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모습의 엄마다.

큰애를 대할 때의 나와 둘째를 대할 때의 나.

큰애 앞에서 나는 급해지고 다혈질적이며 변덕스러워진다.

둘째 앞에서 나는 차분해지고 침착하며 일관된 태도를 갖는다.

거의 지킬과 하이드로구만.

 

큰애한테는 언제나 욕심이 앞서고 요구도 그만큼 크다.

둘째에게도 역시 욕심은 크지만 무리한 요구는 안 하게 된다.

큰애는 전방에서 무수한 포탄들을 받아내야 하고

둘째는 후방에서 가끔씩 날아오는 화살에 주의하기만 하면 된다.

 

나의 모든 에너지와 집중이 거의 머루에게 쏟아진다.

머루와 나와의 지나친 일치가 서로를 너무 피곤하게 하고 있다.

때론 오히려 머루의 일에 머루보다 내가 더 흥분한다.-__-;;;

 

병이야...

 

엄마는 머루가 잘해도 걱정, 못 해도 걱정이다.

엄마는 다래가 못 해도 흐뭇, 잘 하면 더욱 더 흐뭇이다.

 

근데 다래 대하듯 머루 대하기가 쉽지 않다.

머루 앞에서는 급하고 서두르고 넘어지고 다래 뒤에서는 느긋하고 한없이 여유로우니.

아무리 느리게 키우는 법을 강조하는 책을 읽어도 머루 앞에서 이 병을 못 고친다.

 

머루랑은 언제나 초보 엄마이고

다래랑은 노련한(상대적으로) 엄마이다.

 

머루야, 어쩌면 좋니...

 

 

 


댓글(15)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미설 2005-10-19 1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솔직히 머루가 쬐끔 불쌍해지려고 하지만서도.. 아마도 머루도 그게 다 엄마의 사랑이란걸 아는 날이 오지 않을까요? 너무 기대 안해 주셔도 것도 섭하거든요. 머루도 미누리님도 힘내세요^^

다래는 못해도 흐믓, 잘하면 더더욱 흐믓...둘째가 그렇게 이쁜가요?^^아이. 궁금해라~~

물만두 2005-10-19 1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가요? 울 엄니는 저를 방목하셨고 만순이는 성격이 드러버서 챙겨주시고 다시 만돌이는 방목하시던데요. 아이들 성격하고도 연관이 있는 것 같아요...

미누리 2005-10-19 1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설님, 그게 고치기 쉽지 않은 병이어서요... 네, 아자! 그리고 둘째는 정말 낳아보면 안다니까요.^^ 매일 봐도 예쁘고 깨물어 주고 싶고 그래요. 다래 급식가서 둘이 껴안고 뽀뽀하고 그러면 옆에 같이 온 엄마가 닭살모녀래요.^^
만두님^^ 성격이 드러버서 챙겨주었다구요... 그러게 아이들 성격하고도 관련이 있어요. 머루는 엄마맘과는 달리 느긋한 아이이고 다래는 여자아이답게 제 할일 알아서 챙겨하니 머루에게는 잔소리가 늘고 다래에게는 잔소리가 덜 가지요.

울보 2005-10-19 1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큰애이기때문일것입니다,
왜 첫째에게는 무엇든 잘하려는 그마음,,그런데 둘째는 첫째를 키우고 나니 왠지 여유가 생겨서,,,그래서일거라 생각합니다,
너무 조급하게 생각하지 마세요 조금 아이가 더자라면 나아지지 않을까요,,

미누리 2005-10-19 1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울보님, 그렇죠? 그렇긴 해도 어떨땐 정도가 지나쳐져서 그러지 말아야지하게 되요.

세실 2005-10-19 1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누리님 저도 그게 제 고질병이란 말입니다.
요즘 보림이 숙제 신경쓰느라 규환이는 방치 하면서 온 신경을 보림이한테만 쓰고 있어요. 물론 스트레스도 보림이한테만 풀게 되어요. 옆에서 규환이가 제 눈치 보느라 공부한다고 하면 어찌나 기특한지...원...
큰애한테는 인색하고, 작은애한테는 관대해지는것이 당연하긴 한가봅니다. 주위에서도 다 그러니 원....좀 자제하려고 많이 노력하고 있기는 합니다.
넘 자책하지 마세요. 다 그러구 살아요....아들이라 좀더 쎈가요???

진주 2005-10-19 11: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저는 알아요. 미누리님은 분명 좋은 엄마라는 걸요. 다래한테나 머루한테나...

진주 2005-10-19 1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추천은 접니다...^^*) - 2005-10-19 11:13

미누리 2005-10-19 1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실님, 저랑 같은 병을 앓고 계시는 줄은 알고 있어요.^^ 세실님두 참, 아들이라서 더 쎈 거 그런거 아니예요. 머루가 하필이면 첫째로 태어나서 그런거예요. ^^::
진주님, 제가 항상 진주님을 주부9단으로 모시고^^ 있는 것 아시지요? 고마워요. 추천두요.^^

로드무비 2005-10-19 1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큰 애--큰애
이럴 때는 붙어주는 게 맞습니다. 큰아들, 큰딸도 마찬가지고......

전 그 두 가지 모습이 좋아 보이는데요?
아이들도 다양한 모습의 엄마에 익숙해서 암시랑토 않을 거여요.^^

2005-10-19 1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기 팔잡니다^^ 큰 애에겐 늘 저도 엄마로서의 죄의식 같은 게 있어요. 베풀기 보다 기대하는..

2005-10-19 14: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미누리 2005-10-19 18: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님, 수정했어요.^^ 그나저나 이러다 머루에게 원망을 사게 될까 걱정이네요. 녀석이 워낙 무던하여 이 엄마를 참아내 주고 있는 거예요.
참나님, 어쩌면 저만 그런 것 아니라는 것 확인받고 싶었던 것인지도. 반성이라기 보다는 푸념이예요.
랑님, 안보이는 곳에서 속닥이다니.^^

미누리 2005-10-20 2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벽별님, 음~ 수상하다, 수상해, 혹시?^^

미누리 2005-10-20 2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게 그 뜻이었구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