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나라 쿠파
이사카 고타로 지음, 김수현 옮김 / 민음사 / 2014년 8월
평점 :
절판



 
          <골든 슬럼버>로 국내 독자들에게 낯익은 이사카 코타로의 신작 <밤의 나라 쿠파>를 접하게 되었습니다. 작품의 제목이나 책 표지의 첫 인상으로는 상당히 판타스틱한 계열의 작품으로 다가오는데요, 막상 본 게임에 들어가서 작품을 따라가다 보니 이거 어디서 봣지라는 느낌을 작품을 읽는 내내 지울 수 없습니다. 마지막 결말의 부분의 반전에 접하면 아! 그렇지 라는 감타사가 절로 나오게 되면서 대충의 내막을 이해하게 되는데요. 작품을 손에서 놓을때까지 그러한 내막에 대해서 독자들은 알송달송한 기분을 간직한채로 작품을 대면하게 된다는 점이 이번 작품의 색다른 묘미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먼저 가져보게 합니다.

          <걸리버 여행기>를 모티브로 한 우화같은 작품인데요. 실상 모티브의 전제가 되었던 <걸리브 여행기>는 작품의 결말부분에서 상당한 반전으로만 다가오기에 독자들 입장에서는 눈치 채기가 만만치 않습니다. 물론 눈치빠른 독자들이라면 "나" 가 낚시배를 탈고 표류하다가 정신이 들어보니 온몸이 결박되어 있고 늦다없이 고양이 그것도 말하는 고양지인 톰이라는 녀셕이 말을 걸때 대충은 감을 잡을 수 있지만 아무래도 <걸리버 여행기>를 머리속에 떠올리기에는 상당한 무리가 있죠. 여기에 철국의 지배를 받게 되는 작은나라와 그 등장 구성원들 그리고 걸어다니는 삼나무 쿠파의 스토리까지 삼중으로 뒤섞이다 보니 도통 이게 무슨 소리인가 하게 되는 복잡한 스트럭쳐를 가지고 있는 작품이기에 작품을 읽는 내내 그 결말에 대한 궁금증이 증폭되는 구조를 갖고 있는 작품입니다. 특이한 점은 1인칭인 "나"가 세번 등장하고 각각의 입장에서 작품을 끌어간다는 것입니다. 아내의 바람으로 마음 고생하는 평범한 공무원 "나", 전설적의 쿠파를 쫒아가는 "나", 그리고 이번 작품의 가장 키워드이자 핵심인 말하는 고양이 톰 "나" 이렇게 3명의 "나"가 각각의 시각과 사유에서 작품을 끌어가고 있는 유니크한 구조를 갖고 있으면서도 하나로 이어지는 스토리는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이번 작품에서 특이한 점은 작품을 관활하는 시점인 1인칭의 "나"와 작품속에 담겨져 있는 무언의 사유라고 할 수 있는데요. 우선 시점적인면에서 보면, 1인칭의 "나" 가 수시로 등장하고 이야기의 시각도 다르고 어수선하면서도 뒤죽박죽인것 같은 느낌도 들지만 크게 고양이 톰과 공무원 나의 관점에서 전개되는 스토리로 보면 그 구조나 내용이 깔끔하게 정리되기고 합니다. 실상 고양이 톰의 관점에서 풀어나가는 것이 주된 내용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죠. 공무원인 나는 스토리 전체에서 객관적인 시각으로 부여하는 엄밀하게 보면 3인칭의 시점이라고 보는것이 맞을 수도 있습니다. 고양이 톰이 살고 있는 나라가 주된 포인트이고 또 다른 나는 그저 톰과 그 나라의 상황을 다시한번 독자들에게 부연 설명하는 정도라고 할까요. 하지만 이 부연 설명이 오히려 독자들을 혼란시키는 설정으로 남아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게 다가오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우화같은 모티브에 우화같은 내러티브 그리고 우화같은 결말등 여러모로 봐서 정말 우화같은 소설임에 틀림없지만 저 개인적으로는 이런 우화같은 작품속에 상당히 깊은 사유가 내제되어 있는 작품으로 비쳐지네요. 절대 강자인 철국과 절대 약자인 톰이 살고 있는 나라, 고양이와 쥐들의 세계, 그리고 공무원인 또 다른 나와 그를 둘러싸고 있는 사회 그야말로 지금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현세상과 전혀 다를바 없는 구조를 갖추고 있고 그들의 역확관계 역시 어디서 많이 보고 피부로 느끼고 있는 현실과 일맥상통한다는 점에서 상당히 무거운 사유가 담겨져 있는 작품으로 보입니다. 특히 고양이를 생포하여 협상을 시도하는 쥐들의 멘트가 정곡을 찌르면서 많은 생각거리를 던져주고 있습니다. 여기에 톰의 나라의 국왕인 칸토와 쥐들의 대표인 대표쥐의 행태는 그야말로 썩어가고 있는 우리의 자화상을 대변하고 있기도 하고요. 전반적으로 이번 작품은 판타스틱한 스토리와 우화를 모티브로 했지만 실상 그 내면은 다름아닌 순수성을 읽어가고 있는 현대사회를 적나라하게 비꼬고 있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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