칠십대까지 공유인들이 모여 내 삶과 우리 세상을 실제로 바꿔가는 현장. ‘아무 것도 소유하지 않되 모든 것을 사용할’ 수 있는 시대우리는 이제 조금씩 다른 경제다른 삶을 살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양 대표의 강연 현장으로 들어가 보죠.



협력적 소비공유경제?


“Collaborative Consumption. 협력적 소비죠그런데 이 말이 어려워서셰어링 이코노미(Sharing Economy), 공유경제로 바꿔서 설명하고 있습니다그렇다면 공유경제는 무엇일까요다른 이해가 필요하지 않습니다오래전 우리가 해온 것의 일부분입니다재화물건시간능력 등을 다른 사람과 나누는 것여기서 경제적인 활동이 이뤄지니까 공유경제입니다남이 안 쓰는데 내가 필요한 물건찾을 수 없을까스마트폰 덕분에 이게 더 쉬워졌습니다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을 통해 모르는 사람과도 거래를 하는데 쉬워졌습니다.”


양 대표는 공유경제 기업이 페이스북트위터 등 SNS의 도움을 받아 활성화되고 있다고 설명합니다과거에는 물건시간능력 등을 나누는데 장벽과 한계가 있었다면스마트폰이나 ICT(정보통신기술)는 이를 넘을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이것시대의 변화와도 맞물립니다앞선 20세기가 학벌직장가문 등을 내세운 시대였다면 앞으로는 평판의 시대가 될 것이라는 거죠평판은 사람과 사람의 관계커뮤니티를 통해 형성되는 법이니 ICT의 발전은 이를 좀 더 쉽게 확인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줍니다.


양 대표제레미 리프킨의 저작 소유의 종말(The age of access)를 언급합니다. 10년 전만 해도 리프킨의 이 말믿는 사람이 많지 않았죠소유가 아닌 사용에 누구도 신경 쓰지 않았습니다그러나 지금사용과 접속부각되고 있습니다이건 도서관을 생각하면 됩니다책을 누구도 소유하지 않지만누구나 봅니다소유하지 않되 사용한다여기서 단초를 얻습니다물건을 사고 서비스를 이용하는데 생각을 달리 해본다는 것그것이 공유경제의 단초입니다.


공유경제는 요즘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미국은 2008년 금융위기(경제위기)가 닥치면서 공유경제가 시작됐습니다사고 파는 것에 대해 다른 방향으로 생각하고 전환한 거죠올해도 세계 경제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데역으로 공유경제는 각광을 받을 겁니다분명 소비를 다른 방향으로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ME’에서 ‘WE’로 바뀐다!


“‘me-제네레이션에서 ‘we-제네레이션으로 바뀔 겁니다.”


다시 돌아가양 대표는 21세기에는 평판이 더 중요해질 것으로 전망합니다학벌사는 곳직장 등보다 자신이 속한 공동체커뮤니티 등이 더 중요해진다는 것. 20세기가 광고마케팅을 통해 물건을 대량으로 팔았다면, 21세기는 소유보다 필요할 때 사용하는 것이 더 중요해지는 시대입니다대량소비의 시대에서 협력적 소비(협동소비)의 시대로의 전환.



예를 듭니다자동차. 20세기 그리고 남자들을 열광시킨 물건이동의 도구로 첫 등장했지만 자동차는 이미 어떤 상징이 됐습니다헌데자동차를 소유하는 순간부터 자동차는 90% 이상 서 있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이동을 위한 것이 주목적이었지만 이토록 오래 서 있다면자동차는 가만있을 때도 돈 먹는 하마입니다보험료주차료 등은 물론이요관리나 신경까지 써야함을 감안하면마음까지 먹는 하마죠그러니필요할 때만 차를 쓰고 싶은 사람생기지 않을까요?


완성차업체에서 차를 사는 것이 20세기였다면 짚카스트리트카 등 카셰어링 기업이 21세기의 트렌드입니다짚카는 시간 단위로도 빌려 쓰고 전용주차장도 있습니다주차할 고민도 없고 필요하면 언제든 쓸 수 있죠기술적으로도 문제없습니다카드만 대면 차문이 열리고얼마나 탔는지도 알 수 있고요그리고 최근 서울에서도 카셰어링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습니다짚카는 또 세계에서 제일 큰 렌터카 회사인 에이비스에게 5500억 원에 팔렸습니다짚카는 유치원 아이를 키우는 2명이 시작했는데처음엔 어려웠지만 사업을 잘 하는 기업가가 짚카와 다른 회사를 합쳐서 회사를 키웠습니다.”


