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로 간 고래바위 - 어른이 읽는 동화
이순원 지음, 홍원표 그림 / 굿북(GoodBook)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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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내 삶은 내게 어떤 의미인가?

저자는 산꼭대기 위의 거대한 고래바위의 바다를 향한 기나긴(시간의 그림자)여정을 통해서 지금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의 삶에 질문을 던진다. 당신 삶의 의미는 무엇이며 당신은 어떠한 삶을 살아가고 있느냐고...

왠지 바다를 생각하면 세상을 모든 것을 다 품을 수 있는 넓은 마음, 그 푸르름에 한없이 빠져들고 싶은 충동을 자아내게 한다. 또한 바다는 한없이 자상한 어머니 같다가도 때론 엄격한 아버지를 떠올리게 한다. 이른 아침에 바다에서 떠오르는 태양을 바라보면서 자신도 모르게 뜨거운 눈물을 절로 흘릴 수 있는 것 역시 바다라는 거대한 안식처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바다로부터 모든 생명체가 출발했듯이 모든 생명체의 삶의 종착역 역시 바다이다. 바다는 우리의 모든 기억과 경험을 태초부터 간직해 오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바다를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가슴 벅참을 느끼는 것이다.

세상 어느 바위보다도 우람했던 고래바위에서 너럭바위로 뾰족바위 징검돌 빨래돌 조약돌 공깃돌 모래를 거쳐 티끌 만한 명개흙이 되어서야 바다에 이르는 여정은 공수래공수거를 의미하는 것은 아닐까 싶다. 내 마음속에 남아있는 모든 욕심과 탐욕을 한줌 티끌도 없이 훌훌 털어야만 해탈의 경지로 나아간다는, 지금 현재 우리몸에 걸치고 있는 것은 한때의 기억뿐이라는 사실을 말해준다. 영겁의 시간을 지나서 결국 자연에서 태어난 것처럼 자연으로 돌아갈 때는 아무것도 남는 것이 없다는 것을 고래바위가 말해주는 것이다. 비록 눈에 보이는 형상은 없어질지 몰라도 삶에 대한 희망만큼은 내가 억지로 손에 잡고 있는 것을 하나 둘씩 놓을 때 마다 커져간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닐까. 고래바위였을 때는 몰랐던 바다(꿈과 희망)에 대한 동경이 점차 몸의 크기가 작아지면서 그 크기에 반비례하여 바다에 대한 열망은 커져가는 것은 마치 우리가 삶을 살면서 많이 가지면 가질수록 불안과 불신이 높아감을 간접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 짧은 한편의 동화를 통해서 다시금 어릴적 꿈과 희망을 보게 되었다. 그토록 갈망하고 희망했던 어릴적 꿈은 키가 크고 몸무게가 늘고 나이가 들어가면서 오히려 고래바위에서 명개흙으로 줄어든 만큼이나 작아진 것이다. 내가 걸치고 있는 사회의 지위와 권력을 놓치지 않을려고 할수록 그 수렁으로 빠져드는 것이다. 마치 고래바위가 명개흙이 되어서야 알았던 진정한 바다를 우리는 세월이 흐를수록 거꾸로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한다. 이는 마치 모래시계에서 모래알이 줄어드는 것을 아쉬워하는 것처럼 말이다.  

누구나 간직하고 있는 꿈과 희망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꿈과 희망마저 잃어버린 바위들은 지금도 산중턱에 그리고 개울가에서 마치 자신이 꿈과 희망의 바다에 도착했다고 생각하며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이는 어쩌면 우리의 현실을 말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싶다. 지금 현재에 우리 자신이 이룩한 부와 사회적 지위가 마치 꿈과 희망의 종착역에 온 것이라고 굳게 믿고 싶은 아니 그렇게 믿고 있는 우리의 모습을 말한다. 하지만 지금의 꿈과 희망이 과연 그토록 우리 자신이 갈망했던 진정한 것인가에 대해선 의문이 남는 것이다.

그렇다고 이 동화가 인생의 무슨 허무를 말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고래바위가 명개흙이 되어서야 깨달았듯이 우리에게도 희망이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단지 그 꿈을 찾아가는 길을 찾지 못했을 뿐이라고...

우리에겐 그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는 꿈과 희망이 있다. 그 꿈과 희망을 고스란히 찾는 간직하는 방법을 고래바위는 그 길고 힘든 여정을 통해서 우리에게 말해주고 있는 것은 아닐까. 지금이라도 확 트인 수평선을 바라보면서 자신의 꿈과 희망을 바다에게 말해보라 과연 바다는 어떠한 대답을 할까 아마도 모든 것을 털고 어릴적 모습 그대로 자기에게로 오라고 하지 않을까, 몸에 걸치고 있는 것이 많으면 많을수록 더 깊이 바다 속으로 가라앉기 때문일 것이다. 바다라는 꿈과 희망은 우리 자신이 순수한 모습을 다가가면 갈수록 푸르게 보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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