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말을 접하면.
"나는 어떤 왕도 섬기지 않는 세계 시민으로서 글을 쓰는 것이다..."
프리드리히 실러, 1784년 11월, 문예지 <라이니센 탈리아>.
나는 언제고, 저런 선언을 하면서 글을 쓰고 커피를 내릴 수 있을까?
가령, 이렇게?
나는 어떤 자본도 섬기지 않는 세계 시민으로서 커피를 만드는 것이다.
허수경 시인의 말씀을 약간 바꿔서,
앞으로의 소망이 있다면 젊은 시인들과 젊은 노점상들과 젊은 노동자들에게 커피를 만들어주면서 아부하며 살아가는 것이다.
아, 나는 실러의 저 명징하고 육중한 선언처럼 할 자신이 없다... 저 짧은 글에는 실러의 모든 것이 담겨 있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