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모 데우스 - 미래의 역사 인류 3부작 시리즈
유발 하라리 지음, 김명주 옮김 / 김영사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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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학작품 (사실 문학작품도 유명 작가의 작품이나 사회적 반향을 일으키는 작품을 제외한다면 주목받지 못하고 독자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경우가 그다지 많지는 않죠) 을 제외하고는 왠만한 인문도서나 과학계열의 도서들이 독자들에게 큰 임팩트를 던져주는 경우는 그다지 없다고 봐도 틀린말은 아닐 것입니다. 특히 진화 관련 부분이 가미된 경우에는 가뭄에 콩나듯이 특수한 계층의 독자들외에는 외면 받는 것이 지금의 우리 독서 풍토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런 환경속에서도 유발 하라리 (정말 생소하죠 영미권에서 권위를 인정받는 학자도 아니고 변방 정도로 여겨지는 이스라엘 학자인데요) 는 지난해부터 국내 독자들에게 상당히 주목받고 있는 학자 겸 작가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중입니다. 전작인『사피엔스』를 통해서 이미 베스트셀러 작가의 반열에 올랐고 다양하고 신선한 가설과 논거로 딱딱하기 그지없는 진화 역사론을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열쇠를 제공했습니다. 이미 전작에서 확인했듯이 유발 하라리는 인류가 어떻게 수 많은 종 중에서도 지구상의 최고의 정점에 올라설 수 있는지에 대한 구체적이면서도 공감대 형성할 수 있는 가설을 제공하여 상당한 설득력 있는 논거를 펼치고 있습니다. 호모 사피엔스 즉 인류는 사실상 지구를 접수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기존 지구상에서 생멸했던 그 어떠한 종보다 빠른 속도로 지구를 독점하고 있는 중이고 향후 별다른 외부적인 요인이 없다는 전제하에 이러한 속도는 점점 더 가속을 받으면서 앞으로 나아갈 것으로 보입니다. 


           전작에서 유발 하라리는 이런한 유래없는 점령 속도를 발휘할 수 있었던 근원적인 몇가지의 요인들을 심도 깊은면서 일반 독자들에게 어필될 수 있는 스토리텔링 기법으로 자연스럽게 풀어 갔습니다. 그리고 이제 호모 사피엔스에 대적한 그 어떠한 종도 없다는 자부심아닌 자부심을 갖고 있는 인류는 이제 지구를 뛰어 넘어 광활한 우주로 그 시선을 돌리고 있는 중이기도 하고요. 이 시점에서 유발 하라리는 인류 즉 호모 사피엔스가 향후 미래를 어떻게 개척하고 나아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던져주고 있는데요. 이번에 선보이는 <호모 데우스 ; Homo Deus> 는 바로 우리 인류의 미래와 그리고 그 미래를 어떻게 개척하고 받아 들여야 하는지에 대한 심도 깊은 고민거리를 공유할때가 되었다는 시그널을 보내고 있습니다. 여기에 이미 정상에 올라선 인류가 지향하고 있는 분야 그리고 자신이 지구를 정복했다고 선언한 인류의 현 주소에 대해서 신랄한 자기 비판과 검증을 보여 주고 있죠. 과연 지금 21세기 우리 인류는 진화 생물학적으로는 여전히 호모로 분류되지만 왠지 지금의 인류는 호모이기를 거부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다양한 패턴들을 다루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럼 여기서 유발 하라리는 지금 현생 인류의 정체성은 과연 어느 시점에 도달하여 있는가? 그리고 앞으로 과연 인류는 어떠한 방향으로 진화할 것인가? 이 두가지 논제를 과학혁명 이후의 시대의 요청사안들을 추론하면서 독자들을 쉼 없이 끌어 가고 있는데요. 