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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의학의 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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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향
(
) l 2009-11-30 12:33
https://blog.aladin.co.kr/ksjin87/3235788
천고의 명의들
- 중국 역사 최고의 명의 5인의 세상을 살린 놀라운 의술 이야기
쑨리췬 외 지음, 류방승 옮김 / 옥당(북커스베르겐) / 2009년 5월
평점 :
품절
편작, 화타, 그리고 <본초강목>의 저자 이시진등은 우리에게도 잘 알려져 있는 중국의 유명한 명의들이다. 한때 허준이나 대장금등이 드라마로 방영되어 동양의학의 진수를 일반인들에게 새삼 각인 시켰던 적이 있었다. 산업혁명과 기독교를 내세운 근대화라는 물결속에서 동양의 모든 가치는 부정되었다. 근대화==서구화라는 등식에 의해 그동안 수천년동안 진리처럼 여겨졌던 동양의 사상들이 한순간에 무너져 내렸던 것이다. 사상적 담론은 물론이고 과학과 합리화라는 도구에 의해 동양의학도 부정되기는 마찬가지였다. 첨단기술과 과학을 앞세운 서양의학에 동양의학은 그저 비합리적인 민간의학쯤으로 낙인찍혔던 것이다. 그러나 서구의 오리엔탈리즘을 서서히 극복하면서 동양의 제모습 찾기가 진행되고 이제서야 동양의 홀로서기가 어느정도 자리잡아 가고 있는 시점에서 이번 <천고의 명의>라는 서책은 그 의미가 있는 것 같다.
서양철학이나 과학, 그리고 의학을 보면 합리적이고 과학적인 사고가 그 근저에 깔려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그리고 적재적소의 문제점을 바로 해결한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할 만 한다. 의학만을 예로 들더라도 서양의학은 질병의 근원인 질병이나 상처부위를 직접 절개하거나 치료하여 그 효과를 바로 발현하기에 현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에게 신속함에서 더할 나위 없이 적합한 치료방법인지도 모른다. 이에 반해 동양의학은 그 치료의 방법이나 기간등이 서양의학에 말하는 적재적소의 치료법과 신속함과는 사실상 거리감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는
동양의학이 가지고 있는 근본적인 철학적인 문제와 상통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고래로 동양의 철학적인 바탕은 눈에 보이는 현시적인 가치 보다는 보이지 않은 근원적인 가치에 매진 했다고 할 수 있다
.
춘추전국시대의 제자백가의 사상을 비롯하여 중세의 주자학, 양명학등의 사상에서 볼 수 있듯이 단순한 카테고리에 의한 알고리즘으로 세상을 재단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특히 의학적인 부분에서 서양은 발병한 질병에 그 근원적인 치료방법을 연구하고 해결하는 쪽으로 발전을 하였다면 동양의학은 질병보다는 인간의 근본적인 몸상태에 초점을 두고 연구했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점일 것이다. 결국 이는 근대화라는 담론에서 서양의학에 밀리는 현상을 가져 왔지만 복잡해지는 현대사회구조에서 현대의학의 맹신으로 인한 각종 부작용등이 등장하면서 치료방법에 대한 근본적인 회의가 일어나는 부분이기도 하다.
중국이나 우리의 전통의학은 오행과 음양이라는 철학적인 문제에서 인간의 생로병사에 대한 심도 깊은 연구가 이루어졌다. 인간에게 발병하는 모든 질병은 결국 외부요 인보다는 인간 자체의 내부적인 요인으로 인해 발병할 수 밖에 없다는 점을 인지하고 인간의 심성연구가 우선되었다고 볼 수 있다.
동서양의 이런한 현격한 시각차이에서 굳이 발전이라는 개념으로 판단하면 서양에 비해 떨어진다고 할 수 있겠으나 그 발전의 기준 역시 지금은 모호할 따름이다.
이번 천고의 명의들이라는 책을 통해서 우리는 동양의학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게 되었다. 장중경의 개체의학을 통해서 주먹구구식이었다고 폄하했던 동양의학이 인간 개개인의 개별적인 성향에 맟추어 진단과 치료가 이루어졌다는 사실과 같은 증세라도 그 처방을 달리하여 치료하는 다양성등을 통해서 결코 비과학적이 아니라는 점등을 볼 수 있다. 특히 가장 근원적인 인간자체에 대한 고뇌와 연구를 볼 수 있다. 서양의학이 테크놀리지적인 요소가 강하다면 동양의학은 기술적인 면보다는 철학적인 요소가 내재하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차이점일 것이다. 질병을 우선시하기보다는 그 질병의 발병원인에 초점을 맞추고 먼저 한 인간의 심성에서 치료방법을 찾은 것이 바로 동양의학이기 때문이다.
물론 의학적인 상식이 없는 입장에서 어느 방법이 우수하다고 논할 수는 없지만 상식적으로 생각해봐도 인간중심적인 치료방법이 더 효과적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다소 시일이 소요되더라도 근원적인 발명원인의 제거가 결국 더 효과적인 치료방법이지 않을까 싶다. 바로 직접적인 효과를 거두어야 인정을 받을 수 있는 지금의 시대에서 시대착오적인 방법일 수 도 있겠지만 옛말에 급할 수록 돌아가라는 말이 있듯이 근원적인 원인에 대한 치유많이 재발을 방지하는 유일한 길이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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