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평전 - 지울 수 없는 얼굴, 꿈을 남기고 간 대통령
김삼웅 지음 / 책으로보는세상(책보세) / 2012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2002년은 한국 현대사에 있어 상당히 의미있는 한 해라고 생각되어 집니다. 우여곡절끝에 숙적 일본과 공동개최라는 형태로 열렸던 월드컵은 세간의 우려를 말끔히 잠재우면서 대한민국의 힘을 보여주었습니다. 물론 사상 최초 4강진입이라는 엄청난 결과물을 받았지만 무엇보다 당시 국민들이 보여주었던 응원의 문화(붉은 악마라는 모토보다 붉은색에 대한 열정이 돋보였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직도 전쟁세대가 사회상위층에 자리매김하고 있는 상태에서 붉은색에 대한 트라우마는 쉬이 없어지지 않을텐데 월드컵을 계기로 상당부분 희석되었다는 차원에서 엄청난 일을 해낸거죠)는 하나의 표본으로 자리매김하는 역사적 족적을 남겼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열정은 고스란히 대통령 선거에 반영되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입니다. 젊은세대들의 열정(물론 세대간의 갈등을 조장코져 하는 뜻은 아닙니다)이 한곳으로 집중되어 표출되었고 이러한 열정은 스포츠이든 정치이든 막을 수 없다는 것을 만천하에 공표한 사건이기도 했죠. 그 중심에는 노무현이라는 아이콘이 있었기에 가능하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게 합니다.

 

故노무현 대통령의 3주기를 맞이하여 출간된 김삼웅 선생의 <노무현 평전> 은 이러한 의미에서 그를 다시 한번 돌아보고 그가 한국 현대사에 끼친 영향들을 되새김하는 기회를 마련해 주고 있습니다. 정치인으로써의 역정, 현대사의 한복판에서 선택해야만 했던 갈등들이 그의 삶을 통해서 반영되어지고 연결되어지는 인생의 삶을 통찰할 수 있다는 점에서 비록 개인의 평전이기도 하지만 한국 현대사의 축소판이라고 봐도 무방치 않을 만큼의 무게감을 전해주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저자인 선생의 전작을 접해본 독자들이라면 평전을 이렇게 맛깔나게 저술할 수 있을까라는 느낌을 받을 정도로 참을 수 없는 마음의 허전함을 채워주면서도 결코 가볍지 않아 한 인물과 시대를 오버랩하면서 평가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기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이번 <노무현 평전> 역시 많은 부분에서 그의 발자취를 되돌아 보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이며 평전의 격을 높여주고 있습니다.

 

개인적인 판단으로 대한민국 탄생이후 가장 정상적인 절차에 의해 가장 정상적인 인물이 대통령으로 당선된 유일무이한 경우라고 생각되어질 정도로 대한민국에서 있어 정치라는 트라우마가 던져주었던 악몽같은 현실들을 희망이라는 메세지로 승화시킨 인물이라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물론 그가 대통령으로 당선될 수 있었던 가장 근본적인 원인는 그동안 억눌려 왔거든 표출 되어지기를 거부 당했던 대중시민들의 역량이 한데 모여서 만들어낸 변혁임에는 틀림없지만 그에 합당한 인물성이 있었기에 대중시민들은 그를 선택했던 것입니다. 비단 대중시민의 손에 선출되었지만 비정상적인 국가권력(보수정치권을 통칭하는 의미에서)에 의해 버림 받았던 그의 삶이 미완으로 남긴 했지만 오히려 이러한 미완이 대중시민들의 각성을 촉구하는 그만의 선택이지 않았을까라는 조심스러운 생각도 듭니다. 

 

지금 이시각에도 여야 정치권은 새로이 판짜여진 특설링에서 또 다시 진흙탕싸움에 여념 없습니다. 여는 여대로 야는 야대로 속된 표현으로 개판오분전이라는 도도 넘어셨고 대중시민들의 채념은 갈수록 더 깊어가고 있는게 현실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월드컵 4강이라는 신화를 통해 항상 꿈을 꿀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듯이 故노무현 대통령을 통해 대중시민들의 목소리가 반영될 수 있는 정치판을 다시 한번 꿈꿀 수 있는 것도 故노무현 대통령이라는 아이콘이 있었기에 가능하지 않을가 싶네요.

 

전반적으로 故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양극단의 면모를 보여줍니다(물론 다양한 형식으로 올바르게 전달되지 않은 부분들이 강하죠). 그래서 일반대중에게는 당혹스러울수 밖에 없습니다. 어느쪽의 평가가 제대로 그의 면모를 제단하고 있는지에 대한 판단을 내리기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아마도 역대 대한민국 대통령중에서 가장 양극의 평가를 받는 인물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가져보게 하죠. 하지만 역대 대통령선거에서 가장 많은 득표를 얻었다는 점에 우리는 다시 한번 주목해야 할 것입니다. 물론 그 숫자가 그리 중요한 것은 아니다라고 하는 사람들도 많겠지만 득표수는 결국 그를 그리고 그의 정치관을 지지했던 사람들의 숫자와 동일하기에 주목성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비록 재임시절 몇가지의 오류(대게의 평전이 좋은게 좋다는 식으로 대충 넘어가지만 저자는 과실에 대한 냉혹한 평가와 진단을 내리고 있기에 더욱더 이번 평전의 가치가 돋보이게 하네요)가 있었다는 점 역시 평가부분에서 제외되어서는 안되겠지만 병자호란이후 득세한 노론세력의 후예들 시각에서 엄청나게 위험한 인물이 국가통수권자에 올랐다는 자체가 그들만의 리그에서는 용납될 수 없었던 것이고 이러저러한 사유로 지금의 인물평을 확대재생산하지 않았나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 뿐입니다. 이런 정치적인 견해로 흘러버렸네요. 전체적으로 이번 평전은 노무현이라는 개인과 그가 살아왔던 격동의 한국 현대사를 상호보완하여 재정립할 수 있는 좋은 기회임에는 틀림없는 사실입니다. 정치인으로서 혹은 공인으로서의 노무현과 자연인으로서의 노무현 양측면을 동시에 살펴보면서 그동안 곡해되었고 억지창출되었던 메타포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가질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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