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러피언 드림 - 아메리칸 드림의 몰락과 세계의 미래
제레미 리프킨 지음, 이원기 옮김 / 민음사 / 200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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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양차대전을 기화로 세계 중심의 축은 신생국가인 미국으로 옮겨갔고 세계사를 통틀어 팍스 로마나만큼의 강력한 리더쉽을 발휘하면서 정치,경제,문화의 중심으로 자리잡고 있다. 비단 9.11사태와 그로인한 끼워 맞추기식 보복과 근래발생한 서프프라임모기지사태로 그 위상에 손상을 입긴했지만 아직도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는것 역시 사실이다. 프랑스 혁명이 태동하기전 기존 종교에 대한 염증과 새로운 자유를 찾아서 낯선땅에 첫발을 디딘 이들에게 신대륙은 그 자체만으로도 모든 꿈을 이룰 수 있는 충분한 여건을 가지고 있었다. 광활한 대지, 풍부한 자원 그리고 속박 받지 않는 그들만의 자유 그리고 이 신생국가는 국가설립의지에도 담겨 있듯이 철절하게 개인의 자율의지를 강조하면서 새로운 질서를 향해서 브레이크 없는 기관차처럼 질주했다. 그래서 영국이나 프랑스와 독립전쟁이나 내전을 거치면서도 서서히 유일무이한 강자로 탄생하게 된 것이다. 바로 이러한 미국의 탄생배경에게는 그들만의 꿈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바로 전세계인들이 동경하는 <아메리칸 드림> 모든 개인에게 그 어떠한 차별도 없고 개인자신의 노력만으로 성공할 수 있는 그래서 특히 개도국 사람들에게 더 강렬하게 다가온 바로 그 꿈 아메리카 드림이 지금의 미국을 만든 것이다. 이러한 프론티어정신이 깃든 아메리카 드림은 전세계인들로부터 찬사와 동경을 받으면서 하나의 패러다임을 형성했고 후발 개도국들에게 또 하나의 표상으로 자리잡게 되었다. 특히 급격한 산업화를 일구어 냈던 신흥국가들에서는 그 정도가 거의 신앙의 수준으로 까지 번지게 된것도 사실이다. 그 만큼 아케리칸 드림은 상당히 설득력있고 미래지향적인 꿈이었다.

하지만 근래들어 9.11사태에 대한 반응이나 전세계적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바로 이 신기루 같았던 아메리칸 드림에 하나 둘씩 의문점을 제시하기 시작하였고 EU라는 거대한 집단이 대두되면서 아메리칸 드림은 많은 상처를 받게 된다. 다름 아닌 미국인에 의해서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하게 된 동기를 마련했다. <소유의 종말>,<노동의 종말>로 국내에서도 익숙한 제러미 리프킨은 그동안 세계를 지배했던 아메리칸 드림의 시대는 더 이상 존재할 수 없고 이제는 새로운 패러다임인 <유러피언 드림>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는 점에서 아메리칸 드림과 유러피언 드림을 비교 분석하고 왜 유러피언 드림의 시대로 접어들 수 밖에 없는가에 대해서 역설하고 있다. 저자는 아메리칸 드림의 허와 실을 분석하면서 미국인들의 각성을 일깨우고 있지만 비단 이점은 미국인들만이 아닌 우리에게도 많은 점을 시사하고 있다. 더욱 우리처럼 미국 의존도가 높은 국가일수록 그냥 지나칠수 없는 문제이다. 정치,경제,문화적으로 아메리칸 드림의 모범생을 자처해온 우리의 경우는 이처럼 변화하는 패러다임을 놓칠수 없는 것이다.

저자는 <포용성>,<문화적 다양성>,<보편적 인권>,<삶의 질>,<지속 가능한 개발>,<평화 공존>등 6개분야에서 앞으로 다가올 세상은 아메리칸 드림의 시대가 아닌 <유러피언 드림>의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단언하고 있다. 비록 지금 유럽공동체가 저자나 다른이들이 생각하는 만큼 궤도에 올라온 것은 아니지만 지금까지 유럽에서 보여준 일련의 형태와 유럽인들의 의식구조의 변화등으로 인해 필연적으로 유럽피언 드림의 시대는 올 것이라고 보고 있다. 물론 이러한 이유는 유럽인들의 각고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그동안 미국인들 스스로가 보여준 일련의 행태가 더 이상 아메리칸 드림으로는 미래에 대한 인류의 보장이 없다는 것이다. 저자는 6가지 분야에서 조목조목 아메리칸 드림과 유럽피언 드림을 비교하고 왜 유럽피언 드림으로 나아가야 하는지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지만 무엇보다 창세기 1장 28절에 나오는 구절을 해석하는 입장에서 아메리칸 드림과 유럽피언 드림의 차이를 확연하게 알 수 있고 바로 이점에서 이제는 왜 유럽피언 드림으로 나아가야 하는지를 말해주고 있다. 

