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만을 보았다
그레구아르 들라쿠르 지음, 이선민 옮김 / 문학테라피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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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레구아르 들라쿠르(아 솔직히 말해서 작가의 이름이 기억에 남아 있지는 않을 것 같네요)의 <행복만을 보았다>는  간만에 접한 프랑스 작품입니다. 사실 프랑스 작품에 대한 약간의 선입관도 작용했고 제목 자체가 선듯 손을 내밀기엔 왠지 2%가 부족한 느낌도 들어서 그런지 차일피일 미루고 미루다가 손에 들게 되었습니다. 뭐 좀더 솔직하게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작품에 길들여져 있었다는 표현이 정확한 말이 겠지만요. 하여튼 이렇게 손에 쥔 <행복만을 보았다>는 상당한 가독성을 선사하면서 쉬이 책장을 넘기게 하는 거부감 없는 작품이었습니다. 초반부터 비정상적인 유년시절(뭐 이것 역시 개인적인 관점에서 바로보는 것이지만요)을 보내는 주인공의 회상에서부터 그리고 그 고달픈 과정을 서서히 극복해 나가는 과정(나중에 밝혀지지만 극복해나가는 과정이 아니라 내면속으로 깊숙히 숨어버리는 과정이죠)이 왠지 신파조로 흐른다는 느낌을 주면서 살짝 지루해 지기 시작합니다. 그러다가 중반부에 들어서면서 상당히 황망스러운 전개를 독자들은 맞이 하게 되죠. 전 개인적으로 '어라 이 무슨 시추에이션인가' 라는 생각이 들정도 작가는 엄청난 사건을 전면에 부각시켜 버립니다. '비속 살인 미수' 이라는 획기적인 파장을 불어넣어 작품 전체를 암울하게 리딩하면서 왠지 이거 정말 신파조로 흘러가는 거 아닐까라는 불안감을 살짝 비춥니다.(뭐 대부분의 신파조가 이런 식으로 흐르잖습니까? 화해할 수 없는 강을 건너버리고 그 강을 건넌 행위를 후회와 속죄의 눈물로 보내고 그러다가 어느 결정적인 순간에 화해의 제스쳐를 취하면서 해피엔딩으로 막을 내리는...) 사실 여기까지 읽어 나간 독자들의 머리속은 대게 신.파.조 라는 세글자가 맴돌것입니다. 뻔한 스토리에 무엇하나 내세울것 없는 내러티브 그리고 결과를 예측할 수 있는 복선 없는 나레이터들...


          눈치 빠른 독자들이라면 2부가 막을 내리는 시점에서의 씬을 보고 대충의 결말을 예감하리라 생각될 정도로 상당히 어색한 내러티브를 보여주고 있는 작품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작품 중간 중간에 작가가 날리는 코믹하고 유머러스한 상황들이 오히려 더 어색하게 다가오는 어울리지 않는 엇 박자의 리듬감을 느끼게 하고, 도대체 작가의 의도가 무엇일까라고 한참을 고민하게 합니다. 극히 저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오히려 2부를 끝으로 엔딩을 했다면 물론 그 과정은 좀더 다양한 기법을 동원해서 잘 마무리 했다면 독자들로 하여금 더 많은 생각을 갖게 하지 않았을까라는 어줍지 않는 생각도 가져보게 하더라구요. 하지만 작가의 의도는 그게 아니였겟죠. 3부 딸의 일기와 편지를 통해서 딸의 관점에서 시작하는 새로운 스토리는 좀더 구체적이고 사실적이면서 독자들의 심금을 쥐어짜고 있습니다.  


          전반적으로 '책을 덥자 소리 없는 전율이 느껴졋다, 영혼의 근간을 흔드는 작품이다' 라는 북리뷰에는 동의할수 없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얽히고 얽힌 가족사와 불우했던 유년시절, 여기에서 끝을 내는가 했더니 다시 찾아오는 불행의 시앗을 품고 살아가는 주인공의 비상식적인 선택 뭐 일련의 이러한 설정들은 어찌보면 우리의 안방극장을 독차지하고 있는 막장 드라마 비슷한 느낌을 강하게 전달해 줍니다. 딱하나 작품의 서두에서 부터 불어온 그루미한 분위기가 일맥상통하게 작품 전반의 내러티브를 쥐고 있고 여기에 엽기적인 사건이 임펙트를 가하여 그루미한 분위기를 계속 끌고감으로써 독자들로 하여금 일체의 잡념을 지워버린다는 것인데요 아마도 이는 작가의 일련의 계산된 기법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가져 보게 됩니다. 나름의 치유과정이나 분위기를 좀더 밝게 하려고 하는 의도 역시 전반적인 작품 분위기를 더 그루미하게 만드는데 일조를 하는 감미료같은 존재로 느껴지게 하니까요. 그나마 책 마지막장의 "그러니까 인생이란 결국 힘겹더라도 살아갈 만한 가치가 있는 것" 이라는 멘트는 공감이 가네요. 결국 작가는 그 어떠한 막장속의 삶속에서도 나름의 가치가 있다는 소소하면서도 평범한 멘트를 전달해 주는 거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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