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소개팅 그녀
어디선가 본 냄새가 난다. 흠, 스멜~ 이름도 왠지 들은 듯하다. 역시나 틀리지 않았다. 몇 년 전이었지? 5년? 6년? 7년? 그래, 소개팅했던 여인이다. 얼마 전 모 문학상을 타고, 베스트셀러 작가가 됐다. 소개팅을 주선했던 친구가 확인시켜준다.

녀석 왈. "마, 니 그거 아나? 그 소개팅, 내 회심의 소개팅이었다 아이가. 등신, 와 놓치가꼬. 지금이라도 전화해 보등가." 녀석의 말에 푸헐, 웃음을 터트렸다. 나, 등신인가봐~ 아놔~~


나도 속물인지라, 어? 그때 잘 됐으면 어떻게 됐을까? 아주 잠깐 상상해 봤다. 그 당시 녀석이 계속 잘해보라고 푸쉬했던 기억도 난다. 아니, 그때로 돌아가도 변할 건 없다. 그게 인생이다.

역시, 인생은 살고 봐야 해. 재밌다. 소개팅 그녀, 계속 좋은 작가로 세상에 남길. 
나, 이래봬도 베스트셀러 작가에게 밥 얻어먹은 남자!!! (물론 나, '베스트셀링 男' 아님!) 



2. 기다림
노떼 자얀츠, 플레이오프 2차전 이겨주시다. 포스트시즌 홈구장(부산) 12연패 안녕~. 무려, 4378일, 즉 11년11월24일 만이란다. (마지막으로 이긴 것이 딱 12년 전, 1999년 10월17일 삼성과의 플레이오프 사직5차전, 6-5로 승리했다.) 

그렇게 오래 기다렸다니. 나도 참 오래 기다릴 줄 아는 남자로구나. 대체 그 승리가 뭐라고. 기다릴 줄 알았던 노떼팬들이여, 그대들은 이미 챔피언이요. 올해 우승 못해도 좋아! (말이 씨 될라...ㅠ.ㅠ)

신은 부산에 최고의 팬을 주셨으되, 최악의 팀도 함께 주셨도다.
그래도 좋아! 꺄아아아아아앙앙~ 가을은 가을야구와 함께다!



3. 잔반 청년
잔반으로 뭉뚱그려 지칭되기 전, 반찬 각각은 이름을 갖고 있었다. 잔반으로 전락하기 전, 해당 끼니는 생존과 식사의 즐거움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존재였다. 잔반이 지금의 청년들 같다는 생각을 했다. 이 사회는 청년에게 미래의 희망이니, 국가의 대들보라며 잘도 붙여대지만, 결국 그들은 잔반처럼 소모되고 있다. 잔반은 곧 잉여. 뭉뚱그리고, 버려진다. 청년, 잔반의 다른 이름. 

그래서, 나는 잔반을 거의 남기지 않는다! 


4. 스테파네트
알퐁스 도데는 아마 계급적 질서에 의한 차별을 내면화한 사람이었을지 모른다. 그래, 순결한 스테파네트 아가씨, 굿바이. 나는 그만 미끄러진 이름 없는 목동이다. 목동아, 스테파네트 아가씨 그만 지키고, 그 계급적 질서에 반항하거나 저항하거나.

나, 목동의 진짜 이름을 알고 싶어! 넌, 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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