여기서 더 나가면카풀과 같은 라이드 쉐어링이 있습니다유럽엔 이것이 잘 돼 있다는데요함께 타기 위해 걸림돌이 되는 신뢰도 스마트폰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고 하네요더 혁신적으로 나가면 ‘P2P CAR RENTAL’이 있습니다개인끼리 빌리는 것입니다차가 놀고 있으면 돈을 주고 빌리는 거죠보험도 제공하고. DriveMyCar, RelayRides, GETTAROUND, Whipcar 등의 기업을 예로 듭니다카셰어링은 P2P, B2C, NFP(Non-For-Profit or CO-OP) 등으로 나눠지는데, ‘퓨처오브카셰어링닷컴(http://futureofcarsharing.com)을 통해 그 전망을 잘 볼 수 있다.


돈이라고 다르지 않습니다돈이 생기면 은행에 돈을 넣는 것이 일반적이었으나이제 은행에 돈을 맡겨도 이자도 적고대출도 어렵습니다그래서 나온 것이 ‘P2P Social LENDING’, 즉 개인과 개인이 돈을 빌려주고 받을 수 있는 서비스도 생겼습니다그런데이 경우 돈을 떼어먹힐 수 있는 위험이 있습니다평판이 그래서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됩니다해외에 LendingClub, zopa, peer mint, CommunityLend 등이한국에서는 팝펀딩 등이 있습니다.


개인과 개인에서 더 나아가사이버화폐 등을 통해 경제적인 활동을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지역이나 공동체에서 공동체화폐를 많이 쓰는데요여기서도 평판이 중요합니다학교지역직장 등이 아니라 얼마나 평판이 있느냐에 따라 조건이 달라지는 거죠평판을 돈을 주고 쌓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공유경제는 그렇듯생활과 연관해서도 자동차자전거공구카메라(), 땅 등 모든 것이 가능합니다코업(CO-UP)은 파티션이 없고다 트여있습니다집에서도 일할 수 있는데 왜 나와서 할까요이런 공간이 앞으로 더 많이 생길 것으로 봅니다.”


아울러 공유기업들의 새로운 기회와 성숙도를 다룬 표도 한 번 참조해보시고요. (. THE OPPORTUNITIES FOR SHARING)



특히, ‘공유라고 물건만 생각할 필요없습니다시간을 공유할 수 있고경험도 그러하며지식이나 지혜도 그러합니다샤넬도 생각의 공유를 통해 20세기 복식 혁명을 이뤘다는 사실잊지 마세요우리들의 공유도시를 만들기 위해서도 필요한 것은 바로 상상력과 사유아닐까요.



공유경제를 하면서 알면 좋은 것들


양 대표공유경제를 이루는 세 가지 축을 말합니다.

- Product service systems 제품을 소유할 필요없이 혜택을 사용하는 것

- Redistribution markets : 서로 교환함으로써 재분배하고 협력적 소비를 만드는 것

- Collaborative lifestyles : 기술시간 등을 제공하고 공유되는 것


아울러공유경제의 원칙도 뒤따릅니다.

Trust between strangers : 신뢰를 기반으로 한다

Belief in the commons : 공공재에 대한 믿음(모든 사람이 함께 쓰는 것이다)

Idling capacity(유휴자산) : 잠자고 있는 것을 깨우면 경제적 효과가 만들어진다

Critical mass(임계점) : 이용자 숫자가 임계량에 도달해야 한다


공유경제에 힘을 불어주는 장치도구는 다음과 같습니다.

P2P Technologies : 정보통신기술

Resurgence of community : 공동체에서 다시 쓰고 공유할 수 있는 것을 하자

Environmental concerns : 환경에 대한 검토인식

Cost consciousness : 경제적 측면에서 새 것을 사는 것보다 이익이 된다


공유경제 신뢰 구축에 다섯 가지 중요한 요소를 말합니다.

- Personal profiles : 개인프로필 작성 기능

- Official verification : 인증

- Degree of separation : 친구의 친구 등 내가 아는 사람을 통한 신뢰도 형성

- Peer reviews & ratings : 평점이나 리뷰

- High-touch : In-person screening : 사람을 통한 확인


에어비앤비는 전세계 힐튼호텔 체인보다 빌려주는 방이 더 많습니다처음부터 대박을 터트린 게 아니라 3년 동안 엄청 고생을 했습니다전혀 모르는 사람에게 집을 열어준다는 아이디어에서 시작했는데지금 생각해도 쉽지 않죠한 번은 아이들이 쓰던 오두막을 아이들이 커서 내놨는데큰 인기를 끌면서 지금 1년 치 이상 예약이 돼 있을 정도예요네팔의 물 위에 떠 있는 집도 있고서울에도 방이 있습니다서울에 관광객이 많이 오는데남는 방 있으면 내주세요언어도 배우고함께 놀면서 친구도 사귀고집에 전혀 모르는 사람이 오는 게 이상한데페이스북 등을 통하면 아는 사람의 아는 사람 등이 내놓은 집도 찾을 수 있어요외국인 입장에서 한옥이나 일반 가정을 보면 재밌는 생각을 할 수도 있을 거고요.”


