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 인문학 서재
크리스토퍼 베하 지음, 이현 옮김 / 21세기북스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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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시  하버드다. 세계초일류 대학에 입학하기 위해 어린시절부터 맞춤교육을 받고 특목고를 거쳐 아이비리그 최정상의 학교 하버드로 보내는 것이 부모들의 소원이자 출세와 부의 예비상징으로 비쳐지는 하버드, <정의란 무엇인가>로 하루아침에 비소설분야로는 보기 드물게 베스트셀러 반열에 오른 마이클 샌델 역시 하버드 교수이다. 그리고 세계적인 석학을 비롯한 각계각층의 리더들이 졸업한 학교 바로 하버드 하버드하는 하버드이다. 그러면 한번쯤은 왜 세상사람들이 하버드라고 하는가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성이 있을 것이다. 오랜전통, 뛰어난 교수진, 우수한 재정지원등 여러가지 이유를 쉽게 찾을 수 있지만 요즘 왜만한 대학교육 그렇게 하지 않으면 경쟁에서 밀려나기 쉽상이다. 그것보다 다른 견인차역활을 하는 무엇인가가 하버드에 있기 때문에 세상은 하버드를 주목하는 것일게이다. 

아마도 어쩌면 <하버드 인문학 서재>가 그 해답을 제시하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군주론],[수상록], [아이네이스],[국부론]등 50여편의 서양고전을 한데 묶어 출간한 하버드 클래식 시리즈는 한번쯤은 누구나 들어보거나 읽어보았던 전형적인 서양고전들이다. 마치 우리에게 [연암집],[한중록],[북학의]등의 고전에서 볼 수 있듯이 누구나 다 알고 있지만 쉽게 접근할 수 없거나 이해하기 난해한 고전들의 목록자체만 접하는 것으로도 일반적인 독자들에겐 그저 부담으로 와닿을 수 밖에 없는 책들이 즐비하다. 솔직히 이중 과연 몇권의 책이나 읽어나 봤을까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이다. 그나마 한때 인문학에 대한 새로운 시각과 접근으로 인해 인문학에 대한 세인들의 관심이 증폭되어 학계나 출판계 전반에 걸쳐 고무된 적이 있다. 물론 지금도 뜻있는 학자들이나 출판계에서는 꾸준하게 인문학 출간에 매진하고 있다는 점이 그나마 위안거리이지만 아직도 선진산업국에 비하면 갈길이 멀기만 한것 역시 사실이다.  

<하버드 인문학 서재>는 하버드 클래식의 50여권의 고전에 대한 저자의 리뷰중심으로 1년이라는 세월에 걸쳐 독서계획에 의해 읽어나가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는 살아있는 독서기록들로 구성되어 있는 보기 드문 책이다. 그때 그때 읽었던 책들을 정리한것이 아니라 컬럼비아대학의 교양수업을 통해 고전의 참맛을 일깨워 주었던 데이비드 덴비의 <위대한 책들과의 만남>처럼 자신이 직접 읽고 느낀 바를 간략하게나마 정리해서 같은 책을 읽었던 독자라면 공감이 가는 부분이 많을 것이다. 그리고 비단 접해보지 못했더라도 각 고전에 대한 리뷰와 그 책을 읽게되는 동기 및 주변여건등의 설명만 미루어 짐작하더라도 충분히 가슴에 와닿는 표현들과 책에 대한 느낌을 가져오게 한다. 다만 접해보질 못했던 책들이 너무 많아 리뷰자체가 어렵기도 하고 구름잡는 느낌으로 다가오기도 하지만 전반적으로 고전을 이해하는 폭을 넓혀주기엔 부족함이 없다. 

인문학에 지속적인 관심과 더불어 왜 인문학을 제대로 알아야 하는 가에 대한 많은 생각을 갖게 한다. 하버드라는 대학에 들어가야 하는 이유가 출세와 부의 상징이 아니라 바로 이러한 제대로 된 학문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여길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가 절실히 필요한 시점인것 같다. 저자처럼 인문학이라는 바다속에서 한 1년쯤은 허우적 거려 보는 것 또한 그 다지 나쁘지 않을것 같다는 생각만 간절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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