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테 클럽 1
매튜 펄 지음, 이미정.장은수 옮김 / 펄프 / 2012년 9월
평점 :
절판


매튜 펄의 <단테 클럽> 은 19세기중엽 미국내에서 단테의 <신곡> 을 간행하는 중에 발생하는 의문의 살인사건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보스턴시내가 공포 분위기로 휩쓸려 가고 단테 연구가들인 롱펠로, 홈스, 로웰, 필즈등 소위 단테 클럽 회원들은 이 살인사건이 단순한 사건이 아닌 단테의 신곡을 그대로 본따 자행하는 행위임을 알게되고 이를 단초로 범인의 행방을 추적한다는 추리스리럴 작품입니다. 여기에 그냥 단순하게 추리스릴러 계통으로 흐를수 있는 내러티브에다 에이브러햄 링퀀의 노예해방선언 그리고 이를 원인으로 발생하는 남북전쟁의 여파등 역사적 사건과 흐름을 접목시키므로서 역사추리소설이라는 좀더 매력적인 장르로 독자들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작가는 역사적인 팩트에 좀더 무게감을 살리고자 생존했던 역사적 인물들을 상당히 많이 포진시켰고 사건의 해결사인 단테클럽 회원들 역시 실존 인물들로 인물묘사에 이르기 까지 상당한 고증을 걸쳤다고 하네요. 특히나 이탈리어 강사인 바키의 경우 작품의 시대적 배경전에 사망한 인물이지만 이번 작품에서는 독자들의 눈을 헷갈리게 하는 역활을 하면서 팩트와 픽션을 넘나들게 됩니다.

 

<단테 클럽> 는 분명 팩션이지만 등장 인물들의 신빙성 그리고 인물들의 심리묘사나 행동거지등이 팩트적인 요소가 강하다 보니 마치 실화를 보는듯한 착각을 불러오게 하네요. 그리고 작가는 남북전쟁이후 미국사회 전반에 깔려 있는 전쟁의 후유증과 미국 엘리트집단내에 자리잡고 있는 보수주의적인 경향을 <신곡> 과 절묘하게 배합하여 당시 시대적 패러다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우리가 겉으로 보이는 미국의 화려한 발전상 이면엔 극심한 인종의 차별, 이민자에 대한 부당한 대우, 프로테스탄트교의 비뚤어진 교의와 소수 엘리트 집단의 행보등 아메리카 성장사에 대한 전반적인 흐름을 간파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단순한 역사추리물을 넘어 많은 것을 암시하고 있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팁으로 이번 작품을 읽으면서 책장에 고이 모셔놓은 단테의 <신곡> 을 한번 펼쳐보는 기회가 된것도 사실입니다. 사실 누구나 한번쯤 읽어봐야할 고전중에 고전이지만 운문으로 쓰여진 <신곡> 을 읽고 이해한다는 것은 저 같은 문외한들에게는 한계가 있어 몇페이만 넘기고 대충 삽화만 보다가 접었던 책이었더는데 이번 <단테 클럽> 을 읽으면서 다시 돌아보는 <신곡> 은 많은 부분에서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신곡> 에서 말하는 콘트라파소의 형태인 중립주의자, 성직매매자, 분열주의자, 배반자등과 관련된 형별과 그 사유에 대한 얄팍하나마 이해의 폭이 넓어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전반적으로 내러티브의 진행 속도나 그 속도감에 발맞추어 펼쳐지는 등장인물들의 심리묘사와 시대적 배경등이 잘맞아 떨어져 다소 방대한 분량이지만 무리없이 읽혀 나갑니다. 단지 너무나 많은 실존인물들이 등장하고 이 인물들에 대한 주석을 병행해서 읽어나가다 보면 약간의 감흥이 떨어지는 것도 사실(물론 작가는 팩트적인 요소를 띄울려고 이러한 방식을 채택한 것이고 상당부분에서 그 효과를 발휘하기도 합니다)이지만 뭐 단테 클럽의 주 멤버들만 기억하고 넘어가더라도 큰 무리는 없어 보이네요. 무엇보다 화려하게만 알았던 미국사 역시 숱한 음영이 드리웠던 점철의 역사라는 사실, 그 와중에 단테 클럽의 멤버들 처럼 열린 패러다임을 추구했던 인물들이 이었기에 지금의 미국이 가능하지 않았을까라는 조심스러운 생각도 들구요. 모처럼 팩트와 픽션의 세계를 넘나느든 대작을 만나서 눈이 즐거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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