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배우 김효진씨가 세계 3대 영화제 중 하나인 베를린국제영화제에 초청돼 레드카펫을 밟는다는 소식이 있네요. 김효진씨가 출연한 영화 <창피해>가 베를린국제영화제 파노라마 부문에 초청됐죠?  

 

네, 김효진씨가 생애 처음으로 레드카펫을 밟게 됐습니다. 김효진씨는 김수현 감독이 연출한 <창피해>에서 주연을 맡았는데요, <창피해>가 제61회 베를린영화제 비경쟁부문인 파노라마 부문에 초청됐습니다. 이 파노라마 부문은 예술성과 상업성을 두루 갖춘 작품이 선정되는데, 총 18편이 상영됩니다.  

김효진씨는 <창피해>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고자 하는 윤지우 역할을 맡았는데요, 소매치기 소녀 강지우(김꽃비 분)를 만나 운명 같은 사랑에 빠지게 됩니다.

한편, 김효진씨는 이번 초청 소식에 대해 “세계적인 영화제에 초청 받는 것만으로도 기쁘고, 설렌다. 수상에 상관없이 굉장한 영광”이라고 소감을 전했고요.

아마, 앞서 <올드보이>로 칸영화제 레드카펫을 밟은 바 있는 김효진씨의 연인인 배우 겸 감독인 유지태씨가 무척 좋아하지 않았을까, 생각도 드네요.  

- <창피해>, 어떤 영환가요? 


2004년, <귀여워>라는 영화가 있었습니다. 장선우 감독을 비롯해서 예지원씨 등이 출연해서 호평을 받았던 작품인데요, 이 작품을 연출했던 김수현 감독의 7년만의 신작입니다. 지난 10월,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먼저 상영이 됐는데요. 전반적으로 평이 좋습니다.  

앞서 주인공 이름도 잠시 언급을 드렸는데, 이 영화에는 세 명의 지우가 등장한다. 강지우, 윤지우, 정지우. 세 명의 여성이 주인공이고요, 동성애를 다룬 영화입니다. 그렇다고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실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동성애 자체보다는 여자의 심리를 다룬 영화이기도 하고요, 여성들의 사랑, 기억, 성장 등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서 여성들에겐 특히 공감할 부분이 많지 않을까 싶네요. 또 여성을 알고 싶은 남성들에게도 좋은 참고가 될 것 같습니다. 

김수현 감독은 자신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영화가 무엇인지 오랫동안 고민한 끝에, 일반적으로 많이 알고 있는 사랑 이야기가 아닌 좀 더 특별한 사랑 이야기를 담고, 가치 있게 표현해보고 싶어서 동성애 영화를 선택했다고 하네요. 재밌는 건, 두 편의 영화 모두 제목이 귀여워, 창피해, 세 글자인데요, 다음 작품은 어떤 제목이 나올지 살짝 기대됩니다. 
 

- 우리나라영화 중 또 어떤 작품이 이번 베를린국제영화제에 어떤 작품들이 선보여질 예정인가요?

네, 우선 제61회 베를린국제영화제는, 내년 2월10일에 개막하고요, 현재까지 <창피해>를 포함해서 베를린영화제에 초청이 확정된 한국영화는 4편입니다.현재 계속 상영되고 있는 류승완 감독의 <부당거래>도 <창피해>와 마찬가지로, 파노라마 부문에 초청이 됐고요, <창피해>는 베를린영화제에 출품된 모든 성소수자에 관한 영화를 후보로 하는 ‘테디상’ 수상도 기대하고 있습니다.  

또 <모차르트 타운> <애니멀 타운> 등을 연출한 전규환 감독의 타운 3부작의 완결편, <댄스타운>도 같은 섹션 상영이 확정됐는데요, 이 영화는 탈북자 여성의 삶을 다루고 있습니다. 아울러, 다큐멘터리인 <청계천 메들리>도 초청을 받아, 실험적이고 도전적인 영화를 상영하는 포럼 부문에서 상영될 예정입니다.

이밖에 경쟁부문 진출작은 이달 말 즈음에 발표될 예정인데요, 베를린영화제는 2편의 미공개 한국영화를 시사했는데, 경쟁부문 초청여부를 놓고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참고로, 한국영화는 2008년 홍상수 감독의 <밤과 낮>을 마지막으로 베를린영화제 경쟁부문에선 이름을 올리지 못했습니다.   

 

2. 2010년은 비틀즈와 특히 존 레논 팬들에게는 특별한 해란 생각이 드는데요. 팝의 전설, 존 레논 타계 30주기를 기리는 영화 <존 레논 비긴즈-노웨어보이>가 개봉됐죠?

1980년 12월8일 오후, 존 레논와 오노 요코의 집 앞에서 네발의 총성이 울렸습니다. 오전에 존 레논에게 사인을 받았던 한 남성팬이었는데요, 그 총성 네발로 한 시대의 아이콘이 눈을 감았습니다. 당시 마흔 살이었죠. 비틀스의 전 멤버, 음악가이자 혁명가였으며, 사상가였던 존 레논의 마지막이었습니다.

