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르만 헤세의 정원 일의 즐거움
헤르만 헤세 지음, 두행숙 옮김 / 이레 / 2001년 10월
절판


인생에는 어려운 일, 슬픈 일들이 있다. 그래도 때때로 꿈이 이루어지고 행복이 찾아온다. 그 행복이 오래 지속되는 것은 아니라 해도 괜찮을 것이다. 그 행복은 잠시 동안은 참으로 멋지고 아름답게 여겨진다. 한곳에 머물며 고향을 갖는다는 기분, 꽃들과 나무, 흙, 샘물과 친해딘다는 기분, 한조각의 땅에 책임을 진다는 기분, 50여 그루의 나무와 몇 포기의 화초, 무화과나무나 복숭아나무에 책임을 진다는 기분이 그런 것이다.-122쪽

농촌 생활은 도시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거칠지는 않지만 온화한 것도 아니다.정신적이거나 영웅적인 생활도 아니다. 하지만 마치 잃어버렸다 다시 찾은 고향처럼 모든 정신적인 인간과 영웅적인 인간의 마음을 그 깊은 곳까지 끌어당긴다. 왜냐하면 이런 것이야말로 가장 오래 존속돼 온 가장 소박하고 경건한 인간 생활이가 때문이다. 땅을 경작하는 사람들의 일상은 근면과 노고로 가득 차 있으나 성급함이 없고 걱정 따위도 없다. 그런 일상의 밑바탕에는 경건함이 있다. 대지, 물, 공기, 사계절의 신성함에 대한 믿음이 있고 식물과 동물들이 지닌 생명의 힘에 대한 믿음이 있다.-12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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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수맘 2007-04-03 1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어봐야지 생각만 하던 책이었는데 이렇게라도 잠시 보니 더 읽어보고 싶어지네요. ^ ^.

비로그인 2007-04-03 15: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쩐지, '헤르만 헤세' 같지 않은 느낌 -
그러나 자연의 아름다움과 귀함을 느끼는데 '누구같다' '누구같지 않다' 따위는
필요없는 것. 옅은 초록색 잎 위에, 아침에 내려 앉은 물방울, 그리고 그 안에서
보석처럼 반짝이는 햇살을 보는 것은 누구라도 느낄 수 있는 것이니까 -
어쩌면, 자연의 어머니와 언제나 함께 할 수 있는 '농부'로 태어나는 것은 축복일까요.

치유 2007-04-03 23: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섬사이님/맞아요..전 친정아버지 생각많이 났어요..어릴적 집에 계시는 날이면 오직 하신다는게 정원가꾸시는 거였거든요..지금 위독하시단 전화가 왔는데 이러고 있으려니 맘이 아파죽겠어요..

홍수맘님/천천히 시간 나시거든 한번 보셔요..
L-SHIN 님/글쎄요..가끔 울 시어른들 보면 농부란게 축복은 아닌것 같기도 해요..
생각에 따라 다르겠지만요..그러나 자연의 아름다움을 느끼는 이에게는 축복임이 분명할터..횡설수설...하는 배꽃..좀전에 친정아버지 위독하시다고 전화왔는데 이러고 있으려니 조마 조마 너무 불안해요..

비로그인 2007-04-04 09: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처한 입장'과 생각에 따라 다른 것 같습니다.
배꽃님의 아버님께서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쾌차하시기를 바랍니다.
이럴 때는......어떻게 위로해야 되는지 모르는 제가 참 바보 같습니다.....

치유 2007-04-05 0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에요..고마워요..덕분에 새벽에 다시 좋아지셔서 한고비 넘기셨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