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몇몇이서 깊은 산골에 있는 카페에 갔었다. 그림같이 이쁜 곳이었고 분위기가 내게 딱 맞아 더 행복했었다. 물론 커피향도 좋았고 순두부 찌개는 싱거웠지만 나물들은 정말 정갈한 곳이었다. 드문 드문 콩이 박힌 밥맛은 아침굶은 내게 꿀맛이었다..
이 곳은 유난히 이쁘게 물든 단풍들을 보며 밥을 먹고 차를 마실수 있는 아름다운 곳이었다.. 올해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같은 곳이건만 기온차가 심한 가을이라서 인지 유난히 곱고 이뻤다. 활홀하다는 것이 이런것이구나 실감난곳이었으니 풍경은 말할 수가 없이 좋은 곳이었다.
오가는 길에도 다 내가 별난 탓도 있지만 퉁퉁 부은 눈으로도 이쁘다고 감탄사를 남발하자 운전하는 언니가 아예 차를 스로우 모션으로 움직여 주신다. 뒤에서 트럭이 빵빵 대자 결국엔 한쪽에 주차를 하고 빵빵거리던 차들을 다 보낸후에 움직였다..난 사실 이렇게 옆 사람 배려할줄 모른다. 뒤에서 빵 빵거리면 앞만 보고 달리기 바빴을 것이다.( 옆사람이 풍경에 빠져 놀라하더라도 )
내 주위엔 나와 다르게 아주 좋은 사람들이 많다 감사하게도..정말 좋은 사람이..그런데 그 좋은 사람중 한 분이 아니 멀쩡하게 얼마전까지만 해도 함께 밥먹고 걷고 떠들고 웃던 사람이 산소호흡기를 꽂고 숨 거칠게 몰아쉬는 모습을 보면 눈물 안 흘릴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모습이 볼때마다 안타까워 중환지실 면회 다녀온 날 밤이면 얼마나 울었던지.. 이날도 그 분을 보고 온 날이어서 밤에 정말 많이 울었었다. 그래서 눈은 퉁 퉁 부어서 눈을뜰수 없을 정도였는데 이렇게 아름다운 풍경을 보고 오니 조금은 위안이 되었었다.
그리고 이틀후엔 우리가 염려하던 대로 숨을 거두고 영원한 하나님의 품으로 돌아가셨다. 너무나 허무하다. 꼬박 이십오일을 산소호흡기에 의지한채 말한마디 더 나누어 보지 못한채 그렇게 허무하게 보내야 한 가족이며 주위의 모든 분들이 하나같이 허무해 했어야만 했던 사람.
입원과 수술 과정등을 지켜보고 또 희미해지는 숨소리까지 느끼고 가실 거란 예감을 하였었고 또 장래시작부터 끝까지 함께 하면서 수없이 되새김 하게 된...우리들이 산다는게 뭘까..아무리 발버둥거리며 살아도 한줌의 재로 돌아간다는 이 진리를..언제쯤이면 완전하게 깨달아 내가 사는 동안 맘속의 짐을 내려놓고 하얀 맘으로 살게 되려는지..
영정사진의 젊디 젊은 그 모습 그대로의 집사님에게 잘가요..이쁜 집사님.. 고마웠어요..감사했어요..뜨거운 눈물과 함께 고마움과 아쉬움을 전해보지만 ....그저 그렇게 곱고 예쁘셨던 평소의 모습으로 그저, 그저 날 바라만 보신다.
아,,너무 너무 아쉽고 아쉬운 아픈 이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