댄 애리얼리, 경제 심리학 - 경제는 감정으로 움직인다
댄 애리얼리 지음, 김원호 옮김 / 청림출판 / 2011년 2월
평점 :
절판


애덤 스미스를 대부로 하는 이른바 주류 경제학는 우리 인간 즉 소비자들의 모든 소비욕구의 근저에는 합리성이라는 불멸의 담론이 깔려있고 경제학이라는 학문을 전공하는 이들에게 이런 합리성은 물리학의 법칙만큼이만 당연시 되는 대전제이기도 하다. 또한 합리성은 경제학의 범주를 뛰어넘어 철학적인 문제에 이르기까지 수백년을 지배해왔고 우리는 합리성에 바탕을 두고 작게는 소비에서 크게는 정책결정에 이르기까지 하나의 프로파간다로 자리매김해 왔으며 합리성 내지는 이성의 지배는 완벽할 정도는 아니지만 거의 모든 경제행위를 설명할 수 있는 유일한 바이블이었다.

그런데 이러한 주류파들이 심어놓은 합리성, 이성의 지배가 불과 십여년전부터 조금씩 금이 가고 있고 벌어진 틈을 메우려고 무던한 노력을 함에도 불구하고 왠지 석연치 않는 해명정도로 받아들여지기 시작하면서 세인들은 관연 '완벽한 합리성','이성의 지배' 라는 프로파간다에 의구심을 살며시 갖기 시작했고 이러한 의구심은 나이브한 수준에서 벗어나 심각한 의식고찰의 수준에 달하게 되었다. 이에 대한 반증적이고 경험적인 실례들이 하나둘씩 부상하면서 우리는 이제 새로운 경제학의 근저를 찾기 시작했고 적어도 '완벽한 합리성','이성의 지배'라는 대전제를 믿을 수 없게 되었다. 

모세의 출애굽을 방불케할 정도로 새로운 프로파간다를 찾아 떠나는 중심에 바로 '행동경제학' 이 출현했고 <상식밖의 경제학>으로 이미 그 진가를 발휘한 댄 애리얼리의 상식을 뛰어넘는 아니 좀 더 정확히 표현하자면 '비이성의 지배 시대' 가 열린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번 <경제 심리학>은 전작인 상식밖의 경제학의 후속작으로 인간 심리가 작용하는 면과 이러한 심리가 경제활동에 어떻게 미치고 있으며 우리의 생활과는 어떤 관계를 형성하는지를 고찰한다. 전작이 행동경제학에 학술적인 성향을 강조했다면 이번 책은 인간의 보다 근원적이고 보편적인 심리적인 면을 부각해서 우리를 둘러싼 주변의 소소한 사례를 열거하여 좀더 쉽고 흥미롭게 서술되어 있다. 실례로 연애와 외모의 상관관계와 온라인 채팅을 예를 들은 시장의 실패에서 저자만의 스토리텔링 파워를 유감없이 볼 수 있다.  

전반적으로 행동경제학과 경제심리학을 두루 다루고 있어 무겁게만 느껴졌던 경제적인 분석문제를 편안하고 쉽게 접근할 수 있게 저술되었다. 스토리텔링기법으로 서술되었다고 해서 결코 단순하게 넘어갈 수 있는 사안들은 분명 아니지만 경제학에 문외한인 독자들에게 인간심리와 경제활동이 어떤 상관 관계를 갖고 있는지에 대한 총설적인 개념을 잡는데는 더할 나위 없는 책임에 분명하다. 결국 우리가 우리 자신의 심리를 파악하고자 하는 것은 인간은 결코 완벽한 합리성이나 이성이 지배하는 행동보다는 비이성적이고 완벽하지 못하기 때문에 오히려 행복해질 수 있다는 역설적인 명제를 인지하고 인간의 행동을 통해서 미래를 엿볼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저자는 자신의 불우한 사고가 오히려 세상을 보는 새로운 시각을 제공했다고 했다. 이말은 우리가 경제학을 바라보는 시각에도 적용될 것이다. 오른쪽 눈으로만 바라보았던 완벽과 이성이라는 피사체를 왼쪽 눈에서 바라보면 달리 보인다는 점 그리고 이러한 다르다는 점을 머리로만 인식할 것이 아니라 가슴을 느껴야만 제대로된 현상을 볼 수 있고 그 이면에 숨겨진 진실을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행복한 미래를 위해서 이점은 더욱더 절실히 다가오는 것이기도 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