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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의 세계사 - 부와 권력을 향한 인류 문명의 투쟁
스티븐 솔로몬 지음, 주경철 외 옮김 / 민음사 / 2013년 4월
평점 :
다아시다시피 우리의 몸은 70%가 물로 구성되어 있죠 그리고 공교롭게도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라는 행성 역시 70%가 물로 구성되어 있는 아직까지는 유일하게 생명체가 살아가고 있는 행성이기도 합니다.(이러한 황금비율이 가능했기에 지구와 우리라는 공존관계가 이루어졌겠지만요). 이처럼 물(H2O)은 우리는 물론이고 지구라는 행성자체가 존재할 수 있는 가장 근원적인 기반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절대적으로 필수적인 요소입니다. 뭐 항상 세상살이가 그렇듯이 가장 중요하고 가장 필요한 것에 대해서(우리가 지금 현재도 숨을 쉬고 있는 공기처럼요) 우리는 등한시하거나 애써 알려고 하지 않는 점이 있기 마련이죠. 이런 의미에서 바로 물이라는 존재가 이에 해당할 것입니다. 없으면 생존자체가 힘들 정도로 중요한 요소(자원)이지만 지금까지 단 한번도 물에 대하여 심도깊게(뭐 요즘은 이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까지 우리에게 피부로 와닿는다는 느낌은 없는 것이 사실이기도 하죠) 논거가 되거나 공동체적인 이슈로 부각되고 있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기도 합니다. 그 만큼 물은 어쩌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아니죠 역설적으로 너무나 눈 앞에 널려 있기에(이렇게 말하면 사하라사막이나 물이 절실하게 보고 싶은 곳에서 사는 사람들에게 몰매 맞겠지만요) 그 소중함을 알지 못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또 한가지 지금 서서히 물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물 부족(참고로 유엔에서 지정한 물부족 국가 반열에 대한민국도 머지않아 포함될거라는 놀라운 소식도 있습니다)에 대한 논의와 대응 방안들이 표면위로 서서히 고개를 내밀고 있지만 왠지 강 건너 불구경하는 듯한 뉘양스를 지울 수 없는 것도 사실입니다. 곰곰히 생각해 보면 물에 대한 접근 자체가 생존수단이나 환경문제등으로 협소화된 개념속에서 출발하기에 이런 현상들이 벌어지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을 갖게 하죠. 이번에 새롭게 선보이는 스티븐 솔로몬의 <물의 세계사> 라는 신간이 바로 이런한 협소적인 시각을 한방에 날려버릴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줄 저서로 보입니다. 인류의 역사를 상고하면서 물과 인류사의 연관 관계를 파악함으로서 왜 우리가 물에 대해서 기존의 사고를 바꾸어야 하고 앞으로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에 대한 근본적인 사고의 틀을 제공한다는 의미에서 상당한 반향을 불러올 저서로 보이네요.
<물의 세계사> 는 우리 인류의 발자취를 재구성하여 새롭게 보여주는 세계사라고 해야 할 것 같네요. 그 동안 우리는 역사를 바라보는 주된 관점을 역사적 사건과 그에 걸맞는 인물(특히 권력지향적인 인물과 권력을 창출한 인물들 위주였죠) 들을 중심으로 연대기순으로 인식하는데 익숙해져 왔습니다. 뭐 사실 그게 전부다라고 해도 틀린말은 아닐 것 입니다. 물론 게중에 몇몇 색다른 접근을 시도했던 학자들도 있지만 결국 우리가 바라보는 우리의 세계사는 우리의 기준에 맞고 우리의 입맛에 맞게 짜여진 식단이나 마찬가지였던 것입니다. 사실 그러다 보니 세계사를 관통하는 모든 기준은 인류의 문명창출에서 그 발전과 진행과정을 인류만의 유니크한 스트럭처로 인식할 수 밖에는 없는 어찌보면 반쪽짜리 세계사를 안고 왔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입니다. 하지만 이번에 선보이는 <물의 세계사> 는 그 접근에서부터 상당히 발칙한 아이디어로 시작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발칙한 착상이 왠지 모르게 저서를 읽어나가면서 왜 이제와서야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을까라는 의구심 마저 불러올 정도로 상당한 설득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된 다는 점입니다. 저자는 인류가 걸어왔던 길을 4대문명의 출발에서부터 현대의 이르기까지 시대순으로 각 문명의 투쟁, 부와 권력을 향한 인류의 발자취 이면에 항상 '물' 이 존재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 독특한 사유의 저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최초의 문명발상지인 메소포타미아문명을 비롯한 세계 4대 문명이 나일강을 비롯한 강 즉 물을 기반으로 형성되었다는 점은 기본적인 상식중에도 상식이지만 이후 확장 되어가는 인류의 세계사에서 바로 물의 역활이 어떠한 형태로 역사의 흐름을 바꾸었냐에 대해선 소상히 모르고 있는 것이죠. 