공유경제는 무엇보다 다양한 이익을 제공합니다기본적으론 경제적 이익부터환경과 생활에서도 그러하며사회와 커뮤니티에 책임 있는 행동을 하는 사회적 동물로서의 자부심도 느끼게 합니다공유경제라는 새로운 문화에 적응하는 문화인으로서의 면모까지.


사진 제공 : 공유경제에디터 김윤정


양 대표, “Solo, But Not Alone!”라고 말합니다이미 한국에도 공유기업들이 속속 생겨나고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각기 하나의 기업이지만혼자 가는 것이 아닌 공유로서 새로운 사회와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음을 인식시킵니다공유경제우리에게 뿌리 깊게 남아 있는 문화맞습니다품앗이와 상부상조 등과 같은 좋은 공유 유전자(DNA)가 우리에겐 있었습니다함께 사용하고 나누고 이웃과 맺는 관계우리에겐 이미 공유경제 DNA가 있음을 자각할 수 있었던 시간우리는 새로운 스타일을 만들 수 있음도 확인했습니다지금 당장샤넬 제품이 없을지 몰라도당신에겐 샤넬 스타일은 있을 수 있습니다그것은 곧 공유 스타일!



Q&A


공유경제 모델을 이해하기 위한 서울시 교육 프로그램이나 지원사업이 있나?

(김기현 서울시 혁신기업팀장공유경제를 비롯한 공유사업 지원을 위해 지난해 조례가 만들어졌고규칙을 만들고 있다사회적기업처럼 신뢰할 수 있는 공유기업을 지정하고 홍보하며해당 기업에겐 홍보비나 신규 투자비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창업과 관련해서는 서울시 창업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올해 20개 공유기업의 창업지원을 검토하고 있다창업 공간 지원이나 컨설팅도 준비하고 있는데, 5월에 그 계획을 발표할 것이다기존에 창업한 공유기업에겐 사업 확장 프로그램이 있다창업과 기존 기업에 대한 지원 등 투트랙으로 진행될 것이다. 2월말쯤 공유경제기업 선정 공고가 뜬다.


공유경제가 연출이나 문화예술에도 통할 수 있을까?


예술 분야를 보면외국에는 빌딩이나 건물 공사가 덜 돼서 방치된 곳들을 아티스트들의 레지던스로 쓰게 한다거나 팝업 스튜디오로 공용하게 한다또 일본 패션회사의 것도 참고할 만한 것이 있다대개 유명 패션브랜드 회사들은 안 팔린 제품이라도 싼 시장이나 이월시장에 보내지 않고 브랜드 관리 차원에서 버린다패션 아티스트들이 그걸 받아다가 신진 디자이너들이 콜라보(협력)를 해서 재창조경제적 이익을 얻기도 한다.


가장 즐겨 사용하는 공유경제 서비스는 무엇이며 하고 싶은 공유경제 서비스가 있다면?


책을 빌릴 수 있는 서비스가 있다국민도서관 책꽂이(www.bookoob.co.kr). 여기에 내 온라인 서재가 있다. ‘이장을 검색하면 내 온라인 서재에서 책을 빌려볼 수 있다지난달멘붕이 와서 요즘 열심히 책을 읽고 있다. (웃음내가 하고 싶은 공유 서비스는방이 하나 있으면 외국에서 오는 기업가나 스타트업 기업가들과 이야기하면서 영어 공부도 하고함께 돌아다니는 그런 것이다재밌을 것이다생활과 접목해서 잘 할 수 있을 것도 같고.


공유경제카셰어링 기업과 달리 완성차업체에는 도움이 될까거시적으로 제조업과 공유경제가 상극이 될 수 있다고용에서도 그렇고공유경제가 기존 산업과 충돌하는 건 아닌가?


경제라는 분야가 꽤 크다공유경제를 하면 물건 파는 사람들이 힘들어하지 않을까하는 시선도 있는데그렇지 않다경제나 사회는 혁신하지 않으면 안 된다효율적이지 않은 산업은 도태되는 게 맞고변화할 것이다그렇다고 한 번에 확 바뀌지는 않는다공유경제가 주류경제가 된다 해도 아주 오래 걸릴 거다자동차도 재산 증식이나 재산 목록으로 소유하기보다 이동이 더 중요하다고 인식이 변화하면완성차업체들도 변화해야 할 것이다그렇다고 한 번에 빨리 변하진 않는다. ‘공유지의 비극도 있다여러 사람이 쓰는 목장이 있는데이 목장엔 잡초만 무성히 자란다피자도 너무 잘게 쪼개면 누구에게도 도움이 안 된다.


