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첫

어쩌다 그렇게 겹치는 날이 있다. 온전히 우연이지만.  

채식레스토랑에서 한 송년회. 첫사랑, 언제였느냐고 묻는다. 

내겐 모든 사랑이 첫사랑이지만, 안다. 묻는 것은 첫 번째 첫사랑.

스물 셋. 첫 번째를 규정하는 것은 언제나 각자의 몫이니까. 안녕, 내 사랑.

 

그리고 최지우. 몰랐는데, <귀천도>에 캐스팅됐다가 낙마했단다.

귀천도. 귀천도애. 영화 못 봤지만, 노래 주야장천 듣고 읊었다. 맞다, 표절.

상관 없었다. 이미 노래가 파고든 뒤였으니까. 그런 내가 세뇌를 한 까닭일까.

그녀, <귀천도애>와 다른 한 노래를 가끔 원했다. 그녀, 원한다면 나는 불렀다.

그러니까 나는 그녀의 주크박스. 추억 돋네. 하늘로 돌아가는 길의 슬픔, 歸天道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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