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100살, 당신에게 할 말이 있어요 - 100년간의 삶을 통해 얻은 지혜의 메시지
엠마뉘엘 수녀 지음, 백선희 옮김 / 마음산책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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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100년이라는 시간적 개념은 역사적 또는 그 비슷한 잣대를 견줄 경우 그다지 긴 세월은 아니다. 기꺼해야 1세기로 표현되는 100년이라는 개념은 우리가 인식하고 있는 개념에서 한켠으로 비켜나 있다. 하지만 이 100년이 다름아닌 우리 인간들의 생을 살아가는 삶을 지칭한다면 말이 달라진다. 지금처럼 최첨단 과학기술의 진보와 그로 인한 의학혁명을 통해서 이젠 왠만큼 산다고 하는 국가들의 평균수명자체가 어머어마하리 만큼 연장된 것은 사실이지 아직까지도 인간에게 100살이라는 삶은 많은 것을 시사하고 있다.  

<나는 100살, 당신에게 할 말이 있어요>는 2008년에 영원한 안식을 가진 '카이로의 넝마주이'라고 불리는 엠마뉘엘 수녀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자전적 에세이이다. 특히 그녀가 살아간 시대는 격동과 변화 그리고 인류사상 가장 잔혹한 역사가 묻어있는 20세기를 고스란히 지켜보았던 남다른 100년이다. 종교에 귀화한 성직자로서 이러한 세기를 바라보고 느꼈던 그녀의 삶은 얼마나 많은 할 말이 있겠는가. 하지만 그녀가 우리에게 들려 주는 이야기 하고 싶은 이야기는 그리 많지 않다는게 오히려 한세기를 살다간 성녀에게 무엇인가 특별한 것을 얻고자 하는 이들에게 다소 아쉬움으로 남을 수 도 있다. 

엠마뉘엘 수녀는 이 책을 통해서 사랑과 희망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고 있다. 물론 그녀의 직분상 종교적인 색체를 띠고는 있지만 수녀는 결코 자신이 속한 종교를 강요하거나 의도적으로 안내하지는 않는다. 특히 영원한 맞수인 이슬람과의 화해의 메세지를 던지고 있고 어린아이들의 고통을 해소하기 위해선 그 어떠한 종교적인 관점을 떠나 하나가 되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수녀 자신이 한평생을 소외받고 가난한 아이들을 위해서 헌신하고 그러 과정에서 참 사랑과 희망을 발견한 것은 종교적인 봉사라는 차원을 넘어서 모든이들에게 던져주는 숙제이기도 하다. 수녀가 책에서 회상했듯이 자기 자신을 사랑하지 않고서는 그 어떠한 이도 사랑할 수 없다는 진리를 자신이 속한 종교의 진리로 재단하지 않더라도 수긍이 가는 말이기도 하다.  

그녀는 자신을 사랑하는 법, 길을 잃지 않는 법, 희망을 찾아가는 법을 통해서 그 삶이라는 여정을 통해 희망의 메세지를 던져 주고 있다. 마치 한여름밤 모깃불을 피워놓고 어린 손자의 배를 쓰다듬으면서 이야기를 해주는 자상한 할머니처럼 차근 차근 희망으로 나아가는 길을 열어주고 있다. 종교의 유무를 떠나 삶을 먼저 살았고 수 많은 일들 겪고 가까이에서 보았던 인생의 선배로서 격하지 않게 편안하게 인생의 길을 안내해 주고 있다.  

세상에는 수많은 명상록이나 위인들의 잠언 그리고 종교인들의 가르침등 무수히 많은 좋은 말들이 많고 또 많이들 접하고 있다. 하지만 대게의 경우 이런말들은 그저 말뿐인 허상인 경우가 많은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엠마뉘엘 수녀의 말한마디가 더 절실하게 살아있는 우리에게 와닿는 것은 바로 그녀가 걸어왔던 길이 진정한 종교인으로서 길이었기 때문에 더욱더 가슴에 애잔하게 와닿는 것이다. 엠마뉘엘 수녀는 비록 영면하였지만 그녀가 이 땅에 헌신한 흔적은 영원히 꺼지지 않는 등대의 불빛 처럼 소외되고 가난한 사람들의 희망으로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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