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트 사이드의 남자 2
칼렙 카 지음, 이은정 옮김 / 노블마인 / 2008년 11월
평점 :
절판


'가쓰라-태프트' 밀약으로 우리에게 잘알려져 있는 미국 26대 대통령 시어도어 루스벨트, 최우수 언론인에 수여되는 '퓰리처상'을 만든 장본인 조지프 퓰리처, 전세계 금융가의 대부인 J.P. 모건, 뉴욕 마피아계의 대부 폴 켈리 등 이름만 들어도 쟁쟁한 인물들이 사실 이 소설에 등장하는 실존인물들이다. 시어도어 루스벨트가 대통령으로 당선되기 전인 19세말 뉴욕 경찰청장을 역임하면서 희대의 살인사건을 해결해나가는 과정을 담은 소설이다. 

일종의 팩션을 가미한 스릴러 소설으로 볼 수 도 있지만 19세기말 미국 뉴욕의 시대상을 반영해 주는 역사소설 겸 사회고발소설의 역활도 동시에 하고 있는 작품이다. 경찰청장과 하버드대학 동기인 가상의 인물인 타임스지 기자 존 무어와 법의학자 클라이즐러가 루스벨트의 장례식장에서 해후하여 지난 25년전 뉴욕을 강타한 희대의 살인마 존 비첨의 살인행각을 추척하는 과정을 그린 소설이다. 

이 소설은 사이코패스인 살인자을 통해서 단순한 엽기적인 살인행각을 그리는 소설은 아니다. 살인자가 사이코패스로 돌변하게 되는 여러가지 원인들을 제시하고 그 원인제공이 개인적인 차원과 사회적인 차원이 동시에 공존하고 있다는 것을 대변한다.

극중 주인공인 클라이즐러박사의 견해로는 인간은 유녀시절의 강력한 메세지로 인해 그 인생이 결정되는 것이지 탄생에서부터 그 선악이 결정되는 것은 아니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유년시설 부모로부터의 학대나 외면과 육체적인 경험등을 통해 피폐해진 사고는 결국 육체적인 어른으로 성장은 하였으나 그 정신세계는 유년시절의 고통으로 해방되지 못하고 또 다른 분출구를 찾아 해매게 된다. 그 분출구가 급기야 살인이라는 극단의 표현으로 표출된다는 것이 우리 주인공의 논지이다.  

소설이 이런 희대의 살인마를 추척하는 수사팀의 수사과정에서 발생하는 외부의 압력(대표적으로 대주교와 J.P.모건등의 가진자)과 수사팀 구성원들간의 이견을 거치면서 최종적인 살인범 검거에 이르게 된다. 어찌 보면 전형적인 스릴러 소설로 치부될 수 밖에는 없는 구도이다. 

하지만 필자의 또 다른 의도는 다른곳에 있다. 신대륙의 발견과 그리고 미합중국이라는 신생국의 탄생과정에서 미국은 그야말로 기회의 땅이 되어버렸다. 물론 지금도 아메리카 드림을 꿈꾸는 전세계의 수많은 사람들이 있긴 하지만, 당시 19세기의 미국은 열광의 도가니를 방불케했다. 골드러쉬와 산업, 금융의 급속한 발전으로 인하여 미개척 식민지였던 국가가 짧은 시간에 엄청난 발전을 하였던 것이다. 하지만 이런 발전의 이면에 정말 눈뜨고 볼 수 없는 피해가 많이 있다. 인디언들의 희생, 흑인노예들의 희생, 그리고 이민자들의 희생을 바탕으로 뉴욕이라는 거대도시의 화려한 불빛을 볼 수 있는 것이다.  

필자는 이러한 사회의 어두운면을 소설의 요소요소에 뿌려놓고 있다. 아니 어쩌면 존 비첨이라는 살인자와 그의 희생양인 된 매음굴의 어린소년들과 이들의 매개로 업을 삼고 있는 마피아들을 통해서 사회고발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발전하는 사회에서 철저하게 소외당했던 이들을 통해서 정작 발전이란 이들의 희생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점을 대두시킨다. 그러면에서 보면

이 소설은 가슴 아픈 부분들이 많다. 지금의 잣대로 19세기말을 단정할 수는 없다. 그 당시만 해도 왠만한 유력집안에서는 하녀를 부리고 있던 시절이었고 여성들의 사회참여가 극히 제한되어 있었던 시절임은 틀림없다. 그런 시절에 이들 소외계층의 문제가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 반문할 수 도 있지만 결국 역사발전의 원동력은 희생이다라는 점을 새삼 느끼게 해주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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