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정상회의 개최는 동북아시아 반도 한쪽 구석에 자립잡고 있는 대한민국에게는 남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20세기초 제국주의의 비뚤어진 희생양으로 주권을 상실하고 거기에다 이데올로기의 대리전을 겪으면서 냉전의 대명사로 인식되었던 한반도에서 CECD회원국, G20개최국이라는 후광은 어쩌면 더 빛을 발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흔히들 선진국이라고 일컫는 선진산업개발국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계기가 되었음에 틀림없는 사실이지만 왠지 어딘가 석연치 않는 약간은 무엇인가 부족한 느낌이 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100년 전 대한제국 100년 후 대한민국>는 G20 정상회의를 성공리에 개최하기 위해 사회각계각층에 몸담고 있는 세칭 22인의 전문가들의 생각을 통해 꿈에도 그리던 선진국에 진입할 수 있는 해법을 찾아보자는 취지에서 포럼형식의 대담을 한데 모은 것이다. 정치,사회,경제,문화등 거의 모든분야를 다루면서 향후 대한민국이 나아가야할 방향을 제시해 주고 있다. 특히 각계각층의 리더격이라고 할 수 있는 이들의 생각을 엿볼 수 있는 기회이고 물론 이들의 생각을 100%로 공감할 수 없을 지라도 필자들이 희망하는 사고의 기저는 분명 우리에게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는 변혁의 대상임을 인정할 수 밖에 없다. 대한민국은 경제적인 외형만으로는 이미 선진산업국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세계경제에 한틀을 잡고 있다. 또한 각종 굵직한 세계 스포츠 대회에서 이제는 태극기가 휘날리는게 국민들의 눈에 그다지 경외적이거나 감동적으로 다가오지 않을 만큼 일상보편화 되어 있는 것도 현실이 되어버렸다. 리얼타임으로 전개되고 있는 세계화에 발마추어 각종 FTA에 한 자리를 차지하면서 우리는 이미 선진국 반열에 진입했다고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경제적 규모의 외형이 우리보다 큰 중국같은 나라를 두고 우리는 선진국이라 지칭하지 않듯이 세계는 우리 대한민국을 그저 그런 나라로 인식하고 있다는 현실에 그저 작아지기만 할 뿐이다. 그 이유는 굳이 이 책의 필자들이 주장하는 이유를 일일이 거론하지 않더라도 우리는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단지 그동안 경제발전지상주의에 모든 것을 올인해왔던 국가 전체적인 패러다임의 전환이 이제는 정말 필요한 시점이고 더 지체할 경우 100여년전 대한제국으로의 회귀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사회 구성원 전체의 각성이 필요한 시점에 도달했기 때문이다. 우리가 아무리 눈을 씻어보더라도 국민의 대표들이 정책을 논하는 성스러운 국회에서 막장승부를 펼치고, 사교육비가 20조원을 넘기며 전 국토가 부동산 투기의 장이 되는 선진국은 없다. 그리고 이런 나라는 결코 선진국이 될 수 없음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 물론 우리가 선진국 못지 않게 장점을 가지고 있는 부분도 있지만 결국 선진산업개발국은 하드웨어와 소포트웨어가 완벽하게 어우러진 문화를 가진 국가들이고 세계 모든 국가들이 스스로 인정하는 그런 나라임을 생각할때 아직도 선진국은 우리에겐 그림속의 떡과도 같은 신기루일 뿐이다. 그나마 이러한 논의들이 구체화되고 보편화될 수 있는 성숙된 장이 마련될 수 있다는 것에서 우리는 희망을 갖여야 하고 단순하게 희망으로 남을 것이 아니라 이를 실천할 수 있는 패러다임을 창출해 나가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우리가 선진국이다 선진국이 될 수 있다는 결과론적인 사고틀보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거치는 자체가 이미 지난 시절의 대한민국이 아님을 인지해 주기 때문일 것이다. 전반적으로 지금 현실의 대한민국에 대한 많은 생각을 갖게 하는 필자들의 의견에 동감한다. 그리고 필자들을 선두로 이러한 논의가 성숙되고 널리 확산될 수 있는 기회가 분명 G20회의를 통해서 작은 단초가 되어 사회전반으로 퍼져나가길 바라는 마음 또한 간절하다. 단지 아쉬운 점은 책의 머리말에 유인촌문화부장관, 인권의 담론을 지적한 장에 나경원의원이 필자도 선정되었다는 점이 다소 눈에 거슬린다. 물론 정치적인 프리즘의 차이라고 할 수 있지만 왠지 이건 아니지 않나라는 생각을 갖게 한다는 점을 제외하곤 전반적인 논거들을 심사숙고해 볼 만한다고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