그러니까, 올해는 존 레논이 태어난 지 70년, 사망한 지 30년이 되는 해인데요, 비틀스 시절 ‘When I'm sixty four’라는 노래가 있는데, 음악잡지인 <롤링스톤>과 인터뷰를 할 때, 이런 질문을 받았습니다. 64살이 되면 오노 요코와 무엇을 하고 있을 것 같나. 존 레논이 뭐라고 했을까요?

“아일랜드 해안가에 사는 멋진 노부부이거나 그 비슷한 사람들이 되어서 우리의 광기를 스크랩해놓은 책을 보고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물론, 그는 64살을 맞이하지 못했고, 아일랜드 해안가에 사는 비슷한 사람도 못 됐습니다. 하지만,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광기를 스크랩해놓거나 스크랩하려고 하고 있네요.

<존 레논 비긴즈-노웨어 보이>도 그 중의 하나가 되겠는데요, 시쳇말로 껌 좀 씹었던 시절의 존 레논을 다루고 있습니다. 존 레논을 중심으로 비틀스라는 전설은 어떻게 탄생했나, 라고 이름 붙여도 좋을 것 같은데요, 어머니와 이모, 폴 매카트니와의 만남 등이 나옵니다. 물론 실재와 달리 영화적으로 구성한 부분도 있는데요, 존 레논이나 비틀스 팬들이라면 더 큰 감동과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영화에서 또 다른 흥미있는 포인트들이 있는데요, <러브 액추얼리> 보셨죠? 이맘때면 숱하게 돌려보실 텐데요, 그 영화에서 짝사랑하는 소녀의 관심을 받기 위해 드럼을 연습하고, 특히 사랑 운운하던 꼬마 샘, 기억나실 거예요. ‘토마스 생스터’라는 이름이 이 꼬마 배우가 <존 레논 비긴즈-노웨어 보이>에 훌쩍 자란 모습으로 나오는데요, 존 레논의 동반자이자 경쟁자였던 폴 매카트니로 나와서, 잘 자라줘서 고마워, 그런 생각을 하게 만듭니다.   

참고로 존 레논이 얼마나 위대한 인물이었냐면, 그의 고향인 영국 리버풀은 공항 이름을 존 레논 공항으로 바꿨고요, 존 레논의 페이스북 공식페이지 팔로워는 120만명이 넘습니다. 

   
3. 우리나라가 자국 영화 점유율 세계 6위라는 발표가 있었는데요. 이런 부분들이 할리우드 영화산업 전략까지 변화하게 만들고 있는 느낌입니다. 비영어권 국가의 지역 색이 뚜렷한 작품에 대한 할리우드의 투자가 늘고 있죠?

영화진흥위원회가 발행한 <한국영화> 12월호에 따르면, 작년이죠, 2009년 기준으로 자국영화 점유율 상위 10위권 국가가 나왔는데요, 1위가 인도로 92%였습니다. 이어 미국이 91.9%로 2위, 일본이 56.9%로 3위, 중국과 터키가 4, 5위에 올랐습니다. 한국은 6위였는데요, 점유율은 47.1%였고요, 이어 태국, 프랑스, 스웨덴, 독일 순이었습니다.

여기서, 인도는 의외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을 텐데요, 인도는 미국보다 더 많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영화를 제작하는 국가기도 하고요, 인도의 극장에 가시면 관객들이 자국영화를 보면서 함께 노래하고 춤추는 모습을 보실 수 있습니다. 그만큼 자국영화를 선호하는 관객이 많습니다.

어쨌든 할리우드는 자국영화를 선호하는 해외관객들의 취향과 입맛에 맞춘 콘텐츠를 생산하는 전략을 짜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몇 년간 영화시장이 빠르게 팽창하고 있는 중국이나 자국영화 점유율이 높은 인도, 한국, 일본 등을 공략하기 위해 비영어권 국가의 지역색이 뚜렷한 작품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고요, 합자나 합작 형태가 많고요, 비영어권 스타를 캐스팅하기도 합니다. 한마디로 다국적용 콘텐츠 제작에 나서고 있는 상황입니다.  

할리우드 메이저영화사의 투자를 받은 <황해>나 액션 영화 <지 아이 조>에 출연한 이병헌 씨 등이 대표적 사례입니다.   


4. 이번 주 박스오피스, 개봉작들도 함께 정리해 주시죠.

우선 박스오피스에서는, 지난주 예상 밖으로 예매율 1위를 달렸었죠. 이선균, 최강희 씨 주연의 <쩨쩨한 로맨스>가 개봉 첫 주 박스오피스 정상에 올랐습니다. 47만명을 동원했고요, 이번 주에는 연말을 앞둔 신작들의 공세에 밀려, 예매율에선 4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2위는 장동건씨의 할리우드 진출작 <워리어스 웨이>였는데요, 21만명 이상이 이 영화를 봤네요. 이어 스카이라인, 이층의 악당이 3, 4위에 올랐고요, 한국영화인 부당거래, 초능력자 등은 10위권 내에서 계속 선전했습니다.

