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벳 망명정부의 수반이자 티벳인들의 정신적인 지주 달라이 라마 중국정부의 온갖 핍박을 극복하고 오직 평화로만 독립을 주창하고 있는 현존하는 몇 안되는 평화주의자이다. 그런 달라이 라마가 경영학관련 서적을 출판했다. 다소 생소하고 의외라는 선입관이 먼저 머리속을 떠나지 않는다. 도대체 불교와 경영컨설팅과 무슨 상관관계가 있겠는가? 설혹 있다고 하더라도 그 역활이 과연 얼마나 되겠는가? 하는 생각을 먼저 가지게 된다. 이익창출을 최우선으로 하는 기업의 모티브와 공수래공수거라는 가진것 조차도 훌훌털고 살아가야 한다는 개념의 불교 모티브가 과연 어울릴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을 가지게 된다. 하지만 이 책을 읽다보면 자연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불교의 개념이 기업을 포함한 모든 조직의 리더들이 가져야 하는 기본적인 심성에 그대로 적용되는 것을 알 수 있게 된다. 콜레보레이션(collaboration)이라는 개념이 이렇게 적절하게 적용된 예를 찾기 힘들 정도로 이절적인 두 개념간의 협동이 빛을 발한것 같다. 불교에서 말하는 행복의 근원은 우리가 욕망하는 대상이나 소유물 속에 있지 않다고 한다. 행복은 이런 것들과는 전혀 다른 곳에 있다. 행복은 우리가 무엇을 소유하거나 성취하느냐와는 무관하게 바로 우리가 만족할 때 생긴다고 한다. 이 개념은 바로 조직을 이끌어 가는 리더에게 필수적인 요소임에 틀림없다고 본다. 조직의 리더로서 조직원 전체의 행복을 추구하는 것이 목표임에 틀림없다. 조직원 전체의 행복은 바로 조직원이 그 조직에서 일하면서 느끼는 만족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조직원의 만족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리더는 그 어떠한 조직적인 목표를 달성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작게는 자기 자신의 만족을 느끼지 못한체로 의미없는 삶을 살아가는 리더들을 우리 주위에선 많이 볼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이런 리더들을 진정한 리더라고 하지는 않는 것이다. 달라이 라마는 리더의 필수요건으로 바른 눈(正見)을 가지고서 바른 일(正業)을 해야 한다고 한다. 여기서 바른 눈이란 지혜를 뜻한다. 현실을 정확하게 꿰뚫고 불교에서 말하는 연기작용 즉 모든일의 상호연관성을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다. 불교개념인 연기성 즉 모든 일에는 그에 상응하는 원인과 결과가 있다는 것을 리더는 정확하게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바른 눈을 통해서 바른 일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 리더의 조건으로 많은 인내와 바른생활등을 언급하고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바른 눈과 바른 행동이라는 개념일 것이다. 청년시절 한때 사회주의 시스템에 매료된 적이 있다는 그가 결국 이 세계의 가난과 핍박으로 고생하는 빈곤층의 희망을 새로운 자본주의에서 찾은것 같다. 달라이 라마는 이러한 정신으로 무장된 리더들이 조직을 이끌어 가는 책임감 있는 자유시장경제를 그 대안으로 보고 있고 그런 대안이 실현되리라고 생각하고 있다. 물론 불교의 금용주의와 나눔이라는 개념이 자본주의 속성과는 어울릴수 없는 개념임을 인정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나 리더 한 사람의 변화만으로도 지금의 자본주의는 긍정적인 방향으로 진화할 수 있다는 믿음이 근저에 깔려 있다고 할 수 있다. 경영컨설팅이나 자기개발관련 분야에서 최첨단의 다양한 기법들이 하루가 멀게 소개되고 있는 시점에서 이번 달라이 라마의 <리더스 웨이>는 신선한 충격을 주는 작품이다. 불교라는 정적인 공간이 우리에게 던져주는 화두는 무궁무진하다. 영원한 존재는 없으며 모든 것은 변한다, 혼자서 존재하는 것은 없다, 원인 없이 존재하는 결과는 없다. 이 모두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명제이지만 여기에 리더의 참된 요건이 다 포함되어 있다는 것을 가슴 깊이 새겨야 할 것이다.