공유기업을 준비하고 있는 사람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누이 좋고 매부 좋아야 공유경제는 잘 된다생산자-소비자-연결자 삼자의 사이클이 맞아 떨어져야 사업이 잘 굴러간다에어비앤비를 예로 들어보자남는 방-돈 아낄 수 있는 개인-연결해주는 업체삼자가 맞아 떨어졌다공유경제라는 카테고리는 크지만 개별 기업마다 상황은 다르다사업이 단계를 넘어갈 때도 전략이 다르다홍보는 얼마나 강한 커뮤니티를 보유하느냐에 따라 다르다서비스를 이용해 본 사람이 그 가치를 가장 쉽게 전달해 줄 수 있다커뮤니티 빌딩을 잘 하는 게 중요하다.


(☞ 공유경제 강연은 계속 됩니다. 신청하시라!

서울, 공유경제를 만나다 http://www.wisdo.me/902)




by. 커피향 공유하는 남자, 김이준수(공유경제 에디터)


밤9시가 넘으면 1000원으로 내려가는 커피가 있는, 당신과 나의 공간을 꿈꾼다.

커피 한 잔으로 우리는 세계를 사유하고, 세계를 공유한다.

그 알싸하고 향긋하며 좋은 커피향, 나만 맡을 수 없어 당신과 함께 공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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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공유경제를 만나다] 첫 번째 시간 : 양석원(이장) 코업 대표 (1월10일)


솔직히 말해보자. 한국은 망해가고 있다. 무슨 말인가 할 텐데, 그 징조만 나열해도 끝이 없을 테니, 뭉뚱그리자. ‘OO발 경제위기’는 일상이 됐다. 위기의 일상화, 더 이상 위기가 아니라는 얘기다. 비정상이 정상을 대신한다. 사람들, 더 이상 ‘위기’라는 말에 놀라지 않는다. 면역이 됐다. 걱정하는 척은 한다. 그러나 이면, ‘나는 아니겠지’라는 마음이 똬리를 틀고 있다.

 

중산층 붕괴, 하우스푸어 등 푸어족의 만연, 자영업자의 몰락 등 언론을 연일 장식하는 기사들, 이젠 놀랍지도 않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자살률 1위 자리, 공고하다. 한국청소년상담소 연구결과에 의하면 자살을 고민하는 고등학생은 2008년 214명에서 2010년 476명으로 배 이상 늘었다. 비용을 감당하기 어렵거나 고통스런 세상에 살게 하고 싶지 않다는 이유로, 아이를 낳기 싫다고 말하는 사회. 이런 사회에 미래가 있다고 진심으로 말할 수 있나? 이른바 ‘싸가지’가 없어야 할 청년들이 기성세대의 위로와 측은지심을 받아야 하는 건 또 어떻고.

 

멘붕(멘탈붕괴)이 일상용어가 된 지금, 뉴욕타임즈도 대선 이후 한국 젊은 세대의 절망을 다루며, ‘men-boong’이라는 단어를 게재하기에 이르렀다. 한국은 곧 세계가 인정할 ‘멘붕 사회’가 될 것이다. 그토록 바라는 세계화, 이미 도달했다.

 

왜 절망만 늘어놓느냐고? 우리는 절망이라는 명확한 현실 인식에서 시작해야 한다. 근거 없는 낙관과 뼈대 없는 희망의 개소리에 더 이상 혹해선 안 된다. 분명히 하자. 희망은 없다. 고생 끝에 오는 건 낙이 아니라, 병이다. 고통은 그저 고통일 뿐. 거짓 희망이나 미화가 없는 시선이 필요하다. 그것이 삶을 버틸 수 있게 하고 자기 치유(힐링)할 수 있는 기운을 준다. 기득권이 내세우는 창조 혹은 창의니 상상력이니, 그것은 고장 나고 파탄 난 시스템을 유지하기 위한 미끼다. ‘창조성을 바탕으로 한 소규모 아이디어 창업’ 따위의 동어반복만 거듭한다. 핵심도 없다.

 

‘창의적 인재 육성’이 어떤 결과를 냈는지도 봐라. 이명박 정부 내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이 청소년 사망원인 1위였다. 대학은 취업일꾼 양성소로 전락했고, 취업사관학교라는 타이틀을 자랑스럽게 내건다. 정부가 나서 취업률을 대학평가기준으로 삼는 어처구니없는 일까지 일어난다. ‘대학’이라는 이름, 떼야 한다. 그냥 취직학원이며 대기업 예비사원 연수원이면 족하다.

