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 온 더 트레인
폴라 호킨스 지음, 이영아 옮김 / 북폴리오 / 2015년 8월
평점 :
절판




          헐리우드에서 영화로 제작하기 위해 배우들을 캐스팅하고 본격적인 궤도에 진입했다는 소문이 들려오네요. 폴라 호킨스의 <걸 온 더 트레인> 이라는 작품인데요. 이미 베스트셀러 반열에 올라섰고 영화로 제작되고 나면 더 많은 인기를 받을 작품이라는 느낌이 드네요. 물론 마케팅차원의 전략적인 판단이었겠지만 미리 판권을 확보할 정도였으니 <걸 온 더 트레인> 이라는 작품에 절로 눈길이 가는것도 사실입니다. 한달 안밖이라는 짧은 시간과 세명의 여자 주인공 그리고 그녀들이 처해져 있는 각기 다른 위치 여기에 한 여인의 실종과 살인... 음 그냥 단순하게 열거하더라도 이번 작품은 독자들의 눈길을 끌기에 안성맞춤인 태제를 갖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세여인를 화자로 진행되는 내러티브는 사실 결말부에 이르기까지 그 진실을 더욱더 미스테리하게 한다는 점에서 한결 매력있게 다가오는 작품입니다. 사실 폴라 호킨스의 이력이 상당히 이채로운데요. 타임스의 경제파트 기자로 15년간 기자생활을 해왔던 경력에서 어떻게 이런 작품을 집필했을까라는 생각도 가져보게 되는데요. 그래서 그런지 작품의 진행 컨셉트가 마치 경제컬럼을 보는듯한 느낌도 주는게 사실입니다.


          우선 작품의 구조가 단순하면서도 상당히 복잡한 컨셉을 가지고 있는데요. 얼핏보게되면 레이첼, 애나, 메건 이렇게 세여인의 각기 다른 스트리 구조를 가지고 있는듯 보여지는데요. 실상은 이들 세 여인들이 씨줄과 날줄처럼 연관되어 있다는 점이 서서히 들어나게 되죠. 마주 보고 달리는 기차길 같은 평행구도로 보이지만 군데 군데 기차길의 교차점을 설정하고 있어 독자들로 하여금 흡인력을 높이고 있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결말부분까지 범인을 예측할 수 없게 하는 연막과 긴박감이 상당히 일품인 작품입니다. 보통의 추리스릴러라 범죄물에서는 볼 수 없는 등장인물들의 심리적 갈등과 그 묘사가 주를 이루고 있어 독자들로 하여금 범인에 대한 궁금증과 과연 누가 범인일까에 대한 상상력을 극도로 증폭시키고 있는 부분이 이번 작품의 키라고 보여집니다.


          레이첼, 애나, 메건 이렇게 등장하는 세 여인의 특징들을 가장 극적이면서도 극히 평범하게 나레이션하는 기법(뭐랄까요 마치 경제신문의 칼럼코너를 연상케 할 정도로 무덤덤하게 팩트 그 자체를 전달한다는 느낌도 들게 합니다) 을 통해서 극중 인물들의 특징들을 절묘하게 부각시키고 독자들에게 어필하고 있다는 느낌을 강하게 전하는 작품입니다. 폴라 호킨스는 상식적이지 않는(이 역시 상식의 범위 규정을 어떻게 보는냐에 따라 논쟁의 여지가 있겠지만요) 심리적 상태를 지니고 있는 세 여인을 통해서 왜 그렇게 이 여인들이 망가졌는지에 대한 의구점을 제시하죠. 어떤 이유에 의해서 그게 외부적인 요인이던 내부적인 요인이던간에 이 처럼 절묘하게 각각의 스토리를 접점을 향해서 나레이션하는 그 자체가 참 대단하다는 생각을 갖게 하는데요. 물리적인 시간을 못박아 놓고 진행되는 세 여인의 스토리가 교묘하게 독자들의 눈과 사고를 가리고 있는 트랩으로 작용하면서 다른 한편으로 독자들의 긴장감을 배가 시키는 훌룡한 장치적 효과를 보여 주고 있습니다. 사실 이번 작품의 백미라고 할 수 있는 세 여인의 심리상태를 극대화시켜주는 역활을 수행하고 있는 거죠. 


          이번 작품은 일반적이 범죄물이나 스릴러물에 비하여 강렬한 임펙트나 충격적이고 자극적인 묘사를 거의 볼 수 없는 작품입니다. 마치 작가가 작정하고 절제한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등장인물들의 심리적인 묘사에 사활을 건 작품으로 보여진다는 거죠. 각 개인의 머리속에서 어렴풋이 설정되어 있는 상들이 시간의 흐름과 감춰진 설정들의 탈피를 통해서 서서히 그 윤곽이 드러나는 방식이 그 어떠한 엔터테이먼트 효과보다 강렬한 느낌을 주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한마디로 심리극의 묘수를 보는주는 작품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처음 스타트가 느리고 다소 지루하게 여기질지 몰라도 한번 탄력을 받은 속도는 그 가속도에 의해서 폭주하는 기관차처럼 한없이 작품속으로 빠져들게 한다는 매력을 지니고 있는 작품입니다.     

 

"더 좋은 사람, 더 강한 사람, 더 매력적인 사람으로 보이기 위해 지어낸 거짓말들과 반쪽자리 진실들, 그리고 난 그 거짓말을 믿었고 좋아했다" 왠지 레이첼의 이 말이 자꾸 머리속을 맴도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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