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의 밤
세사르 비달 지음, 정창 옮김 / 다산책방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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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니스의 상인>, <한여름밤의 꿈>, <헴릿>, <리어왕>, <오셀로>, <맥베스>, <로미오와 줄리엣>... 윌리엄 세익스피어. 그에 대한 부차적인 설명을 할 필요가 더 없을 것이다. 그의 작품을 읽었던 읽지 않았던 간에 그에 대한 명성은 수도 없이 들어왔기 때문이다. 오죽했으면 영국인들은 인도와 세익스피어를 바꾸지 않겠다고 했겠는가.  

<<폭풍의 밤>>
이 책은 이런 전설적인 인물인 세익스피어의 유언장을 토대로 그의 장례식 직후 하룻밤 사이에 일어난 일을 재구성한 팩션이다. 부와 명예를 한손에 거머쥐었으나 그 역시 죽음의 손길은 피하지 못했고 살아생전 작성한 유언장이 공개되는 순간 다소 이해할 수 없는 부분들이 많았다는 점을 필자는 이 책의 소재로 삼고 있다.
 

막대한 유산을 남기면서 유독 장녀인 수재너에게만 대부분의 재산을 남기고 둘째 딸과 아내에겐 초라한 유산을 남긴 행동이 과연 무엇을 의미하는가에 대한 세인들의 추측은 수도 없이 많았을 것이다. 무엇때문에 사랑하는 가족 전부에게 공평하게 남기지 않고 장녀에게만 막대한 재산을 남겼을까?
 

이 소설은 유언장의 공개로 부터 출발한다. 세익스피어의 생애를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이 유언장의 내용만으로 상당한 부분을 추측할 수는 있다. 세익스피어는 장녀를 제외한 아내와 나머지 자녀들과의 관계가 좋지 않았다는 점을 유추할 수 있다. 하지만 왜 그들 사이가 안 좋았을까? 이 역시 그동안 많은 의문과 나름대로의 해석으로 전해졌지만 정작 본인과 그 가족들 말고는 정확히 알 수 없는 일이다. 여기서 필자는 그 원인을 세익스피어 아내의 불륜행각을 원인을 상정하면서 소설을 풀어나가고 있다.
 

이런 스토리라면 결과가 뻔한것 아닌겠는가라고 생각할 수 있다. 아내의 불륜과 다른 남자의 자식들을 키우는 세익스피어에 대한 연민과 고통 그로인한 유언장의 작성, 그리고 아버지로부터 버림받았다고 생각한 장녀의 그동안의 의문 해소, 그리고 유언장의 비밀을 알게되면서 눈녹듯이 녹아내리는 그간의 감정들, 이건 정말 뻔하고 어찌보면 3류연애소설의 줄거리라고 여길 수 있을 것이다. 맞는말이다. 전체적인 내용은 이러한 범주에서 벗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기서 필자의 독창성을 돋보이는 보너스가 숨겨져 있다. 대부분의 작가들이 그렇듯이 작가의 직접적이거나 간접적인 체험이 작품속에 녹아들기 마련이다. 그러면에서 세익스피어의 출세작인 <로미오와 줄리엣>이라는 작품을 통해서 로미오가 세익스피어의 분신이고 줄리엣이 아내 앤이라는 설정을 통해서 세익스피어의 작품 하나 하나와 그의 생애를 접목시켜 세익스피어가 아내의 불륜과 다른사람의 자식을 낳아 키우고 있어도 묵묵히 아내를 포함한 가족들에 대한 사랑을 지켜왔는가를 보여주고 있다.


그런 마음속의 고뇌를 고스란히 그의 작품을 통해 승화시키면서 결국 <푹풍>이라는 작품을 통해 자신의 유일한 핏줄인 수재너에게 암시를 주고 있는 것이다. 
 

필자는 세익스피어의 작품으로 통해 세익스피어의 개인적인 삶과 영욕을 서술해간다. 청교도의 비밀집회를 우연히 목격한 이후로 마음속의 끌어오르는 복수를 접고 작품세계에 온신의 정열을 쏟아붓게 된다. 그리고 마지막에 <폭풍>이라는 작품을 통해서 세이스피어 자신이 걸어왔던 삶을 고스란히 작품에 말하고 있다. 그러니까 필자는 마치 세익스피어의 작품을 유심히 보면 바로 그의 삶의 비밀이 담겨져 있다고 말하는 것이다.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자신의 연애담과 결혼, 4대비극을 통해서 불우한 가정사,<폭풍>을 통한 자신의 핏줄에 대한 사랑과 보상 그리고 통쾌한 복수 그러면서 화해의 메세지...
 

마지막으로 필자의 보너스가 하나 더 있다. 이 소설 한권으로 세익스피어의 왠만한 작품들의 간을 맛볼 수 있다는 것이다. 챕터마다 세익스피어의 불후의 명작들 중 중요대사를 수록해서 음미해 볼 수 있는 기회가 있다. 아마도 이러한 발췌가 필자가 말하고자 하는 세익스피어의 삶에 대한 이야기일 것이다.
 

이 책은 분명 소설이다. 단지 세익스피어의 유언장이라는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하여 집필된 팩션이다. 그래서 소설의 내용처럼 세익스피어의 아내가 불륜을 했고 나아가 남의 아이까지 낳았다는 설정은 단지 소설이다는 것이다. 하지만 필자는 우리가 생각하는 대문호라는 개념보다 역시 그도 우리와 다르지 않는 인간이라는 점을 보여주고자 한다. 세익스피어도 여타 다른 사람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누구나 똑같이 슬퍼하고, 괴로워하고, 번민하는 그러한 감정은 같다는 것을..


다만 세익스피어와 일반이 다른점은 이러한 감정의 골을 그대로 밖으로만 표출하지 않고 그의 작품으로 승화시켰다는 점일 것이다. 그래서 지금 우리가 그의 불후의 명작을 보고 웃고, 울고, 분노하고 행복해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의 작품을 통해서 희망이라는 단초를 발견하는 것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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