냉철하게 아니 약간은 억지 주장 같기도 하지만 이미 인류는 자신들이 창조해 내 '신' 을 자리에서 끌어내리고 자신이 '신' 의 자리에 등극했다고 봐도 틀리지 않는 사례들을 보여주고 있죠. 바로 '호모 데우스' 라는 새로운 개념의 인류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러한 개념의 근간은 종교와 과학 그리고 나아가 여러가지 사회적인 분야의 다양한 논거들을 추론하여 제시하고 있기도 합니다. 이 주제들이 어찌보면 상당히 아이러니한 부분들이기도 한데요. 그 동안 인류는 인지혁명, 농업혁명, 산업혁명의 기간동안 종교와 과학은 인류를 최정상으로 이끄는 쌍두마차의 역활을 수행했죠. 그런데 이러한 기류가 과학혁명이라는 패러다임을 마주하면서 사실상 한쪽으로 기우는 분위기로 흘러가게 되고, 급기야 저자가 제시하는 미래상에서는 과학이 종교를 대치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입니다. 실상 이러한 현상들은 지금 우리 주변에서 부지불식간에 진행되고 있다는 점 역시 이런 부분을 반증하고 있기도 하다는 것입니다. 그 동안 인류는 현재의 시스템을 창조하기 위해 인본주의라는 새로운 개념의 패러다임을 창출했고 이를 기반으로 지금의 시스템을 구축했죠. 그런데 향후 미래의 모습은 인본주의를 근간으로 그 동안 인류가 살아왔던 방식과는 상당히 다른 방향으로 흘러갈 것이라는 것을 예견할 수 있습니다. 조지 오웰의 『1984』의 빅브라더라는 존재 처럼 또 하나의 신이 등장할 것이고 그 교리는 "데이터" 가 될 것이며 인류는 자신들이 신의 반열에 올랐다는 것을 깨닫기도 전에 데이터교의 일원으로 전락할 것이라는 논거인데요. 상당히 암울한 디스토피아계열의 소설 작품을 음미하는 느낌을 던져주고 있는 기제들입니다.    


          지구상에 명멸했던 수 많은 종 중에서 유일하게 가장 빠른속도로 지구를 차지한 종은 호모족이 유일무이할 것입니다. 인류는 그런 점에서 대단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고 또 한편으로 당위성를 맘껏 발현하고 있죠. 인류외의 그 어떠한 생명체는 오직 인류를 위한 조연의 역활과 하나의 부속물 밖에 안된다는 착각 아닌 착각을 하면서요. 인류 나름의 논리대로 인지혁명이니 농업혁명이니 과학혁명을 운운하고 있지만 이 또한 범죄자들의 자기합리화의 일환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가져본 이들은 과연 몇몇이나 있을까요? 그나마 인류는 이러한 면피를 "신" 이라는 존재 (일체의 종교를 포함해서요) 를 창출하면서 자기 반성적인 면모를 보였주었죠. 하지만 이제 우리 스스로가 만들어낸 마지막 보류마저도 흔들리고 있는 상태에 직면하게 되었습니다. 인류 스스로 "신" 를 끌어내리고 선수 교체를 단행하는 경지에 까지 도달했죠. 그런데 말이죠. 신을 대신하는 것 까지는 좋은데 왠지 만루상황에서 대타로 들어선 선수가 더블플레이로 게임을 종결하는 그림이 자꾸 그려지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바로 이런 기시감이 이번 저서에서 큰 그림으로 보입니다. 인류가 창출해낸 시스템속에서 인류는 주연이 아닌 일개 조연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위험천만한 현실들과 이를 반증해나가는 사례들이 속속 목격되고 있습니다. 어슬픈 "신" 놀이로 인해 그나마 쌓아온 명성을 잃지 않으려면 차라리 창조해낸 신 속에 일환으로 살아가는 것이 어쩌면 더 타당할 수 도 있다는 말이겠죠. 물론 이번 저서가 인류미래의 디스토피아를 바라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단지 충분히 그럴 수 있는 개연성이 짙어가고 있다는 점 이제는 더 이상 쉬쉬할 수 없는 시점이라는 점에서 모든 인류가 한번쯤 고민해봐야할 시기가 아닐까 싶네요. 이번에도 유발 하라리 특유의 소설 같은 스토리텔링은 딱딱한 논거들을 아주 재미있게 그러면서 아주 설득력 높게 독자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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