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 어 다크, 다크 우드
루스 웨어 지음, 유혜인 옮김 / 예담 / 2016년 6월
평점 :
절판




          국내 독자들에겐 생소한 영국 작가인 루스 웨어지만 이미 영국과 전 세계적으로 독자들의 뇌리속에 깊이 파고들고 있는 떠오르는 신성이랄까요. 단 한편의 스릴러 (큰 틀안에서 범죄스릴러계열으로 봐야겠죠) 작품으로 이만큼의 호응과 주목을 받는 작가는 상당히 드물죠. 여기에 이미 영화화가 결정된 상태로 내러티브 자체가 상업적으로도 매력이 있다는 뜻이겠죠. 뭐 이러면 상당히 엔터테이먼트적인 작품으로 오인 받을 소지도 충분이 있겠지만요. 그렇더라도 한번은 루스 웨어의 작품세계를 검증 아닌 검증을 해봐야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듭니다. 과연 어떠 부분들이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영화화할 만큼의 매력적인 요소들이 있는지에 대해서요 여기에 이번 작품으로 하나로 반짝 인기에 끝날지 이후의 작품들에 대한 기대감도 같이 반영될 듯 하기도 합니다.


          <인 어 다크, 다크 우드> 굳이 직역하지 않겠지만 제목에서 부터 심상치 않는 느낌을 우선 던져 주네요. 왠지 으스스하고 불길한 (어둠이라는 존재 자체만으로도 충분한 에피타이저 맛을 자아내니까요) 느낌을 먼저 던집니다. 어느날 갑자기 십년간 연락이 끊겼던 친구로부터 한통의 메일이 (정확히 그 친구는 아니지만 별로 좋지 못한 기억속의 친구가 결혼을 한다면서 그리고 결혼식은 아니고 신부의 싱글파티에 초대 한다는...) 오면서 시작됩니다. 그리고 많은 고민끝에 싱글파티가 열리는 곳으로 가게 되고 그 장소가 선뜻 다가가기 힘든 외딴 곳의 별장으로 서두에서도 부터 뭔가 잘못되고 있다는 느낌을 주면서 내러티브가 시작되죠. 뭐 이렇게 보면 아주 단순하면서도 흔히 우려먹는 컨셉트인데요. 루스 웨어는 여기서 그 우려먹던 컨셉트를 아주 효율적으로 창조적이자 자신만의 컨셉트로 치환시켜 버립니다. 우선 스토리의 장소적인 배경에서부터 아주 과감하게 선정하는데요.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공간적인 배경을 굉장히 미니멀하게 한정합니다. 별장이라는 한정된 장소 여기에 별장의 구조 자체가 외부에서 훤히 볼 수 있는 유리창의 구조로 된 별장 (왠지 외부자의 감시하에 놓여있다는 점과 더불어 그 감시자나 외부자가 다름아닌 독자일 수 있다는 복선을 깔아버리죠) 그리고 또 극히 한정된 등장인물 (최대 6명) 를 등장시켜 범인의 범위를 아주 간결하게 좁혀주는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얼핏 한정된 장소와 한정된 등장인물 그리고 터지는 예기치 않는 진실과 사건... 뭐 답이 뻔한 것 아닌가 이런 선입관이 독자들 뇌리를 스치게 되는데요. 대게의 실패한 작품들이 그렇다는 거죠. 하지만 루스 웨어는 이러한 뻔한 구조를 절묘하게 이용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게 바로 미니멀화된 스트럭쳐라고 해야할까요. 극히 축소화된 공간적 배경과 등장인물들을 통해서 롱숏에 가까운 기법을 혼합해서 독자들로 하여금 마치 거대한 장소와 더불어 수 많은 등장인물들이 출연하는 착각을 불러 일으킨다는 것입니다. 물론 여기에는 등장인물들의 심도 깊고 절묘한 심리묘사가 더해져서 가능하게 되는데요. 우선 누가 범인인지 대한 축측을 불허 할 만큼 등장 인물들 각각의 심리가 독립적으로 그리고 전체적으로 혼합되어 묘한 스릴감을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사건의 중심에 있는 로라 쇼의 의식 세계에서부터 뭔가 꼬여 버리는데요. 루스 웨어의 신의 한수라고 할 만큼 이번 작품은 범죄심리스릴러로써 표본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전반적으로 굉장히 빠른 속도감을 가지고 있으면서 더불어 상황묘사나 배경묘사 그리고 등장인물들의 멘트 하나 하나에 따라 알듯 모를듯한 묘한 공포감을 불러 오는 작품으로 한정적인 인물과 협소한 공간을 무한 확대하는 착각을 일으키는 유니크한 작품이라 할 수 있겠네요. 제2의 애거서 크리스티라는 찬사가 명불허전이 아니라는 느낌을 강렬하게 전하는 작가이기도 하네요. 한 동안 전 세계 독자들에게 회자될 인물임에 틀림없는 것 같고 그래서 차기작이 더 기대되는 작가이기도 합니다. 작품 전체가 주는 스산한 분위기와 등장인물들 각자가 연출해내는 기시감 같은 멘트들이 전반적으로 하나로 융화되어 있다는 느낌을 강하게 전달해 줍니다. 한번 손에 잡으면 끝을 보게 만드는 스토리의 빠른 전개가 행여 밤잠을 설치게 할까 걱정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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