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하 거리에서 울고 다니는 여자의 그 크고 비물질적인 몸 속에서 나직하게 소리내며 흐르는 것은 비탄에 잠긴 사람들의 그 눈물인 것이다.
그 울고 다니는 여자는 두 가지 세계 사이에서, 가시적인 세계와 비가시적인 세계, 현재의 세계와 과거의 세계, 살과 숨의 세계와 먼지와 침묵의 세계 사이에서 끝없이 다리를 쩔뚝거리고 있다. 그 여자는 하나의 세계에서 다른 세계 사이를 오간다. 사라진 자들과 살아 있는 자들의 것이 한데 섞인 눈물의 남모르는 밀사가 되어.-43쪽
그 여자는 거기에, 너무나도 가득히, 이상하게 거기에, 구걸하는 사람의 당당함을 과시하며, 길고 가느다란 눈물의 속삭임으로 살랑거리는 침묵 속에, 울고 다니는 여자의 무한한 부드러움 속에, 떡하니 버티고 있는 것이었다. 그 여자는 거기에, 전혀 눈에 안 보이는 상태로, 완전히 현전하는 상태로, 지극히 헐벗고 자비로운 가슴의 비물질적 거인여자는 거기에 있었다.-73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