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저하게 잘못된 선입관이 얼마나 무서운가를 말해주는 책이다. 디지털 카메라의 보편화로 인해 요즘은 거리나 공원에서 카메라 셔트를 연신 눌러대는 사람들을 보는게 다반사일 만큼 사진이라는 예술 영역은 대중화 되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일반인들도 사진에 대해서 좀더 향상된 기법을 추구하게 되고 시중의 서적들은 거의 그런 스킬 위주로 편집된 책들이 대부분이다. 이번 책도 그런 부류즘으로 생각하고 집어들었지만... <내 사진에 힘을 주는 101가지>는 사진을 어떻게 하면 잘 찍을수 있는가에 대해서 기술적으로 말하는 책이 아니다. 흔히들 우리가 명화를 보거나 잘 찍었다는 사진을 감상할 때 어떻게 하면 저렇게 할 수 있을까를 생각하게 된다. 작품의 구도나 명암 그리고 카메라의 노출, 대상 사물을 바라보고나 촬영한 각도등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 그리고 나도 이런 저런 스킬을 사용하면 비슷한 컷을 얻을수 있을거라는 기대를 가지고 촬영을 하게 되지만 정작 그 출력물은 이러한 기대를 산산조각내게 되는 것을 경험했을 것이다. 그럼 도대체 어떤 차이가 있어 같은 사물을 찍었는데 누구의 것은 명작이라고 하고 나의 것은 단순한 촬영이라고 하는가? 같은 노출과 렌즈각도로 찍었는데 그 차이는 하늘과 땅 만큼 큰것일까? 바로 이러한 의문에 답을 해주는것이 이 책이다. 필자가 말하는 사진은 화가들이 말하는 그림과 같은 존재라고 한다. 이는 그림을 통해서 화가의 감정이나 사상이 고스란히 들어나기 때문에 우리가 그러한 명화를 보고 감동을 받는 것이다. 사진 또한 같은 맥락이다. 사진에는 찍을 때의 작가의 감정 상태가 담긴다고 한다. 자신이 사진을 보거나 다른 사람의 사진을 볼 때 이런 감정 상태를 읽지 못한다면 그러한 사진은 무익하다고 한다. 다소 추상적인 이야기이지만 수긍이 가는 부분이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퓰리처상의 수상한 사진들을 바라보면 그 작고 순간적인 한 컷에 촬영 작가의 의도가 담겨져 있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사진이란 이렇게 단순한 순간적인 컷이이지만 전혀 정적인 이미지가 아닌 것이다. 작가의 철학과 의도가 고스란히 담겨진 한 컷의 사진은 영화 한편이나 한 권의 책에서 말하는 내용보다 더 강렬하게 대중에게 다가가게 마련이다. 바로 이러한 사진이 우리가 말하는 명작인 것이다. 필자는 단순하게 말한다. 심혈을 기울인 꾸밈없고 솔직한 감정을 담을 수 있는 사진이라면 모두가 명작이라고. 아마도 그동안 우리는 숲을 보지 못하고 나무만 바라보는 누를 범하면서 살아왔던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기술진보적인 사회에서 작은 스킬하나라도 뒤 떨어지면 마치 큰일이라도 나듯이 화소가 많은 카메라, 줌 성능이 우수한 카메라, 고각의 카메라만 고집한 것은 아닐까 한다. 정작 그 한 컷의 출력물에 담겨져 있는 본인의 영혼은 무시한채로 허상만을 향해서 열심히 셔트를 눌러오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 뿐이다. 사진이라는 것은 순간적인 감정이입의 산물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그때 그때의 감정표현에서 그 어떠한 예술작품보다 반응속도에 대한 장점을 가지고 있기도 하지만 반대로 한번 지나쳐가는 감정이입은 영원히 되돌릴 수 없기 때문에 더욱 힘는게 사진촬영이라고도 한다. 우리가 카메라 렌즈를 통해서 보는 세상은 결코 다른 세상이 아니다. 단지 렌즈는 화가의 캠퍼스와 붓의 역활을 할 뿐이다. 정작 그 바탕에 사물을 채워 놓는것은 기계적인 기법이 아닌 내 감정의 발산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