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일어나 밥하고 국끓여 신랑 깨워 보내고 나면 한시간 정도의 여유가 생긴다.그리고 월욜에 새벽예배는 참석 잘 못한다. 그래서 교만하게 기도도 안한다.누군가 그랬었다..기도하지 않는자는 교만한자라고..그러나 신랑우선 밥해서 출근시키는 시간이랑 겹치는 것이므로 하나님도 봐주시라 혼자 결론 내려버린다..그럼 맘도 편해진다..

어스름한 새벽에 나서는 신랑을 안스러운듯 바라보며 배웅해주곤 차가 아파트 주차장을 빠져나가기가 무섭게 후다닥 달려들어와 문 딸깍 잠근다. 그런 다음 컴 켜고 설겆이를 한다음 식탁 정리 대충 해 둔다.그리곤 알라딘으로 쪼르륵..아..그전에 성경타자 통독 쬐금 한 다음 알라딘 들어온다..ㅋㅋ

열심히 즐찾 브리핑을 따라 글을 읽고 다시 ...침묵..다들 어쩌면 이렇게 글쟁이들만 살까..생각하다 또 페이퍼 한장도 못 쓰고 두둥~~~~~~~@@아이들 깨우다가 다시 식탁차리고 국 데우고..다시 아이들 자지 않는지 다시 방에 들어가서 확인하길..서너차례...그러면 부시시 눈반쯤 감고 꼬깃 꼬깃 잠옷 차림 둘째녀석 시계부터 올려다보며 늦었는지 부터 확인하며 화장실로 직행한다..그러곤 물 소리 요란하게 샤워하고 등에는 물방울 송글 송글인데 물기 다 닦아노라며 속옷 챙겨입고 있다..ㅎㅎ

책상에 앉아 뭐 하는척을 하는지 진짜로 뭘 하는지 모르지만 암튼 앉았다가 밥먹는다..큰아이는 큰아이 답게 너무나 조용하게 그림자처럼 다닌다..언제 일어났는지도 모르게 씻고 깔끔한 모습으로 식탁에 앉는다..특히소라에게 배울점은 아침에 식탁에 앉을때 머리모양이 항상 정결하다는 것이다..난 대충 질끈 묶고 밥하는데..

어찌하여 월욜아침이면 두번의 식탁을 차린다..그렇게 식사가 끝나고 녹차 한잔을 마시고 가방메고 집을 나서는 둘째..가방이 엄청나게 무겁다고 비명이다..그러면서 한다는 소리..학교가 너무 멀단다..에고..고...아직 진짜로 먼 학교를 못 다녀 봐서 하는소리다..맨날 걸어서 오분 십분정도면 도착할 거리에서 살았으니..난 그런다..차도 안타고 다닐 정도면 가까운 곳이지 뭘그러니??하면서도 준비물이랑 무거운 가방을 보니 미안해 지긴 하다...하긴 엄마 어릴적엔 삽십분도 걸어다녔는걸 뭐..또 교복이 너무 커서 배가 불러 보인다고도 한다..ㅋㅋ자기가 살쪘다고는 절대로 말 안한다..

큰아이는 아침에 보조가방까지 책이 가득이었다..오늘부터 열시에 학교가 끝난다고 문제집이며 교과서며 빵빵한 그 자체다..얼마전에 문제집 사들고 오다가 잠깐 걸었었는데 저녁 식사할때보니 손을 바들 바들 떨고 있었다..그걸 생각하니 다시 너무 안스러워서 오늘은 저걸 어찌 들고 가나 싶어 학교 뒷문까지 들어다 주고 오는데 내 어깨가 빠질라고 한다..사물함이 크다면 몽땅 넣어두고 오라고 할텐데..아..고등학교 사물함들이여 짠!@@하고 커져라....커져라..커져라..아파트 담 하나 사이로도 이렇게 무거운데 다른 친구들은 어떻게 들고 온다니...그들의 어깨가 염려스럽다..제발 자라는 아이들의 어깨를 짓누르지 마세요..으윽~~~~!!

그러고 보니 아직 설걸이도 안 했고..많고 많은 일들이 날 기다려 주고 있다..월욜 아침이 젤 바쁜 주부...눈이 부시게 맑은 햇살에 나도 부지런을 떨며 힘차게 시작한다..그러나 엉덩이가 무겁다..조금만 더 ..조금만 더..놀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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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7-03-12 09: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버스 두번 갈아타고도 다녔는데요.

마노아 2007-03-12 1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상의 이야기들이 그림처럼 펼쳐져요. 글 너무 잘 쓰신걸요, 뭘.^^ 항상 머리를 정갈하게 정리하는 큰 아이의 모습에 슬며시 미소가 지어져요. 단란한 가족의 모습이 너무 멋집니다. ^^

씩씩하니 2007-03-12 1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어떡해요..넘 무거운대..가방,,저희는 사물함에 두고 다니니깐 별일이 없지만,,갑자기.가슴이 짠해와요~~
저도 가끔 울 큰애 가방이 넘 무거워보여서,,가끔 집에 있는 날에는 1층 현관까지..아이 등에서 가방을 제가 살짝 들어올려서 데려다주곤하는데...
님 그나저나,,이번 주일 저희 목사님..설교 말씀이...쉬지말구 기도하라,였는데....

치유 2007-03-13 09: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물만두님/요즘 아이들은 편한걸 너무 좋아해요..--
마노아님/늘 이쁜 눈으로 보시는 그 마음이 오히려 더 이쁘고 감사합니다.
하니님/오랫만이네요..잘지내셨는지여??아이들 가방 들어보면 정말 무겁죠..기도..그러게 말입니다..

14;27속삭이신님/헤헷..감사합니다..
섬사이님/감사합니다..님의 마음밭이 편안하시니 그러겠지요.네..중학교땐 또 천국이었더라구요..어젠 결국에 숙제도 다 해결 못하고 자더라구요..안스러워 어찌 삼년을 지켜볼까 싶네요..오늘도 햇살 참 좋으네요..맘까지 햇살 같은 날 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