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지난 26일이었죠. 이준익 감독이 트위터에 그동안 평양성 250만 손익분기점을 넘기지 못하면 은퇴하겠단 선언을 현실화한 발언이 화제가 되고 있어요?

이른바 ‘천만 감독’이죠. <왕의 남자>로 천만 이상을 동원했던 이준익 감독이 최근 자신의 트위터에 상업영화를 그만 만들겠다는 의사를 남겼습니다. 최근 작품인 <평양성>의 흥행 성적에 따른 것인데요. 이 감독은 트위터에 “평양성, 250만에 못 미치는 결과인 170만. 저의 상업영화 은퇴를 축하해 주십시오”라고 올렸습니다. 

 
 <평양성> 개봉 직전, 이 영화가 망하면 상업영화에서 은퇴하겠다는 배수의 진을 친 바 있었는데요. 이는 흥행 성적이 좋지 않으면 더 이상 투자할 제작사는 없을 것이라는 의미였고, 함께 했던 스태프와 배우들에게 미안하단 뜻을 담아 스스로 상업영화의 메가폰을 놓은 셈입니다.

한국 영화계로선 안타까운 일이기도 한데요. 이준익 감독은 <왕의 남자>이후 꾸준히 좋은 작품으로 관객들과 만나왔습니다만, <라디오 스타>가 200만 이상을 동원한 외에 <즐거운 인생> <님은 먼 곳에>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 등은 흥행 성적이 신통치 않았습니다. 
인터넷 등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이 감독의 은퇴 선언을 놓고 반응을 쏟아내고 있는데요. 정말 실행에 옮길 줄 몰랐다, 너무 안타깝다, 발언을 철회해 달라, 섣부르다, 다시 영화를 보겠다 등 다양한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영화계에서도 놀라는 눈치고요.

이 같은 은퇴 선언은 영화계에서도 흔치 않은 일이고, 단지 개인사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한국영화계에도 파장을 미칠 것으로 보이는데요. 현재 이 감독은 방송용 다큐멘터리 제작 차 몽골에 가 있다고 알려져, 더 이상의 이야기는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2. 최근 로스앤젤레스를 비롯한 미국 주요도시에 ‘Seoul 1983’이라 문구가 적혀진 의문의 포스터가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는데, 무슨 내용입니까?

1983년이면 지금으로부터 30여 년 전인데요, 무슨 일이 있었을까요. 포스터를 보면, ‘Seoul 1983’ 아래는 한국인 소녀로 추정되는 한 소녀가 불빛이 명멸하는 하늘을 쳐다보고, 하단에는 붉은 글씨로 ‘그것은 단지 경고였다’는 문구가 적혀 있습니다.

미국 주요도시에 붙은 이 포스터는 영화 개봉 전에 관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 위한, 이른바 ‘티저 포스터’인데요. 오는 11일 개봉하는 할리우드 SF영화인 <월드 인베이젼 : 배틀 로스앤젤레스>를 홍보하기 위한 것입니다. 영화는 거대한 혹성이 지구에 떨어지고 외계인이 공격을 해오자, 로스앤젤레스에 주둔해 있던 해병대 하사가 이들과 맞서 싸우는 내용입니다.

‘Seoul 1983’이라고 적힌 것은, 지난 1983년 6월20일 서울에서 벌어진 UFO(미확인비행물체) 해프닝을 떠올린 것이고요. 당시 서울 강서구 일대에 오후 8시20분부터 약 2시간30분 동안 푸른색 빛을 내는 정체불명의 물체가 출현해 시민들을 놀라게 했던 적이 있었다고 하네요. 이를 목격한 시민들의 전화가 빗발치는 소동이 일어났던 거죠.
 

영화는 이런 한국의 사례를 비롯해서 독일·아르헨티나·브라질 등에서 일어난 UFO와 관련된 사건을 참고했고요. 특히 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42년 2월24일 LA 상공에 나타난 괴물체를 추적하기 위해 전투기가 급발진한 소동은 직접적인 모티브가 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UFO에 관심 있는 분들에겐 흥미로운 영화가 되지 않을까 싶네요. 
 


3. 아카데미 수상작들, 줄줄이 개봉을 앞두고 있는데요. 오스카 특수를 누릴 수 있을까요?

오스카라고 해서 <시크릿 가든>을 떠올리진 마시고요, 한국시간으로 지난 28일, 제83회 아카데미 시상식이 있었죠. 기대와 탄성, 아쉬움이 교차했는데요. 수상작들이 아카데미 시상식 시즌 전후로 관객들과 만납니다. 우선 시상식 직전 국내에 개봉한 영화죠. <블랙 스완>. 시상식 직후 더 쏠쏠한 재미를 보고 있습니다.

이 영화의 히로인인 나탈리 포트만이 여우주연상을 차지하면서 관객들이 더욱 몰리고 있는 경우인데요, 이 영화에서 연기도 워낙 뛰어나 호평이 이어진데다, 아카데미 효과까지 맞물려 시너지를 내고 있습니다. 지난주 박스오피스 2위로 등장했는데, 수상이 알려진 직후의 공휴일인 지난 1일에는 개봉 첫 주말보다 관객이 많이 몰렸습니다.

