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무사히 할머니가 될 수 있을까˝와 ˝MB의 밥상을 세 번이나 차리며 ‘열심‘을 추궁하다˝가 좋았다.우리가 지금 얼마만큼 괴물의 얼굴을 하고 있는지를 보관한 아카이브 같은 책.
자발적 망명으로 청년시절 유학했던 파리로 이주한 사회학자/작가의 일기다. 이주 후 처음의 기대와 긴장감이 뒤로 갈수록 피로와 실망으로 바뀌는데 그럼에도 독자 입장에서는 지치지 않는다. 그 순간까지도 사회학적 씨실 날실로 직조하여 텍스트를 만드는 탁월한 능력 덕분에. 게다가 일기라서 어려운 개념이 등장하다가도 본격적으로 어려워지기 전에 일상으로 정리된다!
아이가 아닌 나를 위한 우화 읽기는 굉장히 오랜만이다. 탈무드에서 본 것도 같고 불교설화에서 본 것도 같은 닮은 이야기들. 번역이든 지은 것이든 류시화라는 작가 이름이 박혀있는 책은 언제나 마음을 부드럽게 만든다. 내가 어디서 무얼하고 있는 누구인가 하는 서늘한 질문과 함께.
화려한 표현 하나 없는데 글 자체에서 완벽함, 반듯함이 느껴지는 마스다 미리의 여행기. 그냥 여행기가 아닌 혼자 참가한 패키지 여행기다. 아름다움으로 손꼽히는 세계 곳곳에서 그 시간, 그 장소를 철저히 즐거워 하는 모습이 좋았다.덤으로 현지에서 사온 선물을 현지 신문으로 포장해서 준다는 무척 좋은 아이디어도 얻어간다.
간단하지만 빈틈 없는 레시피로 근사한 한끼 식탁을 차려낼 수 있는 요리책이다. 번잡하게 이것저것 펼치지 않아도 정성스럽고 예쁜 한 그릇이 완성되는 매직. 책에 담긴 사진에서 스타일링 힌트도 얻을 수 있다. 다양한 일본 가정식에 도전해볼 수 있는 것도 큰 장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