 

그렇다면 지금부터 이야기할 ‘공유경제’가 지금 절망의 세상을 수렁에서 건져낼 구원투수냐? 천만에. 그럼에도, 공유경제를 이야기해야 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희망을 말하기 위해서가 아닌 포기하지 않기 위해서다. 세상을 변화시키기 위해서가 아니라, 나와 당신 우리가 세상의 야멸찬 풍파에 휩쓸려 변하지 않기 위함이다.

 

서론이 길었다. 일부 언론이 써대는 ‘공유경제(Sharing Economy) 시대가 왔다’는 수사는 약간의 허풍이 섞였다. 그러나 이 수사, 마냥 허세로만 여길 순 없다. 공유경제에 대한 거듭된 호명은 기존의 것이 준 폐해에 대한 반발이자 다른 새로운 경제 원리, 사회의 흐름이 작동하기 시작했음을 증명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공유도시 서울’의 탄생

 

20세기 영국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E.M.포스터의 《하워즈 엔드》에 나온 유명한 경구(警句), “오직 연결하라(Only connect)”. 공유경제를 말하기 위해서는 포스터의 이 말부터 새겨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몰려 있는 도시, 그리고 서울. 파편화와 개인화를 우리는 도시의 특성으로 오해한다. 그것은 도시의 태생과 도시성을 모르기 때문이다.

 

도시는 애초 공유성을 바탕으로 탄생했다. 즉, 도시성의 중요한 지점이 공유공간이다.사람과 사람, 사람과 물건, 물건과 물건, 연결될 수밖에 없는 것이 도시였다. 가령, 뉴욕의 아파트, 아주 좁다. 때문에 밥은 식당에서, 빨래는 빨래방에서, 야구경기는 바에서 해결한다. ‘홈(Home)’이 우리가 아는 집, 가정만 일컫는 것이 아닌 셈이다. 홈이 도시 곳곳에 퍼져 있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바깥에 있는 지저분함에 대해 서로 지적하고, 규율을 함으로써 도시는 아름다워진다. 우리의 공간은 즉, 나의 공간으로 여기는 공유성이 진짜 도시의 속성이다. 즉, 최소화된 개인 공간. 이것은 역설적으로 도시 전체를 ‘나’와 ‘너’, ‘우리’의 공간으로 생각하게 만든다. 나의 공간은 도시로 확장되며, 자연스레 공유 공간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나타난다.

 

물론 지금의 서울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 문제다. 도시로서 근본을 저버린 것이라고나 할까. 예를 들어, 뉴욕에서 브런치를 먹는 행위는 멋이 아닌 이웃과 사귀는 계기다. 공유공간에서 인사하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이웃이 된다. 그러나 지금 서울의 많은 우리에게 브런치는 과시적이거나 그것이 뉴욕스타일인양 허세로 소비된다. 귤이 태평양을 건너 탱자가 됐다.

 

더 이상 지켜볼 수 없었는지, 서울시는 지난 9월 20일 ‘공유도시 서울’을 선포했다. 나누고 공동으로 사용하고 같이 소비하며, 자원을 개방해 함께 사용하고 사장되어 있는 자원의 가치와 효율을 높이는 도시를 만들자고 시민들에게 말을 건넸다. 유럽과 미국에서 활성화되고 있는 공유경제의 흐름을 서울시가 정책 차원에서 받아들이기로 한 셈이다.

 

서울시가 공유에 주목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도시는 원래 ‘공유를 위한 플랫폼’이라는 담론을 통해 △새로운 공유경제 활성화 △아름다운 공유문화 회복 △행정효율 제고 및 예산절약 효과 등을 위함이다. 서울시는 이를 위해 공유촉진 조례 제정과 공유허브 구축 등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고, 공유단체·공유기업 인증 등 공유단체나 기업을 지원하는 한편 공유참여 안내시스템 구축 등 시민참여를 확산할 계획이다. ‘공유’가 도시행정의 중요한 핵심 축으로 자리 잡을 것임을 예고한다고 볼 수 있다. 도시생활 또한 자연스레 연동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것은 삶을 바꾸는 어떤 기제가 될 수 있다.

