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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책들과의 만남 (양장본)
데이비드 덴비 지음, 김번.문병훈 옮김 / 씨앗을뿌리는사람 / 2009년 4월
평점 :
품절
인간의 기본 욕구 가운데 식욕과 성욕 다음으로 강력한 욕구가 독서욕이라는 필자의 말을 실감나게 하는 모처럼 책을 읽는 즐거움과 이 책을 읽지 않으면 후회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책이다. 다소 분량이나 내용면에서 호락호락하지는 않았지만 필자가 안내하는 고전속의 여정은 가슴 두근거리면서 그리고 입갓에 웃음을 절로 지우면서 마지막 장을 넘겼을때는 아쉬움으로 남은 책이다. 마치 좀더 뒤 이야기가 있을 것 만 같은 아니 그래야 한다는 아쉬움 말이다.
미국 명문대중의 하나인 컬럼비아대학을 졸업하고 영화평론가로 어느 정도의 사회적 지위를 잡은 필자 데이비드 덴비는 그야말로 우리가 알고 있는 전형적인 미국 중산층 사람이다. 전형적인 중년백인남성이다. 이런 사람이 뭐가 답답해서 졸업한지 30년이라는 긴 세월이 흐른뒤에 다시 대학으로 돌아가 그것도 다름아닌 대부분의 사람들이 꺼려하는 인문강좌을 수강했는지에 대해 의문이 들지만, 필자의 선택은 책 제목처럼 정말 위대한 선택이었다고 할 수 있겠다. 필자의 말처럼 이러한 선택을 하지 않았다면 얼마나 많은 후회감을 안고서 평생을 살아갔을까 할 정도 탁월한 선택이었다.
필자는 30여년전 졸업한 자신의 모교에서 1년 동안 대학교향 필수 과목인 인문학과 현대문명강좌를 수강하면서 새삼 느끼게 된 점을 30년전 자신의 모습과도 비교하고 학부 1,2학년들과 수업을 들으면서 그들의 생각과 행동등을 관찰자 입장에서 때론 직접 그 현장에 개입해서 끊없이 토론한 내용들을 가감없이 소개한 일종의 에세이 이다. 특히 고전, 정확히 서양고전에 대한 독서와 토론을 통해서 왜 고전을 읽어야 하는 지, 그 자신이 30년전 읽었던 당시의 느낌과 지금의 느낌을 통해서 고전이 갖고 있는 엄청난 매력을 보여주고 있다. 그래서 필자는 이러한 고전들을 다름 아닌 위대한 책들이이라고 지칭한 것이다. 호머의 <일리어드>에서 부터 시작한 고전 여행은 버지니아 울프의 <등대로>로 그 기나긴 여정을 마치게 된다. 우리에게도 널리 알려져 있는 호머의 대서사시 일리어드와 오디세이, 사포, 소포클레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버질, 어거스틴, 마키아벨리, 홉스, 로크, 단테, 보카치오, 몽테뉴, 헤겔, 제인 오스틴, 니체 봐봐르, 콘래드로 이어지는 정말 숨가뿐 인문의 향연을 보여주고 있다. 물론 이들의 명작들을 다 읽어볼 수 는 없지만 필자를 통해서 간질맛 나지만 꼭 읽고 싶은 충동을 이르키게 하는 일연의 유혹들로 가득차 있다고 볼 수 있다.
우리가 흔히 고전(동서양 고전을 막론하고)을 상기할때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것이 난해하고 지루하고 어렵다는 인식이다. 그래서 그런지 고전은 전문적으로 그 분야를 연구하는 이들의 몫으로 치부해 버리기 일수이다. 하지만 필자를 통한 고전 여행을 하면서 가슴에 와 닿은 고전은 필자의 말처럼 어떨때는 정말 감미롭고 그러다가 격양되고 마침내 흥분감을 감출수 없는 내용들로 가득차 있음을 알게 된다. 물론 고전들이 내포하는 사상은 지금의 시대와는 상당히 동 떨어져 있다고 할 수 있으나 그 시대의 공통적인 경험의 산물이고 또한 한 시대를 혁명의 도가니로 몰아넣은 장본인이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있을 것이다. 지금의 잣대로 고전을 읽는 것이 아니라 그 당시의 잣대로 고전을 읽으면 그야말로 어마어마한 지식의 보고임을 깨닫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고전을 통해 우리는 당시대 인물들과 그 저작을 읽었을 독자들과의 교감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다름아닌 그네들과의 소통, 이 소통을 통해서 당시인들의 고뇌와 삶을 엿볼 수 있는 매력이 있다. 물론 흔히 말하는 양서라는 개념에서 이러한 고전의 목록에 올라오지 못한 저작들이 그 수준이 떨어 진다는 의미는 아니다. 모든 책은 저자의 사상과 노력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기 때문에 지금 이순간에도 우리가 독서를 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인 것이다. 하지만 이런 고전을 통해서 분명, 우리의 철학적 사고와 자아발견을 한 단계 더 끌어올 수 있음은 부인할 수 없는 것이다.
이번 책으로 통해서 고전에 대한 생각을 재정립할 필요성을 느낄수 있었다. 또한 이러한 방대한 고전들에 대한 강의가 실현되고 있는 미국의 대학이 다른 한편으론 부럽기만 하다. 또한 그들의 학업진행 방법 또한 많은 점을 생각케 하는 대목들이다. 사실 우리의 대학교육 현실과 비교해 보면 정말 처참할 정도로 그 차이가 많이 난다. 시험점수를 위한 공부가 아닌 진정한 독서를 위한 교육이 그저 부러울 뿐이다. 필자를 따라간 지난 10여일 동안은 모처럼 책을 읽으면서 행복한 감정을 느꼈다. 강의 과목과 저서들을 메모도 하고 소개된 부분들을 다시 한번 음미 하면서 고전에 대한 독서욕이 한 층 더 가슴 깊은 곳으로 부터 쏟아나는 것을 주체할 수 없었다고 할까. 왜 이러한 저작에 대해서 위대한 책이라고 명명하게 되었는지 이해가 가는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