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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죽음 - 개정판
김진명 지음 / 새움 / 2012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김진명의 작품이 세상에 나올때 마다 극명한 반응이 일어나죠. 머리속에 먹물이 어느 정도 들어앉아 있다고 자부하는 부류에서는 그저 국수국우주의적 성향이 넘치는 일개 작가의 상상력이 만들어내 소설이다 즉 팩트(역사적 사실)와 무관한 픽션이라고 치부합니다. 자신들이 여지껏 그러니까 조선사편수위원이자 한국사학계의 대부인 이병도의 학설을 그대로 전수받고 이를 신앙처럼 믿고 있으면 앞으로도 이 신앙을 버릴마음이 티끌만큼 없는 이들에게 더욱 더 김진명의 작품들은 그저 소설에 불과하죠. 그것도 일반 어리석은 대중들의 주머니속을 털기위한 흥미본연의 삼류소설정도밖엔 그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있는게 아마도 작금의 현실일 것입니다. 물론 김진명의 작품들이 소설이 아니라고 부인할려고 하는 항변이나 그 어떠한 바램 역시 없습니다. 그런데 말이죠 김진명의 작품속에 등장하는 일편의 팩트적인 (정말 누구나 부인할 수 없는 역사적 사실) 요소들을 보고 있자면 하나의 궁금점이 절로 생기기 마련입니다. 왜 작가는 그런 역사적 팩트들에 열을 올리고 있을까? 그리고 작가가 주장하는 역사적 팩트들(물론 확대된 사유까지 포함해서요)과 대한 우리의 상식적인 사고의 접점은 어떠한 괴리를 갖고 있을까? 뭐 이런 생각 한번쯤은 갖게 되죠. 극히 정상적인 교육을 받아온 지성인이라고 생각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말이죠. 그런데 우리는 여기서 김진명이라는 작가가 작품을 통해서 던지는 역사적 사실과 해석의 방향에 대한 진지한 생각을 저버리고 있지 않나라는 생각도 가지게 됩니다.
이번 작품 <신의 죽음> 은 기존 그의 작품과 또 다른 역사적 팩트를 터치하면서 시작합니다. 김일성의 죽음과 한국사의 왜곡이라는 뜬금없는 소재에서 출발하는데요. 현존하지 않는 "현무첩" 과 그 속에 담겨져있는 "臣 鎭 使 殘 商 三 拾 敎 邦 言" - 신 진은 백제상인 30명을 시켜 우리 말을 가르치게 했나이다 - 키워드 그리고 평안도 덕흥리에 발굴된 안악고분3호의 묘주인 00 鎭 과의 연계 더 확장되어서 고구려의 최대 강역이 유주 즉 지금의 베이징까지 였다는 확대된 논거에 이르기까지 그 비밀을 파헤치는 과정을 추리스릴러의 기법으로 끌어가고 있는 작품인데요. 사유의 스케일이 상당히 크게 다가오는 작품이죠. 중국 그리고 북한과 한국 지정학적으로 불가분의 관계를 지니고 있는 상황에서 아슬아슬하게 우리의 민낮을 터지하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매번 느끼지는 김진명의 작품을 읽을때마다 감출수 없는 울분과 더불어 우리는 지금 현재 무엇을 하고 있는가에 대한 반문을 던지게 하죠. 그 만큼 이번 작품 역시 우리의 안일한 역사적 사고에 대한 경종을 울리는 작품입니다. 왜 무엇때문에 라는 의문점을 자꾸 제시하면서 내러티브는 종국에 가서 그 어떠한 해답을 제시하지 않고 있고 작품을 끌어 가는 주인공 역시 작품의 성질과는 사뭇 다른 인물을 등장시키는 기법 역시 이번 작품에서도 볼 수 있는데요. 이 점 역시 김진명의 교묘한 설정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역사의 인식이라는 자체가 특정인에 의해서 이루어질 경우 수 많은 오류와 왜곡을 낳을 수 밖에 없다는 의미에서 역사와 무관한 주인공을 설정하고 있지 않나라는 생각을 가져보게 합니다. 무엇보다 이번 작품에서 돋보이는 설정은 북한을 바라보는 시각의 문제인데요. 그 동안 우리는 남북이라는 대치상황에서 특히 친북, 종북, 반미, 친중 등 묘한 입장에 서 있는 이데올로기적인 아노미 상태지만 이번 작품은 역사라는 큰 명제에서 이런 이데올로기적인 사고 보다는 민족 혼이라는 사유가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금 확인하게 해주고 있다는 것입니다. 중국의 역사왜곡에 맞서 남북의 이해가치를 벗어나 민족 혼의 재정립이라는 차원에서 대승적인 협력과 대안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점을 일깨우네요.
다시한번 거론하지만 분명히 이 작품은 역사적 사실이 아닌 픽션입니다. 엄밀히 분류하자면 역사추리소설 정도라고 할까요. 그런데 말이죠 이상하리 만큼 일반 독자들이 이 작품을 읽으면서 느끼는 감정 그리고 독자들의 뇌리를 지배하고 있는 느낌 뭐 이런 형이상학적인 것들은 단순하게 픽션이라고 단정지을 수 없는 그 무언가가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아직도 북한학계를 제외한 한국과 중국 그리고 일본(일본은 이상하리 만큼 우리와 관련된 거의 모든 역사적 유물의 발굴이나 그 존재의 평가에 대해서 꼬박 꼬박 출석하여 훈수를 두고 있죠) 의 강단학계에서는 안악고분의 묘주를 중국의 망명인으로 보고 있습니다. 북한학계의 고구려인이라는 소수설과는 정반대의 학설인데요, 이점이 아쉽다는 것입니다. 비록 아직까지 북한과의 관계성등을 고려하여 판단한 학설은 아니겠지만 왠지 앞뒤가 서로 맞지않다는 느낌을 받게 한다는 것입니다. 즉 이 문제는 우리의 역사와 직결되는 연결고리라는 점을 망각하고 있다는 것인데요. 즉 동북공정 프로젝트의 일부분이라고 봐도 타당할 것이고 이런 역사적 왜곡에 우리의 학계 나아가 정치권까지 더불어 시인하는 형국에서 일반 대중 독자들이 갈망하는 진실은 과연 어디에 존재하고 있는지 답답할 따름이죠. 그나마 김진명같은 작가나 일부 재야 역사학자들에 의해서 반증의 자료들이 하나 둘씩 일반 대중들에게 알려지고 있지만 상당히 미진한 여파라고 볼 수 밖에 없습니다. 김진명은 이번 작품속에 "역사 왜곡은 항상 전쟁을 불러온다" 는 것을 일본의 조선 감정등의 예를 들어 보이면서 진정한 역사의 바로세움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