이번주는 라인업이 더 화려해집니다. 아무래도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본격적인 성수기에 진입했다고 봐도 될 텐데요. 첫사랑 찾고 싶은 분들, 혹은 지금 옆구리 시린 분들에게 반가운 영화입니다. <김종욱 찾기>입니다.  

창작뮤지컬로서 큰 인기를 끌었고, 지금도 계속 공연 중인 동명의 작품이 있죠. 뮤지컬의 원작자이자 연출가였던 장유정 감독이 영화계에 데뷔를 했는데요, 주연들도 빵빵합니다. 임수정, 공유 씨가 여자, 남자 주인공 역을 맡아서 첫사랑 찾는 작업을 함께 하는데요, 기존 이미지와 달리 임수정씨는 털털하고, 공유씨는 소심하고 귀엽습니다. 참고로, 김종욱은 극중 첫사랑의 이름이고요. 예매율에선 <나니아 연대기:새벽 출정호의 항해>와 2~3위를 다투고 있습니다.

방금 말씀드린 나니아 연대기, 판타지 블록버스터 3강 중의 하나죠. 나머지 2개는 <반지의 제왕>과 <해리 포터>이고요, 지금 개봉한 <나니아 연대기:새벽 출정호의 항해>는 시리즈의 3번째입니다. 이번 영화는, 원작자인 C.S.루이스의 나니아연대기 7부작 중에 가장 큰 사랑을 받은 책을 각색한 건데요, 해양 판타지로 펼쳐집니다. 3D로 보실 수 있고요, 화려한 볼거리와 스펙터클이 돋보입니다.

그리고 이름만으로도 귀가 솔깃합니다. 조니 뎁과 안젤리나 졸리가 주연한 <투어리스트>입니다. 화려한 액션이 펼쳐지는 영환데요, 아찔한 스턴트와 물위에서 펼쳐지는 보트체이스 액션 등이 두 주연배우의 화학작용과 더불어 재미를 안겨줍니다. 현재 예매율 1위를 기록하고 있고요.

혹시 살아있는 상태에서, 관에 갇힌다면 어떤 기분일까요. 그야말로 생매장인데요, 이를 소재로 한 아주 창의적인 작품입니다. 제목이 <베리드>입니다. 영화 런닝타임 내내 관속에서만 벌어지는 일들로 채워지는데요, 그것이 전혀 지루하거나 관습적이지 않습니다. 몸을 뒤틀기도 힘든 공간과 희박한 공기 속에서 사투를 벌이는 한 남자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베리드>고요.

지난 여름, 남미 베네수엘라에서 음악으로 가난한 아이들에게 자존감을 심어주고 새로운 삶을 꿈꿀 수 있게 해 준 기적의 오케스트라를 다룬 <엘 시스테마>라는 다큐영화가 큰 관심을 끌었는데요, 이번에는 아프리카 기적의 합창단을 다룬 <하쿠나 마타타:지라니 이야기>도 개봉했습니다. 참고로 하쿠나 마타타라는 말은, 모든 게 잘 될 거야, 라는 뜻입니다.

이밖에 한국영화인 <서서 자는 나무>와 <2AM SHOW>도 선보였고요, 9일부터 한해 독립영화를 아우르고 결산할 수 있는 서울독립영화제가 개막했습니다. 17일까지 열리고요, 좋은 영화들을 많이 볼 수 있는 기회입니다.  
 

< 참조 : 씨네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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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04-19 0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안녕하세요.
영화 창피해를 봤던 사람으로
간만에 검색하다 (우연히)블로그 방문하게됐어요.
포스팅하신거에 창피해를 보고싶단 언급이 몇구절있더군요..

(갑작스런말일수도있지만)
실제 동성애에 대해 혹 편견없이
열린맘으로 이해하시나요?
저는 이반(동성애자)을 개인의 개성이고, 취향이라 생각하며 이해해요. 편견이나 이상하게 생각하는거야말로
이상하다생각해요. 왜냐면 육체적인성이 아닌 마음이나 영혼에 끌리는게 진정한 사랑이라생각하니까요.
여튼 제가 쪽지드린이유는, 편견과닫힌맘이 많은 사람들중에서 혹시 열린맘을 가지신분이면 소통하는 친구되고싶어서요.

책을품은삶 2012-04-27 23:57   좋아요 0 | URL
아 답이 늦었네요. 지송.^^;;;

동성애, 편견이 없다기보다 열린 마음으로 인정하는 입장입니다.
쉽게 말하자면, 사람 각자가 성격이 다른 것과 같은 거죠. 혹은 좋아하는 영화 취향이 다른 것.

그러니 동성애, 뭐 이상하다 아니다 생각할 것도 없고요.

되레 동성애에 대해 괜한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이 사회나 사람들이 이상하다고 생각하는 편이죠.^^ 동성애는 결코 나쁘거나 혐오스러운 것이 아니며, 나쁘거나 혐오스러운 거라면 제수씨를 성추행하거나 논문을 표절하는 그런 것. 정말 나쁜 놈들이죠. -.-+

더 나쁘고 못돼 처먹은 건, 그런 놈들을 비호하고 옹호하는 작자들. 미친 거 아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