"하나님이 그들에게 이르시되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 땅을 정복하라, 바다의 물고기와 하늘의 새와 땅에 움직이는 모든 생물을 다스리라(지배하라) 하시니라"

과학기술의 맹아인 미국이지만 성서를 가장 완벽하게 해석하고 아직도 창조론을 믿는 사람들이 50%를 넘는 나라가 바로 미국이다. 아메리칸 드림은 바로 이 구절을 해석해 나가는 데 있다고 할 수 있다. "땅을 정복하고 모든 생물을 다스리라"는 하나님의 말씀을 너무도 충실하게 받아들인 나머지 포용성, 문화적 다양성, 보편적 인권, 삶의 질, 지속 가능한 개발, 평화 공존이라는 더불어 생존한다는 개념보다는 하나님의 대리인 자격 즉 선택받은 민족이라는 자위감과 미국인만의 카우보이 정신이 합쳐서 사회가 없는 개인의 자율성만이 강조된 아메리칸 드림은 지금처럼 글로벌시대를 살아가는데는 낡은 생각일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에 반하여 유럽인들은(물론 전부다는 아니지만)하나님의 대리인 자격인 아닌 자연과 공생하는 파트너로서 그리고 관리&보호자의 역활로서 세계를 바라보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관점이 뭐가 그리 중요한가 하겠지만 이러한 시각차이에서 출발한 양쪽의 드림은 그 결과물에서 어마어마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비단 지구 온난화와 환경오염을 방지하기 위한 범세계적 논의와 합의가 이루어지고 있지만 이러한 논의 대상에서 항상 미국은 참여하지 않고 있다는 점, 전쟁방지를 위한 핵무기감축등의 협약에서도 항상 빠진다는 점등을 열거하지 않더라도 바로 이러한 지배라는 의식구조가 아메리칸 드림의 근저에 깔려 있음을 우리는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 인류는 수렵 채집의 시대를 출발점으로 농경시대를 거치면서 획기적인 비약을 했다. 야생동물을 길들이고 야생식물을 재배함으로써 자연을 생산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했고 자연을 관리나 보호의 대상이 아닌 지배 내지는 다스림의 대상으로 인식했고 산업혁명을 맞이하여 이러한 지배의식은 당연한 권리로 인식되었던 것이다. 그렇지만 이러한 지배나 다스림의 결과는 냉혹한 현실로 우리 인류를 내몰고 있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비단 자연과 환경분야에서 뿐만 아니라 정치,경제,문화등 다양한 분야에서 심각한 도전을 받고 있는 것이다. 이제 더 이상 아메리칸 드림을 가지고서는 더 나은 미래에 대한 비전을 찾을 수 없는 지경에 왔고 인류가 다시금새롭게 도약할 수 있는 비전이 필요한 시기인 것이다. 그 새로운 대안으로 저자는 관리 보호란 기본적인 틀에서 출발하는 유럽피언 드림을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유럽피언 드림은 전세계적인 비전으로만 받아들일 것이 아니라 개별국가적으로도 많은점을 시사하고 있다. 특히 급격한 근대화와 산업화로 인해 그 정신적 뿌리마저도 찾기 힘든 우리에게 새로운 비전과 꿈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할 수 있는 단초가 될 것으로 보인다. 노무현전대통령이 서거전까지 손에 놓지 않았던 이유가 바로 지금 우리시대에 만연한 지배의식의 폐단 그리고 포용성 부족, 다양성 없는 획일성등에 대한 기난긴 숙고였지는 않았을까 싶다.

팍스 로마나나 팍스 브리타니카나 팍스 아메리카나나 평화가 절정을 달했던 시기에는 앞에서 언급했던 포용성,다양성,보편적 인권등에 대한 깊은 성찰과 실천이 있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결국 이들 제국의 평화구축이 실패했던 것은 공존이라는 개념보다 지배라는 의식이 강했기 때문임도 또한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지금처럼 글로벌시대를 맞이한 인류에게 과연 어떠한 드림이 인류를 위해 올바른 꿈이 될 수 있는지 다시금 생각해봐야 할 시점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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