이어서, 여자와 남자 조연상을 수상한 감동의 드라마, <파이터>가 오는 10일 개봉하고요, 작품상과 감독상, 남우주연상 등 알짜배기 4개 부문을 차지한 <킹스 스피치>도 17일 개봉합니다. <파이터>나 <킹스 스피치> 모두 실화를 바탕으로 해서 만들어진 영화들인데, 감동과 재미를 겸비해 관객들의 관심을 끌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 요 근래 몇 년 동안 오스카 특수는 꼬리를 내린 상태였는데, 올해는 오스카 특수가 부활할 거라는 기대도 있습니다. 과거엔 오스카 수상 이후 재개봉도 하고 그랬거든요. 작년만 봐도, <아바타>를 누르고 작품상과 감독상 등 6개 부문을 휩쓴 <허트 로커>는 국내에서 13만명을 동원한데 그쳤고요, 남우주연상을 탄 <크레이지 하트>도 6000여명에 불과했었습니다.

예술성보다는 감동이 있는 휴먼 드라마가 강세를 보인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이었는데요, 국내에 개봉할 작품들이 영화 자체로도 매력을 가진 만큼 많은 관객들과 만나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4. 강풀 작가의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한 감동 스토리 <그대를 사랑합니다>가 조용히 흥행 가속을 붙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번 주 박스오피스와 개봉작들도 함께 정리해 주시죠.

우선 박스오피스에서는, 개구리 소년들의 실화를 다룬 <아이들…>이 2주 연속 1위를 차지했습니다. 실화의 힘을 증명해주고 있고요, 지난 주말까지 140만명의 누적관객을 기록했습니다. 이번주 예매율에선 크게 떨어져 7위고요.

2위는 좀 전에 말씀드린 대로 나탈리 포트만의 열연이 돋보인 <블랙 스완>이었는데요, 이번주 예매율에선 1위입니다. SF액션 영화인 <아이 엠 넘버 포>가 3위였고요, 이어 400만명을 돌파해 올 겨울 최고의 흥행작으로 떠오른 <조선명탐정: 각시투구꽃의 비밀>이 개봉 한 달이 넘도록 톱5안에 계속 머물고 있습니다. 이번주에도 역시 예매율에서 5위입니다.

디즈니의 3D애니메이션 <라푼젤>은 5위에 올랐는데요, 누적관객 100만명을 넘어섰습니다. 더불어 개봉 초 5위권 밖에서 머물던 강풀 만화 원작의 <그대를 사랑합니다>가 뒤늦게 입소문을 타면서 일일 관객 3위에 오르기도 하는 등 누적관객 50만을 돌파했네요. <그대를 사랑합니다>는 이번주 예매율에서도 4위에 오르는 등 뒤늦은 관객몰이를 하고 있습니다.

이번주 개봉작도 계속 현빈씨 얘기가 이어져야 할 것 같은데요, 임수정씨와 호흡을 맞췄고 베를린영화제 경쟁부문에 출품됐던 <사랑한다, 사랑하지 않는다>가 선을 보였습니다. 아내가 느닷없이 남편에게 이별을 말하고, 집을 나가려고 짐을 싸는데, 남편은 화도 내지 않고 그것을 도와줍니다. 실험적인 멜로영화인데요, 관객들과 어떤 만남을 가질까요. 현빈씨가 출연한 <사랑한다, 사랑하지 않는다>와 <만추>는 예매율에서 나란히 8, 9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10대 소녀뿐 아니라 소년들에게도 예민하지만 어떻게 추슬러야 할지 모르는 마음이 있음을 보여주는 영화 <파수꾼>도 개봉했습니다. 세 친구가 있는데, 한 친구가 스스로 목숨을 끊습니다. 소년의 아버지는 나머지 두 친구들을 찾아 나서는데요, 그 과정에서 소년들 마음이 하나둘 모습을 드러냅니다. 여운이 짠한 영화고요.

평양의 거리가 등장하고, 세 아들을 북으로 보낸 아버지와 자신의 모습을 고백하듯 드러낸 <굿바이, 평양>과 지난 연말 방영된 드라마를 극장판으로 편집한 <정글피쉬2>도 스크린에 걸렸습니다.

할리우드 영화들도 선을 보였는데요, 맷 데이먼이 사랑에 빠졌습니다. 다만 좀 험난한 사랑인데요, 대통령보다 사랑을 선택하고자 맷 데이먼이 좌충우돌하는 영화 <컨트롤러>가 개봉했습니다. 예매율에서 2위고요. 조니 뎁이 어른들을 위한 애니메이션에 목소리 연기로 돌아왔습니다. <랭고>라는 영화고요, 웃고 싶다면 선택하셔도 좋을 듯싶습니다. 예매율 3위입니다. 또 <트와일라잇>의 창백한 미남 로버트 패틴슨을 잊지 못한다면, 그가 로맨스 가이로 등장하는 영화 <리멤버 미>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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