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 취하다 - 쌤의 앵글에 잡힌 부산의 진짜 매력 99 매드 포 여행서 시리즈
조현주 지음 / 조선앤북 / 2012년 6월
평점 :
절판


우리는 살아가면서 흔히들 격세지감이라는 표현을 많이들 사용합니다. 특히나 대한민국의 도시발달사에선 이 표현이 적확하게 들어 맞는 사자성어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드네요(물론 제 위 세대분들에게는 시건방진 말이지만요). 근대라는 개념이 모호한 우리의 현대사를 유추해 보더라도 도시발달사는 유독 그 경계점을 찾기가 힘들 것이라고 생각되어 지네요.

그런 의미에서 이번 <부산에 취하다> 라는 책은 다시 한번 우리의 도시발전사를 되새겨 보게 하는 것 같습니다.

 

저는 1968년 부산시 동래구 연산동 온천천 근방에서 출생했습니다.(아 지금은 행정구역이 변경되어 동래구가 아니라 연제구로 명칭이 변경되었습니다) 그리고 유년시절을 거쳐 고등학교 졸업까지 부산에서 살았습니다. 비록 부산을 떠나온지 25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지만 부산이라는 상징성이 가져다 주는 의미는 상당하게 뇌리에 남아 있습니다. 그것이 고향이라는 의미도 포함되어 있겠지만 그보다는 부산하면 왠지 떠오르는 아련한 추억들이 더 크게 작용하지 않는가라는 생각이 드네요. 물론 그게 그거라고 하면 대응할 말은 없지만요. 인간은 자신에게 가장 왕성한 가치관이 형성될 당시의 기억이나 추억에 대한 회기본능이 강하다고 하지 않습니까 그래서 그런지 제게 부산에 대한 추억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군대를 가기 전까지 들락거렸던 당시의 기억들이 지금까지도 강하게 자리잡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아마도 이번 책은 저와 같은 세대 특히 가치관 형성 이후 부산을 떠난 수십년이 지난 분들에게는 색다른 의미로 다가오는 책이 되지 않을까 싶네요.

 

<부산에 취하다>는 뭐 시쳇말로 한 도시의 라이프 스타일과 관광명소를 들먹이는 수준의 책이지만 서두에서 말했듯이 특별한 의미를 간직하고 있는 이들에겐 소중한 추억을 되새김질 할 수 있게 하는 더할나위 없이 반가운 책이라고 보여집니다. 무엇보다 극히 현대화된 부분과 아직도 근대화의 단계에서 오락가락하고 있는 면을 동시에 반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단순한 관광안내서라고 보기엔 그 격이 다르다는 것입니다. 또한 부산에서 살거나 부산을 잘 알거나 부산을 한번 이상 경험했던 이들도 몰랐던 부분까지 소개되어 있어 남다른 구도를 보여 주고 있습니다. 특히 내용들과 동반하여 수록되어 있는 화보들이 전문가의 연출에 의한 면보다는 그냥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마주치는 순간 순간을 앵글에 그대도 담아 가감없이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 오히려 현실감과 현장성을 돋보이게 하는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대한민국 토목의 힘을 보여주는 광안대교와 부산판 맨하탄이라는 해운대등의 화려한 모습 보다는 보수동의 헌책방 골목, 깡통시장내 자판등의 풍광이 더 시선을 잡는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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