 

소유보다 공유, 사유보다 공유

 

공유경제 개념이 본격적으로 자리를 튼 것은 2008년경부터다. 미국발 금융위기의 도래로 고장 난 자본주의에 대한 비판과 개선의지가 들끓는 시점과도 맞물린다. 재화의 팽창이 더 이상 가능하지 않다는 문제의식이 싹텄다. 성장은 한계에 다다랐고, 고용의 불안정성에 따른 위기가 터졌다. 세계 경제가 기운 것은 당연한 결과였다.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반성과 성찰의 담론이 나오는 가운데, 사람들은 자신이 소유한 것을 돌아보게 됐다. 쓰지도 않는 물건을 소유하는 것이 과연 타당한가? 비용면에서도 손해 아닌가? 남은 방과 자동차 등을 공유하는 모델이 나타났고, 다양한 물건과 공간, 정보, 지식 등을 공유하자는 흐름이 확산됐다. 인터넷에 이은 스마트폰의 보급이 공유경제의 흐름을 더욱 가속화했다고 볼 수 있다.

 

미국 하버드대 법대 로렌스 레식 교수가 2008년 ‘공유경제’라는 단어를 처음 언급했다. “공유경제는 재화를 소유하지 않고 공유, 교환, 임대, 활용하는 협력적 소비다.” ‘대량생산-대량소비’를 동력으로 삼았던 20세기 자본주의 경제가 한계에 다다랐음을 알리는 신호였다.

 

공유경제라는 언어의 형성은 또한 ‘소유보다 공유, 사유보다 공유’가 또 다른 관계를 형성할 수 있음을 알려준 시발이기도 했다. 이는 경기침체와도 맞물렸다. 저성장의 시대, 불황을 뚫을 수 있는 하나의 대안으로도 부각됐다. 경제활동에 대한 인식을 바꾼 계기였기에 지난해 타임지는 ‘세상을 변화시키는 10개 아이디어’의 하나로 ‘공유경제를 통한 소비문화’를 꼽았다.

 

지난해(2012년) 10월14일 영국, 세계에서 처음 ‘세계 공유의 날’행사가 열렸다. 공유경제의 미래를 논했고, 서로 연결해야 함을 확인했다. 영국만 해도 공유경제 규모가220억 파운드(약 38조원)에 달할 정도로 커졌다. 올해(2013년) 3월 열릴 산업박람회 세빗(CeBIT) 주제도 공유경제로 정해졌다. 세빗의 주최 ‘도이치메세’는 “공유현상이 기업 성장의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런 흐름은 전통적인 기업들이 공유경제에 뛰어드는 것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BMW, 폴크스바겐 등 자동차 업체들이 카셰어링 시장에 뛰어들었다. 공유경제를 비즈니스모델(BM)에 적용할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집이라고 다르지 않다. 일본에서는 거실과 테라스를 공유하는 셰어하우스가 인기를 끌고 있으며, 한국에도 금호동의 ‘Y-하우스’ 등 ‘함께 더불어 사는 집’을 모토로 한 주거소통법이 재시도 되고 있다. 이른바 ‘공유주택’의 탄생이다. 아울러, 경험과 지식, 기술, 재능 등 무형자산도 공유의 대상이 확산되고 있다.

 

공유경제와 관련, 가장 많이 언급되고 있는 ‘에어비앤비’는 온라인 민박사이트에서 출발했다. 서브프라임모기지론 사태로 위기에 처한 하우스푸어와 저렴한 비용으로 잘 곳을 구하는 여행객을 연결시켜주는 사업이었다. 성장은 눈부셨다. 전 세계 190여 개국에서 하루 100만 명이상이 이용하는 서비스가 됐다. 현재 에어비앤비는 숙박뿐 아니라 차량, 주차, 의류, 도서 등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카셰어링 서비스업체인 ‘집카’도 공유기업으로 각광받고 있다.

 

우리나라는 어떤가. 공유경제가 씨앗을 뿌리고 있다. 그러나 이것이 낯선 것은 아니다. 이미 이웃과 음식을 나눠먹던 문화가 있었고 TV를 같이 보던 시절이 있었다. 함께 일하고 나누는 두레와 품앗이의 전통 또한 우리의 DNA에 있다. 2010년 양석원 대표가 공유사무실(코워킹 스페이스) ‘코업(CO-UP)’을 열었다. 코업은 공유경제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지원활동을 하고 있다. 카셰어링 업체인 ‘그린카’나 ‘쏘카’, 아이들 의류나 잡화를 교환할 수 있는 ‘키플’이나 정장공유서비스 ‘열린옷장’, 개인용품을 빌려주는 ‘원더렌드’ 등도 주목받고 있다. 공간을 공유하는 ‘비앤비히어로’ ‘코자자’, 서가공간과 책을 나누는 ‘국민도서관 책꽂이’도 있다.

 

특히, 경험, 지혜, 시간 등 무형의 것을 공유하면서 관계 맺기를 촉진하는 사업들도 있다. 경험과 지혜를 공유하고 관계를 맺는 ‘위즈돔’과 함께 식사를 나누고 대화할 수 있는 ‘집밥’ 등이 그것이다. 엄마가 지닌 육아의 재능을 공유하는 ‘품앗이파워’도 있다. 누구나 여행가이드가 될 수 있는 ‘마이리얼트립’과 사람과 지역을 연결하는 공정여행의 플랫폼인 ‘플레이플래닛’도 있다.

