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과 인문학의 적절한 조화만이 향후 다가올 미래에 대한 보다나은 대처와 풀리지 않는 마법의 성을 깨뜨릴수 있다는 개념으로 <통섭>을 제시했던 에드워드 윌슨은 우리가 알고 있듯이 사회생물학이라는 새로운 분야를 개척한 인물이다. 기존의 과학(생물학)에 대한 탐구가 인간이 처한 사회를 배제하고 단순하게 생물의 세계를 연구했다면 윌슨은 여기에 사회 즉 인간이 살아가고 있는 현장을 접목하여 생물과 사회를 통합한 새로운 접근을 시도했고 이러한 시도의 배경은 인간을 제외한 생물들의 연구나 생물을 제외한 인간의 세계가 결코 분리되어 생각할 수 없음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이는 그동안 지구상에 존재하는 생명체들에 대한 이분법적인 사고의 틀을 바꾸기 시작했다. 일종의 우월적 관리자의 입장에서 바라본 생명체에 대한 시각에서 이제는 지구상에 존재한 모든 생명체와 인간은 동반자적인 삶을 영위하고 있다는 시각으로의 전환을 서서히 가져오고 있다. <바이오필리아>는 지금으로부터 26년전에 출간된 서적이지만 이 책에서 주장하는 저자의 담론만큼은 시대의 시차를 훌쩍 뛰어넘어 지금 이시간까지도 유효하게 전달되고 있다. 20세기 후반과 21세기에 접어들면서 우리는 환경에 대한 심각한 오류가 있었음을 비싼 수업료를 지불하면서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또한 과학의 발달과 전 지구적인 공감대의 형성으로 환경보전의 절실함과 그 필요성에 다들 공감하고 이에 대해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리도 있기도 하다. 그만큼 우리 인간에게 인간을 둘러싼 환경이 보존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인식하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러한 환경보존등의 진행방식에 대한 구체적인 담론을 제시하거나 그 방향성에 대한 적절성의 논의보다는 외형적으로 그리고 수치상으로 들어나는 환경보존에 오히려 더 열을 올리고 있지는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즉 우리는 우리 스스로가 파괴해 놓은 자연환경을 복구하는 방식에서도 역시 인간 스스로의 방식으로 대처해 나가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 짧은 시간에 환경을 황폐화 시켜놓고 또한 각종 첨단과학기술과 자본을 동원하여 인간의 방식대로 복원할려고 하는 의도는 아닌가에 대해 저자는 색다른 담론을 던져주고 있다. 환경보존의 기본적인 근저에는 생명사랑이는 태제가 깔려있다. 생명사랑은 그동안 인간이 가진 우월적 관리자라는 생각을 버리고 모든 생명은 동등한 동반자라는 입장에서 시작된다. 이러한 인식의 출발만이 지구전체의 입장에서 종의 다양성확보라는 순리에 벗어나지 않는 것이고 인간과 생물에 대한 근본적인 동화를 이끌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자연환경과 동식물등의 생명체를 보존하고 보호해야 하는 것이 인간과 불과 몇퍼센트 차이나는 유전자를 가진 근연관계에 있는 동물들에 대한 각별한 애정이나 계통학상으로 친인척간에 있을법한 생명체들에 대한 유전학적 의무가 아닌 생명 그 자체에 대한 경외감 그리고 나아가 인간과 여타의 생명체가 동등하다는 생각만이 진정한 환경보존의 길이라는 점이다. 저자는 환경보존의 방식에 이러한 생명사랑의 근본적인 대전제가 깔리지 않고서는 그 진면목을 발휘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즉 우리 인간은 우리가 만들어 놓은 예술이나 문화를 소중히 여기듯이 인간을 중심으로 둘러쌓여 있는 다양한 종 그 자체에 대한 소중함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자연환경의 생명체를 단순하게 살려내야하는 생물로 인식할 것인가? 아니면 인간을 살릴듯 사랑을 담아서 인식할 것인가?라는 생각여하에 따라 자연환경보존에 대한 접근 자체에서부터 많은 차이점을 가져 올 것이다. 분명 그동안 우리는 인간의 경제적,사회적,정치적등 온갖 필요에 의해서 자연과 생물들을 활용 해왔다. 그 이면에는 지구상의 모든 생물들에 대한 우월적 관리자라는 생각이 강하게 작용했고 지금도 이러한 생각에는 거의 변함이 없다. 그래서 환경보존의 시급함이나 절실함을 느끼면서도 항상 우리는 인간의 입장에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해 나갈려고 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바이오필리아>을 통해 이러한 방식이 과연 맞는 것인가에 대해 한번쯤은 심사숙고해야 할때이지 않나 싶다. 인간이 다른 여타의 생물보다 훨씬 우위에 있는 것은 사실이다. 바로 이러한 우월성이 다른 생물을 더 잘 안다는 이점인 것이고 이러한 이점이 사실은 생명의 참된 의미를 고양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 26년이라는 시간의 흐름이 있어지만 저자의 기본적인 담론은 지금 현재 생물학을 연구하는 이들이나 환경보존에 열의를 갖고 일선에서 묵묵히 일하고 있는 사람들 나아가 자연생태계의 보존의 필요성에 이구동성 말을 하는 모든 이들에게 그 필요성에 대해 깊은 고민거리를 던져주고 있다. 과학 에세이지만 <바이오필리아>속에는 과학을 넘어선 심오한 철학이 담겨져 있다. 바로 생명사랑은 우리 모두, 인간과 생물들 모두가 하나 하나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