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한 세상 - 위기의 시대를 좌우할 열쇳말
박성민 외 지음 / 사이언스북스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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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누구나 확실한 것(certainty)을 선호하게 마련이다. 공부를 하는 수험생이든 연애를 하는 청춘남녀이든, 기업을 경영하는 경영자든 국가을 이끌어가는 위정자이든 간에 막론하고 미래에 대한 확실성을 가지는 것을 선호하고 그런 확실성을 갖추기 위해 시험에 자주 나올만한 문제들, 연인의 성격과 취향, 향후 고객들의 니즈와 효용등, 그리고 민족이나 국가 구성원들의 정체성이나 각종 경제적 지표들을 포함한 다양한 정보를 확보하기 위해 경쟁자인 타인들 보다 많은 수고와 비용을 지출하면서 확실성에 접근할려고 한다. 왜 우리는 이렇게 확실성에 대해 집착하는 것일까? 이에 대한 대답한 간단명료할 것이다. 다름아닌 불투명한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때문일 것이다. 그만큼 불확실한 미래는 우리들 스스로의 통제범위를 벗어나 있는 영역이니 그 만큼 불안을 가중시킬 수 밖에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 인류는 아프리카의 드넓은 대초원(당시에는 사바나성 기후가 대세였다)에서 지금의 각 대륙으로 이동하였고 농업혁명이라는 회기적인 발명으로 수렵채집의 노마드적인 문명에서 한곳에 정착하는 혁신을 가져왔다. 그리고 인류는 먹거리와 더불어 기초적인 경제활동에서 많은 진보를 가져올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변화는 다름아닌 수렵채집의 불확실한 상황에서 농업이라는 정해진 수순에 따른 회득의 산물들을 정확히 예측할 수 있었기에 가능했던 변화일 것이다. 정확히 몇월 몇일에 파종을 하고 언제 김매기를 하면 풍요로운 먹거리를 수확할 수 있다는 것은 막연한 감으로 먹거리를 찾아 해매였던 수렵시대보다는 확실성에서 비견할 수 없을 정도로 우리 인류를 편안한 상태로 이끌었다. 그러나 인류는 산업혁명이라는 새로운 시대를 겪으면서 이러한 확실성에 대한 의구심을 조금씩 키워오다가 급기야 글로벌시대와 디지털혁명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세계속으로 던져지면서 이제 그동안 조금이라도 남아있던 확실성의 개념은 완전히 사라지고 한치 앞도 예측 할 수 없는 불확실성(uncertainty)의 시대로 접어들게 되었다. 흔히 대한민국 정치권을 풍자하는 말인 안개정국이라는 표현처럼 우리의 앞은 가시거리가 극도로 불투명해진 안개속에 내던져 있는 것이다. 

<불확실한 세상>은 이렇듯이 예측불가능한 지금의 시대와 그리고 향후 우리에게 다가올 미래에 대해서 각계의 지성인들이 토로하고 제시하는 불확실한 세상을 헤처나가는 통찰을 제시하고 있는 책이다. 물론 이 책을 통해서 불확실성을 완전히 제거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으로 이 책을 손에 든다면 차라리 시작하지 말라고 하고 싶다. 즉 저자들은 이 책에서 지금처럼 불확실성이 높아만 가게 된 배경을 고찰하므로서 향후 미래의 불확실성을 조금이라도 낮추어보자는 견지에서 토론의 대상 폭을 정하는 것이지 방법론을 제시하는 것은 결코 아니라는 것이다. 그럼 무엇때문에 대안없는 과제를 접해야 할 필요성이 있는 것일까?  

우리는 정치,경제,문화,종교,과학이라는 인간활동의 큰 테두리안에서 그동안 많은 발전을 가져왔고 확실성에 대한 자부심을 스스로 키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동안 우리는 미래에 대한 확실성에 대해서 아니 적어도 불확실성을 해치한다는 대안으로 많은 제도적 방안과 의식적인 사조들을 탄생시켰지만 결국은 불확실성의 크기만을 증폭시킨 자가당착에 빠졌이었던 것일 뿐이다. 이러한 일련의 행위들은 결국 개미가 뫼비우스띠를 따라 끊임없이 제자리를 걷듯이 불확실성을 제거했다고 생각하는 순간에 또 다른 난관에 부딛치면서 상황을 더 악화시키는 결과를 낳았던 것이다. 이는 불확실성 아니 정확히 확실성에 대한 수 많은 오판에서 나왔다고 보는 것이 오히려 더 타당할 것이다. 그럼 불확실성을 해치하는 방법은 없는 것인가? 자칫 이러한 논조가 다시금 종교로 회귀하잖는 퇴보적인 의식이나 자포자기적인 주저감을 증폭시킬 수 있는 오해의 소지도 있지만 저자들의 공통된 주장은 다름아닌 가까운 곳에 있다. 그것도 가장 확실한 자료들 즉 우리가 겪어왔던 지난일들에 대한 상고와 재검토를 통해서 불확신한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를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루트비히 비겐슈타인은 "확실성이란 새로운 대안을 상상할 수 없게 만드는 닫힌 공간"이라는 말을 남겼다. 이 말이 상징하는 의미에서 바로 불확실한 세상을 살아가는 시금석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결국 불확실성은 우리들에게 새로운 대안이라는 무한한 상상력을 제공한다. 오래전 우리 조상들이 불확신한 수렵채집의 시대를 마감하고 농업혁명이라는 획기적인 대안을 찾았듯이 지금의 우리에게도 똑 같이 적용되는 말인 것이다. "안전벨트의 역설"에서 알 수 있듯이 다가오는 미래는 확실성과 불확실성이 상존하는 세상이며 브레이크를 밝기 전까지 앞의 像이 허상인지의 여부도 닥쳐봐야 할 수 있다. 그렇다고 허상을 두려워하여 앞으로 나아가지 않은 것은 오히려 확인도 못하고 빈털터리로 일어서는 카드게임과도 같은 것이다. 

지나온 시대에 우리가 가장 확실하다고 여겼던 진리와 가치관들이 과연 확실하였는가에 대한 고찰과 반성이 먼저 있어야 미래의 불확실한 세상을 볼 수 있는 힘이 비로소 생길 수 있다는 극히 간단단순한 논지를 우리는 항상 잊고 있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을 갖게 한다. 이렇게 자기반성에서 우러나오고 축적된 자기테크놀러지가 결국 불확실한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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