 

한국의 공유경제 전도사 역할을 하는 양석원 코업 대표의 말을 들어보자. “공유경제는‘소유하지 않아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모토로 한다. 갖고 있지 않아도 사용할 수 있는 것이 많다. 공유경제, 어렵지 않다. 보통 ‘소유’하면 집과 자동차를 먼저 떠올리는데, 집을 온라인 플랫폼에 내놓고 공유하는 회사들이 있고, 차를 공동소유하는 사업도 있다. 지금은 자동차를 갖고 있는 것보다 어떤 수단으로 이동하는가가 더 중요하다. ‘툴 라이브러리(공구 도서관)’도 마찬가지다. 보쉬 전동드릴이 남자들의 로망이긴 하나,(웃음) 이젠 갖고 있는 게 중요한 게 아니다.”

 

국내 공유경제 기업현황(2012.9 현재, 서울시 제공)은 다음과 같다.

 

연번

회사/프로젝트명

공유분야

관련 URL

비고

1

그린카

자동차

greencar.co.kr

 

2

키플

아동의류

kiple.net

 

3

BnB Hero

숙박

bnbhero.com

 

4

코자자

숙박

kozaza.com

 

5

북메이트

해외한인민박

vookmate.com

 

6

한인텔

해외한인민박

hanintel.com

 

7

CO-UP

사무실공유

co-up.com

 

8

국민도서관 책꽂이

도서

bookoob.co.kr

 

9

북체인지닷컴

도서

www.bookchange.com

 

10

위즈돔

경험/지혜

wisdo.me

 

11

품앗이 파워

품앗이 육아

pumpa.co.kr/new

 

12

스티커잡

재능품 공유

stickerjob.com

 

13

집밥

소셜다이닝

zipbob.net

 

14

나룸

공간

naroom.co.kr

 

15

열린옷장

면접용정장

thecloset.mizhost.net/

 

16

Wonderlend

개인간 물품 대여

wonderlend.kr

 

17

마이리얼트립

여행/경험

myrealtrip.com

 

18

푸른바이크쉐어링

자전거

purunbike.com

 

19

티클

페이스북 정보공유

tikle.co.kr

 

20

돔서핑

기숙사

facebook.com/dormsurfing

시범

서비스 중

21

쉐어마이

아동의류

sharemy.co.kr/

22

(womb)

시간/재능

wombtime.org

23

와우텐

재능

wow10.com/

서비스

준비 중

24

let's play planet

공정여행/경험

letsplayplanet.com

25

컬투어

여행/경험

cusoon.kr/cultour


서울, 공유경제를 만나다

 

‘공유지의 비극’이라는 말이 있다. 공공자원을 구성원 자율에 맡길 경우 자원이 고갈될 위험에 처할 수 있음을 설명하는 이론이다. 개인과 공공의 이익이 상충될 때, 개인이 사리사욕을 취하고자 하면 경제 주체 모두 혹은 공동체 전체가 파국에 이를 상황이나 위험에 처하면 이 말을 쓴다. 민영화라는 이름의 사유화를 조장하기 위해 흔히 인용하는 이론이기도 하다.

 

그러나 공유경제는 그것이 모든 게 아님을 알려준다. ‘공유지의 비극’의 허구성을 까발리는 것이 공유경제이다. 빌려주고 공유할 때 관리도 되고, 가치가 창출될 수 있음을 공유경제는 증명한다.

 

공유경제는 필히 관계를 동반한다. 마을공동체 등에서 재화부터 지혜, 일 등을 공유하면서 자연스레 ‘관계맺음’을 하는 것처럼, 공유경제를 ‘경제’라는 협소한 범주에서 바라보거나 해석할 필요는 없다. 그것은 지금 사람들의 의식과 인식을 바꾸거나 변화시키는 삶의 태도라고도 볼 수 있다. 공유경제는 곧 삶을 살아가는 방식이다.

 

인류 문명의 발생 이후 인간이 믿어온 신은 늘 변화해왔다. 신은 인간본성에 대한 정의를 표상해왔다. 즉, 인간이 이렇게 돼야한다거나 되고 싶은 믿음의 산물이었다. 구석기 시대에는 이것이 벽화로 드러났었고, 신석기 시대, 사람을 닮은 신이 등장했다. 청동기 시대, 동물과 인간이 합쳐졌다. 스핑크스가 대표적인데, 동물에서 벗어나기 시작했다. 철기시대 들어서, 동물에서 벗어난 인간 자체의 모습을 신으로 상상했고, 그 신이 인간을 창조했다고 여겼다.

