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하의 선율에 젖은 날이면
잊었던 기억들이 피어나네요
바람에 날려간 나의 노래도
휘파람 소리로 돌아오네요

내 조그만 공간 속에 추억만 쌓이고
까닭 모를 눈물만이 아른거리네

작은 가슴 모두 모두와
시를 써봐도 모자란 당신
먼지가 되어 날아가야지
바람에 날려 당신 곁으로

작은 가슴 모두 모두와
시를 써봐도 모자란 당신
먼지가 되어 날아가야지
바람에 날려 당신 곁으로

 

-김광석 < 먼지가 되어 >

 

아무렴. 1월 6일은 '김광석'으로 채우는 하루.

그래서 '커피 김광석'을 마시면서, 김광석의 노래로 마음을 다스린다. 

 

2013년 1월 6일, 김광석 17주기.

광석이 형이 없음에도, 노래가 여태 불리고, 추모의 기운이 번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어렵지 않다.  

그의 노래 한 곡 한 곡이 누군가의 추억에 깃들어 있기 때문이다. 

누군가의 추억에선 <사랑했지만>이, 또 누군가에겐 <서른 즈음에>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 <잊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그녀가 처음 울던 날> <거리에서> <이등병의 편지> 등이 어쩔 수 없이 박혀 있음으로 인해서다. 

 

모든 노래가 모든 이의 추억 속 한 자락이 되는 경우, 김광석이다. 

김광석이기에 가능한 그것은, 많은 이의 삶의 결에 김광석이라는 노래가 묻어 있다.

 

오늘, 동숭동 학전블루에서 '김광석 따라부르기'가 열렸다.

1월 26일 대구와 2월 14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김광석 다시 부르기 콘서트' 무대가 열린다. 4월엔 김광석 쥬크박스 뮤지컬 <그날들>(6월까지)이 무대에 오른다.

 

언제부터인가, 이맘 때면 늘 찾아갔던 홍대 부근의 그곳. '들꽃이 피는 자리'.

주점이다. 김광석이 있고, 체 게바라가 있다. 주인 아저씨에게 김광석에 얽힌 뭔가 추억이 있음을 유추할 수 있는 공간이다. 김광석 노래가 늘 울려퍼지는 이곳. 원하면 또 틀어준다. 조만간 들꽃이 피는 자리에 들러야 겠다.     

 

오늘 김광석으로 모든 것을 채우는가 했는데, 

또 하나의 먼지가 된 사람이 가슴을 아프게 한다. 조성민.

그는 내 또래다. '한국야구 황금세대 92학번'의 절정이었던 조성민.  

뭣보다 내 고등학교 때의 여신, 진실 누나의 한때 사랑이었다. 

성민은 먼지가 되어 진실 누나에게 날려갔다. 참, 슬프다.

 

광석이형 만으로도 헛헛한 이내 마음.

성민이의 죽음이 내 마음에 먼지를 불러 일으킨다.

(유)덕화 형의 <심플 라이프>가 그런 내 마음을 다독여줬다.

커피 김광석이 1월 6일을 달래주었다. 

 

그리고, 광석이 형 노래(<사랑했지만>)에 묻어 있는 너.

그런 너는 잘 있는지, 문득 궁금해지는 하루.

 

밤9시의 커피.

밤 9시가 넘으면 1000원으로 내려가는 커피 한 잔이 있는 곳. 그 커피 한 잔으로 생을 확인하고, 외로움을 위로받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커피 한 잔에 담긴 어떤 세계의 확장과 연결도 엿본다. 커피가 있어서 다행이다. 나는 밤 9시가 되면, 낮에 만든 커피와는 또 다른 커피를 내린다. 그 커피는 오로지 당신 하나만을 위한 커피다. 그리고, 당신과 나만 아는 이야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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