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14일, 일본대사관 앞에서 매주 수욜 열리는 수요 집회가 1000회를 맞았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명예와 인권 회복을 위한 평화비도 세워졌고.

 

20년이다. 20년.    

1992년1월8일 수요일, 당시 일본 미야자와 기이치 총리의 방한을 계기로 시작된 집회의 나이다.

이제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시간이 흐르면, 만20년이 된다.

 

그래, 20년, 1000회.

연 인원 5만 명 규모로 커지고 세상에서 가장 오래 이어진 시위로 기네스북에도 올랐다.

 

사실 자랑스러운 기록은 아니다. 되레 서글프고 억울하다. 

20년, 1000회를 바꿔말하면, 일본 정부가 제대로 된 사과와 배상을 하지 않고 있다는 말이다.

생존해 계시던 위안부 피해 할머니도 234명에서 63명으로 줄었다.

대한민국 정부도 눈치 보시느라 그런지, 사과나 배상 요구도 별로 하지 않는다.

그런 일이 있었거나 말거나, 그런 피해 국민이 집회를 하거나 말거나. 대한민국 정부의 초지일관.

 

다만 위안이라면,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위해 '희망 승합차'를 마련했다는 것.

낡고 잔고장 많은 승합차를 새로 바꿨단다. 시민들이 푼돈을 모아 그리 했다.

실은 협의회에서 자동차회사들에 후원을 요청했다. 

올해 돈 엄청 긁어모았다는 현대차가 0순위였겠지. 

그런데 '회사 이미지와 맞지 않다'면서 후원은 번번이 거절당했다.

당최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은, '이미지와 맞지 않다'는 건 어떤 맥락인가!

보다 못한 시민들이 발벗고 나서서 한두푼씩 모아 할머니들의 승합차를 마련했다.

대한민국 국가나 대부분 기업은 '사회'와 동떨어져 따로국밥처럼 노는 잡놈들 같다.

 

수요집회가 없어졌으면 좋겠다. 

수요일마다 할머니들과 인민들이 집회를 하는 일이 없으면 좋겠다. 더구나 이런 추운 겨울날에!

그냥 집회 말고 잔치나 축제 같은 거나 한다면 모를까.

집회가 없어지는 날은 바로, 제대로 된 사과와 배상이 이뤄졌단 뜻 아니겠는가.  

그런데, 평화는 이토록 모질고 슬픈 과정을 거쳐야 달성할 수 있는 것인가.

63명의 할머니들이 다 돌아가시면, 그 과거는 씻은 듯이 없어지는 것인가. 개새끼들.

 

세상은 절망이 아닌 적이 없다만, 절망을 삶의 숙명처럼 안고 살아온 할머니들에게,   

오늘 또한 허그데이니까, 마음으로라도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 꼬옥 안아주시압.

  

평화롭고 착한 멜로디를 지닌 모차르트의 '아다지오 E장조 K.261' 들으시면서, 

편안한 겨울밤. 굿럭, 굿나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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