 

인류는 그렇게 다양한 신을 거쳤다. 지금의 신은 ‘지름신’이다. ‘소유하라, 그러면 행복할 것이다’라는 지름신이 20세기부터 본격 강림했다. 소유를 가치로 등가교환 하는 인식이 뿌리를 내렸기에 불필요한 소비가 확산됐다. 그러나 인간은 뒤늦게 그 신이 세상을 파국으로 몰아가고 있음을 자각하기 시작했다. 인간 본성보다 탐욕을 자극했음을 깨달았다.

 

공유경제, 아직은 미미하지만, 그러한 흐름의 궤에 중요한 지점을 차지하고 있는 시대정신이다. 단순히 ‘경제’로만 바라보고 해석할 무엇이 아니다. 그것은 그동안 파국으로 치달았던 관계를 복구하려는 ‘회복탄력성’이며, ‘소비의 과잉’ ‘소유의 함정’에서 벗어나는 길이다. “사람은 무엇을 하였는가가 아니라 무엇을 하지 않았는가로 평가받는다”는 오시다 시로시의 시구를 변용하자면, “사람은 무엇을 소유하였는가가 아니라 무엇을 소유하지 않고 공유하였는가로 평가받는다.”

 

사람이 땅에 남긴 무늬를 ‘터무니’라고 한다. 공유경제는 ‘터무니 있는’ 사회를 위한 발걸음이다. 인류 문명은 터에 무늬를 새기는 일로부터 시작했고, ‘터무니없다’는 말은 근거 없다, 허황하다의 뜻이다. 사람이 땅에 발을 딛고 사는 존재이기에 이런 말이 생겼는데, 공간, 물건, 협업, 의식, 경험, 지혜 등의 공유는 곧 터에 무늬를 새기는 일인 것이다.

 

 

 

2013년 1월 10일부터 서울시가 주최하고 위즈돔과 코업이 주관하는 ‘서울, 공유경제를 만나다’는 이런 방향에서 비롯된다. 공유함으로써 함께 행복할 수 있는 길을 찾는다. ‘공유도시 서울’을 함께 만들어가자는 ‘손 내밈’이면서 한국의 공유경제 모델을 직접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참가자들은 공유경제 모델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4월25일까지 매주 목요일 저녁 7시30분부터 9시30분까지 서울시 신청사 3층 회의실에서 열리는 행사에 참가해서 ‘뇌주름’을 함께 만들어보는 것은 어떨까. 서로에게 번지고 스며들어보는 것은 어떨까. 자발적 참여가 공유경제, 공유도시를 만든다. (☞ 신청 : 서울, 공유경제를 만나다 http://wisdo.me/863)

 

박원순 서울시장은 말했다. “공유경제가 얼마나 빨리 안착하느냐의 관건은 공유자원의 정보를 집적하는 시스템과 시민의 동참이다.” 1월10일 목요일 첫 시간, 공유사무실을 통해 공유경제 기업들의 협업과 대중적 확산을 꾀하고 있는 코업의 양석원 대표를 만난다.

 

상상해보자. 자신이 소유했으나 사용하지 않는 것이 다른 사람에게서 생명을 얻고 날개를 다는 순간. 혹은 내 것이 우리의 것으로 변모하는 순간. 그것은 번짐이며, 우리는 연결해야 살고, 번져야 산다. 나는 네게로 번지고, 너는 내게로 번진다.

 

장석남의 ‘번짐’을 이 겨울의 詩로 권한다.

 

水墨정원 9 - 번짐 (장석남)

 

번짐,
목련꽃은 번져 사라지고
여름이 되고
너는 내게로
번져 어느덧 내가 되고
나는 다시 네게로 번진다
번짐,
번져야 살지
꽃은 번져 열매가 되고
여름은 번져 가을이 된다
번짐,
음악은 번져 그림이 되고
삶은 번져 죽음이 된다
죽음은 그러므로 번져서
이 삶을 다 환히 밝힌다
또 한번 - 저녁은 번져 밤이 된다
번짐,
번져야 사랑이지
산기슭의 오두막 한 채 번져서
봄 나비 한 마리 날아온다

 

(☞ 신청 : 서울, 공유경제를 만나다 http://wisdo.me/863)

 

by. 커피향 공유하는 남자, 김이준수
밤9시가 넘으면 1000원으로 내려가는 커피가 있는, 당신과 나의 공간을 꿈꾼다.
커피 한 잔으로 우리는 세계를 사유하고, 세계를 공유한다.
그 알싸하고 향긋하며 좋은 커피향, 나만 맡을 수 없어 당신과 함께 공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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