뻐꾸기 알은 누구의 것인가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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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록 스키어들이 고대했던 계절의 맛은 제대로 느끼지 못하고 지나갔지만 항상 겨울철은 스키어들에겐 모든것을 걸수있는 그런 계절인것 같습니다. 특히나 눈의 향연으로 펼쳐지는 설경을 배경으로 슬러프를 질주하는 상상만으로도 모든 것을 즐겁게 하겠죠. 여기에 동계스포츠에 관심이 집중되는 계절이기도 하고요. 그런시기에 딱 맞는 작품이 있다면 더욱더 흥미를 자극하겠죠. 다름 아닌 히가시노 게이고의 <뻐꾸기 알은 누구의 것인가> 라는 작품인데요. 설원이 펼쳐지는 스키장 생각만 해도 가슴 설레이는 광경이죠. 여기에 일본 추리계의 거장 히가시노 게이고만의 유니크한 내러티브가 혼합되어 한편의 서스펜스 드라마를 연출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작품은 딱 요즘 계절에 맞아 떨어지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미 <백은의 잭>에서 한번 선보였지만 그 작품과는 또 다른 묘미를 보여주고 있기도 합니다. 음 <백은의 잭>은 스릴러쪽에 무게감을 두고 전반적으로 사건해결쪽으로 내러티브가 진행되면서 스키라는 스포츠가 살짝 가미 되었다면 이번 작품은 그 무게 중심이 스키라는 스포츠(일본 역시 그다지 주목받지 못하고 있는 종목인 것 같더라구요)와 인간의 타고난 재능과 후천적인 노력에 대한 담론이 융합되어 있고, 스키나 크로스컨트리등 설원 스포츠에 대한 상세한 묘사가 재미있게 전개되고 있어 전작보다 한층 더 흡인력이 뛰어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사실 이번 작품은 추리스릴러작품이라 하긴에 왠지 그 맛이 밋밋하게 다가옵니다. 뭐 숨막히는 서스팬스나 스릴러 그리고 대단원의 반전등 추리스릴러 작품이라면 갖추고 있어야할 미덕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독자들의 눈을 사로잡기 위해서 초반부에서 야금야금 던져주는 힌트라던지 복선같은 리허설이 전혀 없고 마치 독자들을 개무시하듯이 초장에 이미 사건의 전말이 될 수 있는 핵심 키워드를 확 공개해 버리는 기법을 가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즉 처음부터 사건의 진상을 밝혀 놓고선 독자들 마음가는대로 한번 상상의 날개를 펼쳐보라는 작가의 오만함마저 느껴지는 작품이기도 하죠. 물론 이러한 구도 설정이 오히려 독자들로 하여금 그래 한번 갈때까지 가보자라는 오기심을 자극하기도 하면서 나름의 내러티브를 상상하게 하고 물론 재치있는 독자들이라면 큰 범주에서 벗어나지 않겠지만 작가가 의도한 방향과 다른쪽으로 흘러가는 자신의 모습을 보면서 고개를 주억거리게도 하는 그런 작품입니다. 그동안 국내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았던 작가의 작품세계가 이번 작품을 통해서 다시한번 확인되고 있는데요. 추리스릴러라는 기존의 틀을 벗어나 사회적 영역으로 확대한 사유가 이번 작품에서도 멋들어지게 전개되고 있다는 점이 역시 히가시노 게이고 살아있네라는 생각이 드네요.

 

           19년전에 태어났던 딸과 그 딸이 자신의 딸이 아니라는 점 그리고 갑자기 등장한 친부와 그동안 자신의 딸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면서 숨겨왔던 양부의 심정등 키 워드는 이러한 갈등과 심리묘사가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지만 실상 작품 전반을 관통하고 있는 사유는 재능이냐 노력이냐 혹은 정작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해야하는 것이 진정한 삶의 방향타가 아닌가...  라는 배경음악이 강하게 깔려있는 작품이죠. 느닷없이 등장하는 신고라는 컨트리선수에게 많은 지면을 활용했다는 점이 작가의 또 다른 숨겨진 사유일 것입니다. 초반부에는 단조로운 스토리에 양념정도로 생각되어질 정도이지 않을까 왜 기본적으로 히다 카자미의 출생의 비밀과 이에 발맞추어 벌어지는 사건들에 집중하게 되는데요 요게 히가시노 게이고의 절묘한 트릭이라는 것이죠. 바로 이 신고라는 뛰어난 유전자를 가지고 있지만 자신의 꿈과 상반되는 삶을 사는 신고가 어떻게 보면 이번 작품 사유의 또 다른 핵심으로 등장하고 있습니다. 전체적인 내러티브의 비중이 결말부분에서 갑자기 신고쪽으로 흐르는 느낌마저 주고 있기도 합니다.

 

           전체적으로 이번 작품은 히가시노 게이고의 현 사회에 던지고 있는 또 다른 사유를 담고 있는 그런 작품입니다. 유전학적으로 타고난 천재성이냐 후천적인 노력성 어느 쪽이 우리 인간의 삶을 더 풍유롭게 할 수 있을까라는 예전부터 왈가불가해왔던 논거중에 하나이지만 추리 스릴러라는 형식을 차용하여 독자들에게 다시한번 더 생각해볼 기회를 주는 작품입니다. 더구나 소치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일반대중에게 비인기동계 스포츠를 되돌아볼 수 있는 기회도 부여하고 있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이래 저래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들은 갈수록 사회적 이슈에 대한 사유가 한층 더 심도 깊게 담겨져 있어 읽는 독자들로 하여금 매번 고뇌에 빠지게 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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