바로 이런 점이 그동안 세계사를 바라보았던 우리의 시각이었고 그런 시각의 틀에서 지금의 물부족등 수자원에 대한 접근이 협소할 수 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농업혁명에 맞먹는 산업혁명의 근저에도 역시 물이라는 패러다임이 존재했고 가까운 과거인 미국독립에서도 물과 관련된 쟁투가 결국 지금의 세계질서를 낳았다는 사실 동서양을 대표하는 로마제국과 중국제국의 흥망성쇠에 가장 결정적인 역활이 바로 '물' 관리 였다는 점. 지금처럼 동서양의 패권의 틀이 형성된 근본적인 역사적 사건을 저자는 명나라때 정화의 해외원정 중단으로 인해 동양은 그 패권을 서양으로 넘겨줄 수 밖에 없다는 논거등 이면에 다름아닌 바로 항해라는 물이 연관되어 있다는 점 물론 그 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정작 그 내면의 역사적 변곡점에서 인간과 물의 상관관계가 이렇게 밀접하고 연관성을 지니고 있었나라는 생각이 들정도 저자는 세계사를 고찰하면서 그 내면에 숨겨져 있는 물에 대한 담론을 풀어가고 있습니다. 마치 지하 대수층에 존재하고 있는 지하수를 퍼올리듯이 끝도 한도 없이 '물물물' 이야기가 나오고 책을 읽는 독자들의 눈을 즐겁게 하네요. 흔히 우리가 역사적 전환점이라고 말하는 결정적인 시기나 사건들 속에는 물과 관련된 결정과 전환점이 있었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합니다. 독자들은 이번 책을 통해서 인류 역사를 바라보는 시각자체가 상당히 넓어질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대게 역사라는 개념이 인간이 중심에 있고 인간이 개척한 것이라는 고정관념이 있지만 이번 저서를 통해서 개척이나 정복 내지는 경쟁이라는 개념보다는 공존이라는 개념 인식에 많은 도움을 줄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 타이틀이 물의 세계사이지만 그리고 많은 부분들이 물과 인류역사의 연관고리를 서술하고 있지만 이번 책에는 지구과학, 기후학, 지리학등 전반적이고 다양한 측면에서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행성 지구를 되살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기도 합니다. 70%라는 물이 지천에 널려있지만 정작 생명체가 음용할수 있는 가용 물자원은 0.003% 밖에 안되는다는 현실, 그리고 이 가용 물자원마저도 급속도로 줄어들고 있다는 현실 수치상으로만 보면 상당히 위험한 수준에 도달해 있는 것이 분명합니다. 지구 전체적인 역사를 상고해 보면 항상 반대급부적인 현상이 일어났고 앞으로도 그럴 개연성이 높다는 뜻에서 지금 우리가 처해있는 환경을 다시한번 검토해볼 필요성이 크다는 점을 인지하게 해주네요. 인구자원 방정식이라는 전문적인 태제를 차치하더라도 분명 지금 인류에게 '물' 이 가지고 있는 의미는 그 동안의 개념과는 사뭇 다른 형태로 다가올 것으로 보입니다. 부와 권력의 재창출이 아닌 생존 그 자체의 문제가 될 수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뭐 그렇다고 낙심하거나 포기할 일은 분명 아니죠. 그동안 인류가 걸어왔던 발자취를 감안 한다면 지금 물부족을 기회로 새로운 정책이나 패러다임을 형성할 수 있을 것이고 공존할 수 있는 길은 분명히 열려 있는 것이니까요. 인류의 역사에 작위적이던 비작위적이던 거대한 영향력을 행사한 물과 물의 관리가 지금 이 순간 가장 절실하고 새로운 패러다임을 대두되어야할 시기이도 합니다.
전체적으로 <물의 세계사> 는 쉽게 접근해서 쉽고 재미있게 진도가 나가는 인류의 역사(물론 '물' 이 주체라는 점만 다르죠)를 리뷰하고 있는 책이지만 서사속에 담겨져 있는 사유는 그리 녹녹치는 않습니다. 물론 역사적 변환점에 억지로 끼워맞춘 뉘양스를 주는 것 같기도 하지만 아마도 우리가 그 동안 역사를 바라 보았던 시각의 차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구요. 전반적으로 '물' 과 '인류' 두가지를 심도깊게 사유해볼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시각으로 바라보는 우리의 역사는 또 다른 흥미를 자아내게 하면서 절로 고개를 끄덕이게 하네요. 모처럼 흥미롭게 술술 읽었던 책이었습니다. 간과했던 사실들, 몰랐던 사실들,부와 권력을 향한 인류 문명의 투쟁의 연장선에서 바라보았던 역사가 아니라 한배를 타고 항해하는 공생의 관계에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하는 저서였습니다. 이번 저서를 계기로 '물' 에 대한 시각과 우리 인간과의 관계 다시한번 재조명해 볼 필요성이 있을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