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션 - 어느 괴짜 과학자의 화성판 어드벤처 생존기
앤디 위어 지음, 박아람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5년 7월
평점 :
품절



          전 영화 <마션> 을 보질 못했습니다. 왠지 SF물에 대한 흥미저하로 인해서 그런지 몰라도 선입관에 뭐 그저 그런 류의 영화겠지라는 생각이 깔려있었던 것 같네요. 그러던 차에 원작이 따로 있었다는 것을 알고 앤디 위어의 <마션> 를 이제야 접하게 되었네요. 제가 영화를 보지 못해서 영화와 비교설명을 못하겠지만, 왠지 이제라도 영화를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작품이었다고 결론부터 말하겠습니다. 우선 장르상으로 굳이 분류하자면 SF범주에 집어넣어야 할 작품인데요. 전 개인적으로 SF보다는 휴먼드라마쪽에 더 어울린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네요. 공간적인 배경만 화성이라는 우주적 확대 공간으로 확장되었지만 물론 공간적 배경이 지구에서 저 멀리 떨어져있는 행성이어서 여기에 알맞는 다양한 과학적 논거와 SF적인 설정들이 가미되어 있지만 줌인해보면 톰 행크스가 열연한 <캐스트 어웨이> 와 비슷한 느낌의 작품이지 않나라는 생각이 드네요. 대우주속에 떠 있는 화성이라는 공간과 태평양 한가운데 미지의 섬 그리고 그 고립된 공간속에서의 홀로서기... 뭐 고립된 시간의 개념도 얼핏 비슷한 것 같구요. 그래서 그런지 왠지 작품을 읽는 내내 아 여기가 화성이지라는 생각보다는 지구 어느편의 알려지지 않은 공간이다는 착각마저 갖게 하더라구요. 그만큼 앤디 위어의 스토리 끌기가 압권이었다는 생각도 듭니다.


           아직까지 인류의 발길이 닿지 않는 행성인 화성(뭐 우리는 아직까지도 달이라는 위성을 제외하고는 태양계에 속한 그 어떠한 행성에도 가보질 못했죠. 언제가는 그 꿈이 실현되겠지만요) 에 인류가 탐험을 간다는 설정 자체에서부터 상당히 매력적으로 독자들을 유혹하는 것은 사실입니다. 여기에다 갑작스런 모래폭풍으로 인해 미션을 중도 포기하고 귀환하면서 대원중 하나인 마크 와트니를 잃어버린다는 출발점부터가 흥미를 자극하긴에 충분한 밑그림이라는 느낌이 들죠. 다름아닌 화성에서 말이죠. 이번 작품에서 무엇보다 인상적인 장면을 꼽을라면 전 개인적으로 작품 출발점에서 마크 위트니가 뱉은 한마디를 들겠습니다. "아무래도 좆됐다!, 나는 좆됐다!!!" 뭐 육두문자적인 표현이고 아주 단순 무식한 표현법이지만 이번 작품을 관통하는 모든 것의 시발점이자 원인이된 화성에서 고립된 사실을 깨닫는 순간 당연히 이런 생각이 들고 이런 표현이 절로 나오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앤디 위어는 고상한 범주의 상투적인 표현보다는 직설적인고 간략 명확한 서사를 통해서 독자들과의 척 대면을 시작하는데요. 바로 이점이 이번 작품의 내러티브가 어떻게 흘러갈 것이며 작가라는 작자가 표방하는 사유가 어떻게 전개될까라는 질문에 거의 모든것을 보여주는 서사라고 보여집니다. 의미심장한 미사어구와 상황설정에 대한 당연성을 부여하는 각종 설정등 그리고 여기에 왜 그래야만 하는지에 대한 타당성들을 가미해서 주인공 마트 위트니의 첫 느낌을 서사했다면 이번 작품에서 독자들이 받게 될 느낌은 상당히 반감되지 않았나라는 생각도 들구요. 아마도 이후 전개되는 내러티브의 경우 과학적인 고증과 더불어 이에 거꾸로 맞추어 나가는 설정등 그리고 마크가 화성에서 하루하루 버텨나가는 상황이 왠지 설득력이 떨어지면서 그저 그런 SF류의 산물로 남을 확률이 농후했으리라 믿어집니다. 아마도 영화로도 제작되지 않았겠죠. 그런데 앤디 위어는 작품의 첫 단추를 정말 잘 그것도 아주 잘 끼웠다는 것이죠. 단순명료한 욕 한마디로 모든 리스크를 해치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라는 말이죠.


           그리고 첫 대사 한마디로 인해 이후 전개되는 내러티브에 생명력을 불어 넣는다고 하면 다소 과장된 표현일지 모르지만 여하튼간에 초장의 와트니의 대사 한마디가 이번 작품의 방향성과 내용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입니다. 상당히 심각하게 흘러갈수 밖에 없는 개연성을 가진 플롯(생각만해도 아찔한 상황이죠. 화성에 홀로 남겨지고 1년반이상을 살아남아야 한다는 설정자체가요) 이지만 왠지 내러티브를 따라갈수록 독자들은 유쾌한 기분이 먼저들면서 나도 한번 화성에서 살아봤으면 하는 어드밴스적인 상상에 동참하게 된다는 거죠. 생존을 위한 각종 과학적 아이디어와 아이러니하고 돌발적인 변수들이 불모의 대지가 아닌 개척의 대지라는 강한 미국적인 사고도 포함되어 있으면서 대중적인 엔터테이먼트 요소를 기반으로 독자들의 흡인력을 높은 지수로 끌어 올리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왠만한 독자들이라면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결말으로 엔딩하지만(안그럴수가 없죠. 화려한 엔터테이먼트을 기반으로 '라이언일병 구하기' 와 비슷한 컨셉트가 가미되고 범미국적 패러다임을 캐치프레이즈로 내건 이상 그 어떠한 실패도 있어서는 안되는 구조입니다) 그래서 이런 성공적인 결말을 위해 중간 중간에 극적인 반전요소들을 가미시킴으로써 긴장감을 잔뜩 고조시킬 수 밖에 없는 작품으로 선보이게 되는 것입니다.


          이런 대형 블록버스터 같은 골자들을 장착하고 범미국적인 사유가 가미되어 있는 작품이지만 결국 타인에 대한 배려와 궁지에 빠진 사람을 돕는다는 인간본성의 자극이라는 두가지 요소가 절묘하게 맞아 떨어지는 대중적인 작품임에는 틀림없는 사실입니다. 전반적으로 작품의 가독성이 상당히 숨가쁘게 흘러가고 군데 군데 등장하는 과학적인 원리(물론 이러한 과학적인 원리들이 100% 다 맞는지에 대한 고찰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봐야죠) 들과 몇번의 반전적인 요소들이 가미되어 독자들의 눈을 즐겁게 한다는 것 역시 이번 작품이 갖고 있는 매력이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범SF적인 뉘양스와는 거리가 다소 먼 인간내면의 울림을 부각시켰다는 점이 더욱 더 돋보이게하는 작품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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