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탐정의 아들 블루픽션 (비룡소 청소년 문학선) 63
최상희 지음 / 비룡소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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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초장에 등장하는 요상한 분위기의 레인코트 사내와 그의 아들이 잠복근무하며 펼치는 서스펜스(비록 가출한 고양이 생포작전이었지만)에서 독자들은 이번 작품의 성격을 규명해 버리는 오류를 저질르게 됩니다. 우선 <명탐정의 아들> 이라는 제목 자체에서부터 부비트랩을 설치해 놓았고 초기에 진행되는 내러티브 구도 자체가 추리물일 수 밖에 없는 필연성을 작가는 작품의 개연성으로 은근히 슬쩍 뒤바꿔 놓아 독자들의 눈을 속이고 있습니다. 특히나 엄마의 갑작스런 해외근무로 인한 무대에서 퇴장과 이후 이사한 집의 포스나 카페의 이름을 애거서 크리스티의 추리소설의 제목에서 따오는 장면이 바로 이러한 의도되지 않은 개연성을 유표하고 있어 뭔가 그러니까 고양이 수색말고 엄청난 사건이 터질수 밖에 없는 일종의 복선 아닌 복선을 깔아놓고 있습니다. 특히 초일류 사립대를 다니면서 예전에 인연을 맺었던 고객(윤희 누나)이 의뢰는 '행운의 열쇠' 찾기는 드디어 올 것이 왔다라는 느낌을 강하게 풍기는 결정적 역활을 하게 됩니다. 이렇듯 이번 최상희 작가의 <명탐정의 아들> 은 서두 부터 맛깔스러운 입담과 전체적으로 풍기는 추리스릴러적인 분위기로 인해 독자들의 상상력을 작극하면서 출발하고 있네요.

 

전작 이었던 <그냥, 컬링> 에서 작가는 자라나는 우리 청소년들에게 아주 애매 모호한 화두를 던져주었습니다. 으레 우리는 자식들에게 목표의식을 본의 아니게 자의든 타의든간에 부지불식간에 주입시키고 있죠. 멘토라는 얄궂은 상징체계까지 만들면서 삶, 공부, 나아가 인생등 목표를 정해 그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다양한 부가장치들을 획득하고 스펙으로 장착하는 방법론등을 어린 자녀들에게 강요 아닌 강요를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작가는 컬링이라는 다소 생소한 스포츠를 통해서 좌충우돌하는 청소년들에게 '그냥' 이라는 정말 대한민국에선 극히 위험한 사고를 주입시키고 있죠. 아마도 학부모들은 쌍수들고 난리치겠지만 우리 자녀들 삶에는 아주 신선한 충격을 던져주었던 작품이라고 기억됩니다. 갑자기 전작 이야기가 길어졌네요. 그 만한 이유가 있어 전작과 작가의 사유를 살짝 들어냈습니다. 이번 작품 <명탐정 아들> 역시 골격과 껍데기는 서두에서 말씀드린 아주 재미있고 흥미진진한 추리스릴러 장르 같지만 막상 본론으로 들어가면 갈수록 가슴이 미어지는 소재를 만나게 된다는 것입니다. 학교생활의 왕따, 그리고 자살로 이어지는 현 대한민국의 교육체계와 이를 방관하고 있는 우리 기성세대들에 관한 자화상을 실랄하게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많은 점을 생각하게 하네요.

 

전체적인 색체는 다소 무겁고 애잔하지만 우리의 주인공 고기왕의 촌천살인 같은 입담과 레이먼드 챈들러, 아서코난도일경, 애거스 크리스티등 추리소설 대가들의 작품들과 탐정들이 소개되어서 추리소설에 관심있는 독자들이라면 한번쯤 기억을 되살려 볼 만한 소재도 등장하고 부자간의 관계 설정에 나름의 해답도 던져주고 있는 작품입니다. 무엇보다 우리 청소년들에게 생명의 소중함과 대인관계 그리고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얼마나 소중한지 일깨워 주는 작품으로 청소년과 부모가 꼭 같이 읽어볼만한 작품인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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